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천로역정 1 (天路歷程 1 ) 7

복음을 위해 시험을 받다

복음을 위해 시험을 받다광야를 거의 다 지났을 무렵, 신실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누군가 열심히 쫓아오는 걸 보았다. 크리스천과 신실을 알아보고 따라오는 게 아닌가 싶었다. 신실이 영적인 형제에게 말했다. "저기 우리 쪽으로 달려오는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크리스천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오, 전도자로군요. 나랑 아주 가까운 친구예요.'  "그렇군요. 나와 절친한 벗이기도 하죠." 신실은 반색을 했다. "좁은 문으로 가는 길을 가리켜준 사람이 바로 저분이거든요."  전도자는 두 순례자에게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사랑하는 벗들이여,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여기까지 오는 동안 도와주셨던 모든 분들도 평안하시길 빕니다.”  "어서 오세요, 전도자님!" 크리스천은 큰 소리로 인사했다. "다시 뵙게 되니..

말씀을 뛰어넘는 믿음

말씀을 뛰어넘는 믿음꿈속에서 둘은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신실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허풍선' 이라는 사내가 길 한쪽에 붙어 걷는 걸 보았다. 언젠가부터 여럿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지날 수 있을 만큼 길이 넓어져 있었다. 허풍선은 가까이서보다 조금 거리를 두고 볼 때 훨씬 훤칠하고 잘나 보이는 스타일이었다. 신실은 허풍선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거룩한 나라로 가시나요?"  "예, 말씀하신 데까지 갑니다." 허풍선이 대답했다.  "잘됐군요. 함께 가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신실이 초대했다.  "길동무로 받아주신다면 저야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허풍선은 반색을 했다.  "그럼 됐네요. 이리 오셔서 선한 일에 관한 이야기 나누면서 시간을 보냅시다."  허풍선은 기다렸다는 듯 말..

'신실'이라는 이름의 길벗

'신실'이라는 이름의 길벗얼마나 걸었을까, 크리스천은 야트막한 언덕에 이르렀다. 순례자들이 앞길을 내다볼 수 있도록 일부러 쌓아올린 둔덕이었다. 꼭대기에 올라가서 앞쪽을 굽어보니, '신실'이 저만치 앞서 걷는 게 보였다.  크리스천은 큰 소리로 외쳤다. "여보세요! 여기 좀 보세요! 금방 달려갈 테니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함께 갑시다!" 부르는 소리를 들었는지 신실이 뒤를 돌아보았다. 크리스천은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그냥 가지 마세요! 잠시만 멈 춰보세요! 얼른 갈게요."  하지만 신실은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안 돼요! 목숨을 건지려면 조금이라도 빨리 달아나야 해요. 복수를 벼르는 이들이 피 값을 찾겠다며 날 쫓아오고 있거든요."  그 말을 들은 크리스천은 죽을힘을 다해 달려서 마침내 신실을 따라..

순례자의 커다란 괴로움

순례자의 커다란 괴로움 세상의 광야를 헤매다가 동굴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거기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그러곤 깜빡 잠이 들었는 데 꿈을 꾸었다.  지저분한 옷을 입은 남자가 자기 집을 외면한 채 서 있었다. 손에는 책 한 권을 들고 등에는 무거운 짐을 짊어 졌다. (사 64:6; 눅 14:33;시 38편; 합 2:2)사나이는 책을 펴서 읽기 시작했다. 가만히 보니, 눈물을 쏟으며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나중에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는 듯 큰소리쳤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행 2:36-37)남자는 참담한 기분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고민하는 걸 아내와 아이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얼마 못 가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괴로움이 커졌다..

이 책에 대한 변명

이 책에 대한 변명글을 쓰려고 처음 펜을 잡았을 때만 해도 이처럼 변변찮은 책이 나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실은, 다른 작품에 착수해서 거의 다 마쳐갈 무렵 어찌어찌해서 집필을 시작하게 됐다.  형편이 그러하다 보니, 요즘과 같은 복음 시대에 성도들이 어떤 길을 어떻게 걸어갔는지 기록하려던 글이 돌연히 그들의 여정, 곧 영광을 향해 가는 노정에 관한 우화로 변했으며 애초에 스무 편이 넘는 글을 마무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많은 글들이 더 머리에 떠올랐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다시 가지를 치기 시작하면서 마치 숯불에서 튀어오른 불티처럼 어지러이 흩날렸다. 뿐만 아니라, 그처럼 빠르게 불어나는 걸 마냥 내버려뒀다가는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기왕에 써두었던 글들까지 다 잡아먹고 말 것만 같았..

천로역정 1 서문

서  문모든순례자들이 성경과 함께 읽어야할 책내 서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벽에 걸려 있는 두 개의 초상화이다. 하나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목사이자 멘토인 찰스 스펄전이고, 다른 하나는 의 저자 존 버니언의 초상화이다. 은 내가 예수를 믿고 가장 먼저 읽은 책이자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은 책이다. 저자 존 버니언을 통해 문학적 상상력을 키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금도 읽고 또 읽고 있는 오랜 친구와 같은 책이다. 나는 설교 단상에 처음 오르는 새내기 목회자에게 을 반드시 읽기를 권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우리 인생을 그대로 비춰주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광야를 헤매다가 동굴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거기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그리곤 깜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