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자유게시판 70

꿈길의 옥봉

꿈길의 옥봉 400여 년 전, 그 때나 지금이나 남녀간 사랑의 깊이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이옥봉이라는 여인이 사랑하는 남자 운강과 떨어져 살면서 너무나도 그리운 그를 그려 쓴 시를 보자.  증운강 贈雲江         운강에게 보내다. 近來安否問如何근래인부문여하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신지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    달빛 어린 사창엔 이 몸의 한도 많네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    만약 꿈속에 가는 길에 자취가 생긴다면門前石路半成沙문전성로반성사    문앞의 돌길이 반은 (곧) 모래로 변했으리 -꿈길, 이옥봉  그리움이 넘치다보니 꿈속에서나마 만나고 싶어 그를 찾아다닌 무수한 흔적으로 돌길의 반쯤은 모래길이 될 정도니 그 그리움이 얼마나 절절했겠는가! 그러던 어느 날 그 남자에게서 한번 ..

하나님과 영적 세계의 경이로움

하나님과 영적 세계의 경이로움"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시편 34:8)      어떤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이 추론의 산물이거나 현상 배후에 있는 법칙이거나 진선미)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하나님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하나님의 인격성을 믿지 않기에,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전혀 생각 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하나님의 실재하심을 맛보라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며 기도하라고 배운다. 이는 하나님이 실재하시고 인격적이신 분이라는 사실을 전제한다. 사랑 자체이신 하나님은 동산을 거니시며 사람에게 말을 거시는 분이다(창 3:8~9).  인간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알듯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을 아는 ..

솔개 '연鳶' 字 이야기

솔개 '연鳶' 字 이야기 '연작이 홍곡을 촌탁하랴?' 란 말은 제비나 참새같이 작은 새가 기러기나 고니같이 큰 새의 뜻을 알겠느냐는 뜻이다. 여기서 쓰인 연작의 '연'은 제비 연 燕字이다. 오늘 날은 고시(사법, 행정, 외무, 기술)가 있어 정부직의 등용문이 되고 있지만 조선 시대엔 과거 제도가 있었다. 기본적으론 3년에 한 번 있고 비정규적으로 별시가 추가될 수 있었다. 황순원의 소나기라는 단편 소설에 나오는 윤 초시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사람이었다. 초시에 합격하고 나면 그 뒤에는 복시가 기다리고 있고 최종적으론 전시가 있었다. 역사상 과거 시험의 최고령으로 장원급제한 사람은 남원 사람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농공상의 세월을 살며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글공부 밖에 없던 남원의 한 선비는 평생을 ..

생사를 가르는 소유욕의 시험

생사를 가르는 소유욕의 시험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마태복음 5:3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하나님 외에 그 무엇도 들어갈 자격이 없는 성소가 있었다. 인간 안에는 하나님이 계셨고, 밖에는 인간의 필요를 위해 하나님이 창조하신 수천 가지 선물이 있었다. 그러나 인간이 죄로 인해 그 성소에 '온갖 것'을 허용하면서 우리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마음의 권좌를 놓고 벌어지는 싸움주님은 온갖 것이 인간을 압제하는 상황에 대해 제자들에게 교훈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 누구든지 나를 위하 여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마 16:24~25).  각 사람의 안에는 위..

눈물이 없는 눈에는 무지개가 뜨지 않는다

💜눈물이 없는 눈에는 무지개가 뜨지 않는다 💜        " 얼굴 주름을 얻는데 평생이 걸렸습니다."  이탈리아 영화배우 안나마니냐가 늙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기전에 그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사진사에게 조용히 이렇게 부탁 했습니다.  "사진사 양반 절대 내 주름살을 수정하지 마세요"사진사가 그 이유를 묻자, 안나마니냐가 이렇게 대답 했습니다.  " 그걸 얻는데 평생이 걸렸거든요 "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삶을 떠 올렸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내가 만난 꿈을 이룬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나이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주름이든, 상처든, 흰머리든 그 모든것에 자신이 치열하게 꿈꿔온 모든 기록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꿈을 가진 사람만 이해 할수 있는 이야기 입니다...

24절기 민속문화

24절기 민속문화명칭절,중기황경양력월일(약)명칭절,중기황경양력월일(약)1입춘정월절315도2413입추7월절135도882우수정월중330도1914처서7월중150도233경칩2월절345도3615백로8월절165도984춘분2월중0도2116추분8월중180도295청명3월절15도4517한로9월절195도1096곡우3월중30도2018상강9월중210도247입하4월절45도5619입동10월절225도1188소만4월중60도2120소설10월중240도239망종5월절75도6621대설11월절255도12710하지5월중90도2222동지11월중270도2211소서6월절105도7523소한12월절285도1612대서6월중120도2324대한12월중300도2124절기의 명칭에 마우스로 클릭하시면 해당 절기의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들어가면서 24절기(二..

참새

참새 참새는 우리와 가장 친근한 텃새이며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새일 것이다. 참새는 곡식을 먹기 때문에 벼가 웬만큼 익으면 온 가족이 새를 보러 들에 나가게 된다. 팔매를 던져 쫓기도 하고 큰 소리를 내서 새를 쫓아보지만, 실은 쫓아보니 옆 논으로 가고 거기서 쫒으면 또 그 옆 논으로 가기에 넓게 보면 새를 볼 필요가 없는 무의미한 행위였다. 참새는 곡식과 함께 벌레를 잡아먹기 때문에 참새를 잡으면 벌레가 횡행하여 농작물이 피해를 더 많이 받기에 어찌 보면 착한 일을 부지런히 해주는 익조라고도 할 수 있다. 군작도 부분 /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예전에는 가까이서 흔하게 참새를 잡아먹기도 했다. 그러나 몸집이 작아 고기의 양이 적다보니 필연적으로 맛이 아주 좋게 느껴진다. 날이 저물어갈 즈음의..

