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대화 13

유신론이 학문과 진리, 삶의 의미와 관련해 갖는 의미

유신론이 학문과 진리, 삶의 의미와 관련해 갖는 의미우리의 물음은 "왜 무엇이 존재하는가?", "왜 무엇이 없지 않고 존재하는가?"였습니다. 이 물음은 인간 중심의 반실재론과 모든 것을 자연으로 환원하는 자연주의의 틀보다는 오히려 유신론이 훨씬 더 합당한 답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전개 한 논지였습니다. 이제 만일 유신론이 참이라고 한다면, 그것이 우리의 지적 탐구 행위와 진리 개념과 그리고 우리의 삶에 무슨 의미를 주는지를 결론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무엇보다 유신론적 창조 이념은 우리의 학문에서 경험의 중요성을 보여 줍니다. 하나님이 이 세계를 창조하셨다 는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이 세계, 이 우주를 '자유롭게' 창조하셨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 우리가 보는 ..

쉼터/대화 2025.02.09

물음에 답하는 세 가지 방식 : 유신론

물음에 답하는 세 가지 방식 : 반실재론, 자연주의, 유신론 앞에서 이야기한 우리의 인식 기능의 작동으로 되돌아 가 보십시다. 우리가 유신론자라면 우리의 인식 기능이 바르게 작동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독교 유신론자는 인간이 하나님의 설계와 계획으로 하나님의 모습을 닮은 존재로 창조되었다고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설계하셔서 우리 자신과 우리의 신체와 영혼이 하나님의 설계를 따라 제대로 기능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의 능력이,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감정과 의지의 능력, 언어 능력, 타인과 관계할 수 있는 능력이, 설계 계획을 따라 제대 로 기능한다면 그에 따라 무엇을 알게 되고, 판단하고, 느끼고, 선택하고, 결단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된다고..

쉼터/대화 2025.02.07

물음에 답하는 세 가지 방식 : 자연주의

물음에 답하는 세 가지 방식 : 반실재론, 자연주의, 유신론 존재하는 것들을 설명할 수 있는 두 번째 대안은 자연주의 naturalism 입니다. 자연주의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동양적 자연주의나 서양의 초월주의에서 볼 수 있는 자연주의가 있는가 하면 기독교 신앙을 가진 과학자들이 과학연구를 할 때 취하는 '방법론적 자연주의'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연주 의는 이것들과 구별해서 '철학적 자연주의' 또는 '형이상학적 자연주의'라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의 자연주의를 따르면 신과 같은 존재는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은 오직 자연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인간의 희망이나 열망, 인간의 필요나 욕망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거대한 우주의 지극히 미미한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연주의 데모크리..

쉼터/대화 2025.02.05

물음에 답하는 세 가지 방식: 반실재론,

물음에 답하는 세 가지 방식 : 반실재론, 자연주의, 유신론 다시 물음을 원점으로 돌려 봅시다. 왜 무엇이 존재할까요? 존재하는 것들은, 우리가 그것들의 존재를 묻기 전에, 우리 앞에 이미 존재합니다. 물음의 대상뿐만 아니라 묻고 있는 우리 자신도 물음을 묻기 전에 이미 앞서 존재합니다. 우리는 여러 종류의 믿음을 가지고 있고 생각하고 질문하며 아름다움을 지각하고 인지하며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결국, 존재 하는 것들과 존재하는 것들을 두고 물음을 던지는 우리 자신의 존재 또한 설명을 요구합니다. 가능한 설명방식 가운데 오늘 우리가 몸담고 있는 대학과 사회 속에서 주도적 모델로 열거해 볼 수 있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반실재론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주의,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신론입니..

쉼터/대화 2025.02.03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물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물음 오늘 여러분과 함께 저는 "왜 무엇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 을 가지고 이 물음에 답을 줄 수 있는 방식을 몇 가지 생각해 보 겠습니다. 세 부분으로 나누어 오늘 강의를 진행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이 물음을 묻는 의미에 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세 가지 길, 곧 반실 재론과 자연주의, 그리고 유신론의 입장을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기독교 유신론의 입장이 지금 우리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 하는 학문과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간략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물음  우리는 많은 물음을 가지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가운 데는 쉽게 답할 수 있는 물음이 있는가 하면, 답을 찾기 힘든 ..

쉼터/대화 2025.02.01

우주의 질문, 인간의 응답

우주의 질문, 인간의 응답  앞에서 살펴본 우주의 다섯 가지 특성으로 다시 돌아가 봅시다. 그 특성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집니다. 1. 광대한 우주는 꼭 존재해야 했는가? 물질은 어디서 기원했는가? 우주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가? 2. 우주는 왜 수학적인가? 자연법칙은 어떻게 기원했는가? 3. 우주의 우발성은 어떻게 지성을 탄생시켰나? 4. 인간은 어떻게 우주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나? 우주의 수학성과 인간의 이성은 어떻게 연결되었나? 5. 우주는 왜 인간이 탄생하기에 적합한 역사를 가졌나?  이 질문들에 우리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들은 제가 보기에는 현재의 과학으로는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과학을 넘어서는 형이상학적 질문들에 가깝습니다. 다시 말해서 현대 과학을 똑같이 ..

