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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과학주의 무신론

w.j.lee 2024. 4. 25. 10:06

1-5-1. 과학주의 무신론

 

과학주의 무신론의 입장은 물질이 목적 없이 진화해서 우연히 인간을 만들어 냈으며, 

인간이 신이라는 개념을 발명했지만 이제는 과학으로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하므로 신이라는 개념은 불필요하며 종교는 폐기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런 무신론의 세계관으로는 우주가 던지는 근원적인 질문들에 답하기가 버거워 보입니다.

 

도킨스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면 신은 누가 만들었는가"라고 질문합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그리스도인에게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신은 누가  만든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는 신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무신론자들에게 그리스도인은 이렇게 물을 수 있습니다.

물질이 인간을 만들어 냈다면 그 물질은 누가 만들었는가?

무신론자들은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지 못합니다.

물질은 영원 전부터 스스로 존재했다는 답변은 신이 영원 전부터 스스로 존재한다는 답변과 비교할 때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최소한 과학적인 답변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주가 어째서 자연법칙으로 잘 설명되며 수학적 특성을 갖는지에 관한 질문도 답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주가 수학적 특성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자연 세계의 특성 일 뿐이다"라는 답변은 다시 말하면 "원래 그런 거야"라는 말처럼 들립니다.

이런 답변은 별로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무신론자인 빅터 스텐저는 수학으로 기술되는 자연법칙이 어떻게 생겨 났는지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가령, '뇌터의 정리'를 가지고 물리학의 기본적인 보존법칙이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의 설명은 우주의 대칭성과 같은 수학적 합리성을 전제로 한 다음에 거기서 출발해서 보존법칙들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는 말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의 수학적 특성에서 또 다른 수학적 특성을 유도하는 방식 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던지는 질문은 가장 기본인 수학적 특성들, 가령 우주의 대칭성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과학주의 무신론자들의 대답은 만족스럽지가 않습니다.

"왜 악한 사람이 더 잘 살고 선한 사람이 더 고통을 받는받는가"라는 질문에 "원래 인생이 그런 거야"라고 답한다면 여러분은 만족할 수 있을까요?

 

인간 지성의 기원에 대한 설명도 쉽지 않습니다. 

우발적 사건들이 연속되는 우주의 진화과정에서 지성이 탄생했다는 것은 기적처럼 보이는 놀라운 과정이었다고 고백할 뿐입니다.

우주의 수학적 특성과 인간의 이성이 공명을 이룬다는 점은 마치 우주와 인간을 포괄하는 어떤 원리가 있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이성적이고 수학적 특징을 갖는 그 원리의 기원을 무신론은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인류 원리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과학으로 밝혀지지 않은 어떤 설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답변입니다.

흔히 다중우주론을 꼽습니다.

우주가 하나가 아니라 수많은 우주가 있다는 다중우주론에 따르면 그 많은 우주 중에 인류를 탄생시킬 특별한 조건과 역사를 갖는 우주가 하나쯤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별별 우주들이 다 존재할 테니까 이렇게 특별해 보이는 우주가 하나쯤 있어도 사실은 특별한 것이 아니 라는 것입니다. 우연으로 인류 원리를 설명하는 것이지요.

 

다중우주론은 과학적인 경험적 증거를 현재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학적으로도 완성된 이론이라 할 수 없습니다.

철학적인 면에서도 다중우주론이 우주 자체의 존재를 설명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수많은 우주 중의 하나이며 빅뱅은 단지 우리 우주가 시작되는 시점이라는 다중우주론의 설명을 받아들이더라도 '그렇다면 그 수많은 우주는 어떻게 기원하였는가' 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무신론의 대답은 철학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대답은 우주가 영원 전부터 스스로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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