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대한 변명
이 책에 대한 변명글을 쓰려고 처음 펜을 잡았을 때만 해도 이처럼 변변찮은 책이 나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실은, 다른 작품에 착수해서 거의 다 마쳐갈 무렵 어찌어찌해서 집필을 시작하게 됐다. 형편이 그러하다 보니, 요즘과 같은 복음 시대에 성도들이 어떤 길을 어떻게 걸어갔는지 기록하려던 글이 돌연히 그들의 여정, 곧 영광을 향해 가는 노정에 관한 우화로 변했으며 애초에 스무 편이 넘는 글을 마무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많은 글들이 더 머리에 떠올랐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다시 가지를 치기 시작하면서 마치 숯불에서 튀어오른 불티처럼 어지러이 흩날렸다. 뿐만 아니라, 그처럼 빠르게 불어나는 걸 마냥 내버려뒀다가는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기왕에 써두었던 글들까지 다 잡아먹고 말 것만 같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