쉼터/대화 2024.04.25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위의 두 그림 중에 어느 그림이 진리에 가까울까요? 위쪽은 미국 애리조나 플래그스태프에서 찍은 밤하늘 사진입니다. 아래쪽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작품입니다.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위쪽이 밤하늘을 더 잘 기술합니다. 아래쪽은 과학에 사용할 데이터로서는 큰 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두 그림을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쪽 그림을 보며 우리는 고뇌하는 반 고흐를 떠올립니다. 이 그림에는 고흐가 재 창조한 밤하늘이 담겨 있습니다.  별과 달을 포함한 밤하늘을 묘사한 고흐의 작품이 과학적 원리를 알려주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작품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인생을 조망하게 됩니다. 과연 두 그림 중에 어느 것이 더 진리에 가 깝습니까..

쉼터/대화 2024.04.25

과학이 답할 수 없는 질문

과학이 답할 수 없는 질문 과학은 무엇입니까? 과학은 경험 세계를 파악하는 하나의 도구 입니다. 과학은 이성적 추론에만 매달리지 않고 경험적 데이터를 매우 중요하게 사용합니다. 과학은 어떤 현상에 대한 다양한 경험적 증거를 모순 없이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설명 체계 혹은 이론을 세우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과학은 절대적 진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데이터가 나오거나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면 과학의 내용은 바뀔 수 있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과학은 잠정적이고 가변적입니다. 과학이 자연을 100퍼센트 그대로 드러낸다는 절대주의, 그런 나이브한 실재론은 이미 20세기 초에 현대물리학의 혁명을 거치며 폐기되 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과학을 자연이라는 실재와는 아무 상관 없이 과학자들이..

쉼터/대화 2024.04.25

우주의 다섯가지 특성

우주의 다섯가지 특성 그럼 구체적으로 과학자들이 경험하는 우주에 관해서 얘기해 볼까요? 과학자들이 만나는 물리적인 우주는 과연 어떤 특성들 을 갖고 있을까요? 지난 100여 년 동안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이해는 극적으로 변해 왔습니다.천상의 신들이 해와 달과 별들을 마차에 싣고 운행한다거나 용왕이 파도와 폭풍을 일으킨다거나 산신령이 나무와 숲을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굳이 신적 존재들을 끌어들이지 않고 우주를 파악하려고 했던 고대 중세 사람들도 지구가 편평하거나 지구는 움직이지 않으며 우주에 중심에 있다고 여기기도 했습니다.그러나 그들이 알던 지식과는 매우 다른 우주의 모습과 특성들을 현대 과학이 밝혀 주었습니다.과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인류가 발견한 우주의 특성들을 살펴보면 참으로 놀랍..

쉼터/대화 2024.04.24

두 가지 질문 : 어떻게 그리고 왜

두 가지 질문 : 어떻게 그리고 왜  다양한 경험 중에서 먼저 과학적인 경험을 얘기해 볼까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직업이 과학자이다 보니 과학 이야기는 더 쉽게 할 수 있겠지요. 과학으로 탐구한 우주는 여러 특성이 있습니 다. 자, 우주를 어떻게 정의해 볼까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우주라고 정의해 볼 수도 있습니다. 보통 유니버스universe 라고 하지 요. 유니버스 우주는 이런 질문을 낳습니다. '우주는 왜 존재하 는 걸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왜 하필 존재할까?'  이 질문은 태양이나 지구, 북한산이나 내가 키우는 반려견 등 존재하는 모든 것에 관해서도 똑같이 던질 수 있는 공통된 질 문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을 우주에 적용할 때는 질문의 차원이 약간 달라집니다.  가령, "나는 존재하지..

쉼터/대화 2024.04.22

존재하는 것들과의 만남

존재하는 것들과의 만남  진리라는 것이 분명하게 손에 잘 잡히지는 않는 듯합니다. 반면에 무언가 존재한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최소한 과학자들에게는 그렇습니다. 여러분 앞에 서 있는 저는 컴퓨터 동영상이거나 홀로그램이 아니라 실재하는 한 인간입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 이 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실해 보입니다. 사물에 대한 경험이 인간의 관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 는 철학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와 여러분의 존재, 우리가 사는 지구와 우주의 존재가 허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많은 과학자가 동의하지 않듯이 저도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무언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것은 바로 오늘 우리가 사유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질문을 낳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나..

쉼터/대화 2024.04.22

강연 1. 우주가 던지는 질문 .

강연 1. 우주가 던지는 질문 .  저는 2010년에 출판된 공부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책의 추천사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짧지 않은 세월, 대학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나는 두 종류의 그리스도인 학생들을 보았다. 스펙을 쌓는 자와 스펙을 포기한 자. 여러분이 대학생이라면 직업훈련학교에 온 것을 환영한다. 교육과 학문을 추구하던 대학은 좋은 스펙을 갖추고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직업훈련학교로 전락했다. 진리를 추구하는 학생은 글쎄............ 잘 보이지 않는다." 진리에 관해 묻는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진리의 상징이던 대학도 더는 진리를 다루지 않는 곳이 되어버렸는지 모릅니다. 진리라는 말은 현대인에게는 구시대적이고 고리타분하고 실효성이 없는 말이 되었습니다. 상대주의의 시..

쉼터/대화 2024.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