연꽃

연 꽃 연꽃은 연중 해가 가장 가까이 올라 오는 하지를 한 달쯤 지나 지표면이 활활 달궈진 가장 더운 때에 만발한다. 연꽃은 수련과 연으로 대별되는 데 수련은 연보다 작고 잎의 한쪽이 갈라졌으며, 잎은 수평으로 물의 표면과 나란하고, 꽃은 수면 바로 위에서 개화된다. 반면 연은 잎과 꽃이 수련보다 크고 물 위로 1미터 쯤나와 있다. 꽃 색깔은 주로 흰색(백련) 과 홍색(홍련)이며, 노란색과 각색이 혼합되는 경우도 있다. 인도가 원산 지이며 삼라만상을 상징하는 오묘한 법칙이 들어 있다 해서 불교에서는 만다라화(曼茶羅華)라고도 불린다.  연꽃은 한자로는 연蓮, 하荷, 부거, 부용芙蓉 등의 명칭을 더 가지고 있다. 연꽃은 군자를 의미하는데, 매화의 이미지가 조선의 퇴계와 송나라의 임포를 연상하게 한다면, '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과거 대통령을 지낸 두 김 씨 중 한 사람은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고 했고, 또 한 사람은 '제비 몇 마리가 날아왔다 해서 봄이 온건 아니다.' 라고 했다. 그들이 말하던 새벽이나 봄은 '서울의 봄'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춘래 불사춘(봄은 왔는데 봄이 아니다)'이라는 말과 함께 자주 회자되었다.  춘래불사춘이라는 고사성어의 배경은 중국의 4대 미인이라 불리던 왕소군이 실크로드 변방 어딘가에서 품었던 깊은 한 때문이다. '왕소군'은 우리가 잘아는 '서시', '초선', '양귀비'와 함께 중국의 4대 미인이다. 허풍이 센 중국인들이 만든 말로, 월나라의 서시는 '침어(沈魚)'라 하여 서시가 물가에서 세수를 하자 그 얼굴을 본 물고기가 지느러미를 멈추고 물속에 가라앉았다고..

속단

속 단 나는 요즘, '잘못된 결정보다 하지 않은 결정이 낫다'는 어느 유명인의 말에 공감이 간다. 서둘러 결정을 하고 보면 꼭 뭔가 잘못된 듯 개운치 않은 뒷맛이 따른다. 학창시절, 친구들 간에 유행했었던 사인지(설문지)를 지금도 가끔 들여다보며 혼자 웃을 때가 있다. 그 설문에는 당신이 본 나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묻고 있는데 한 친구가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대해 똑같이 '속단'이라 는 답을 해주어 큰 충격과 더불어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삼국지에 보면 지략가인 조조가 정권을 잡기 전, 초급 장교시절의 얘기가 나 온다. 어려웠던 초급 장교시절, 길을 지나다가 마침 부친과 가까운 어른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무척 반갑게 환대를 하며 편히 쉬었다 가기를 권한다. 피곤해 누워 있던 조조가 가만히 들으니..

빨간 장미

빨간 장미 장미는 자연 상태에서 보통 흰색, 노란색, 핑크색, 그리고 빨간색의 꽃이 피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흑장미는 검붉은 색을 말하며 순 검은색은 존재하지 않는다. 꽃이 아름다운 색깔과 모양을 갖는 것은 나비와 벌을 유인하기 위한 건데 굳이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검은색으로의 진화는 필요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담장에 핀, 넝쿨장미  빨간 장미는 워낙 그 모양이 예쁘고 향기가 좋다보니 귀한 사람에게 선물로 자주 쓰인다. 꽃다발로 또는 꽃바구니로 가득 채워 전달할 때면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깊은 감동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 선물로 전달하는 장미는 한 송이, 스무송이, 마흔 네 송이, 백송이를 단위로 선물한다고 한다. 한 송이는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난 그대에게, 스무송이는 성년의 날 비로소 어른이 ..

신윤복의 달밤

신윤복의 달밤달은 지구로부터 떨어진 평균거리가 38만 킬로미터 정도, 지구를 약간 타원으로 공전한다. 보름달은 반달보다 면적은 2배이지만, 밝기는 10배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달은 난반사를 하지만, 보름달은 받는 빛을 온전히 다 반사하기 때문이란다. 타원으로 지구를 돌다 보니 일 년에 열두 번 뜨는 보름달 중에 지구와 가장 가까운 궤도에서의 보름달일 때가 가장 크고 밝게 보이며 이를 슈퍼문이라 부르고 있다. 2018년에는 1월1일 슈퍼문이 떴고, 그달 31일 또 한 번의 슈퍼문이 떠 35년 만에 찾아온 슈퍼블루문을 만났었다. 2019년 에는 2월 20일(음력 정월대보름)에 슈퍼문이 뜬다. 슈퍼문일 때는 궤도가 가장 멀리 있는 때의 보름달보다 수천 킬로미터나 가까워 14%정도 더 크게 보 인다고 ..

시간(時間)

시간(時間)사전적 의미로 '어떤 시각에서 다른 시각까지의 동안이나 그 길이, 또는 무슨 일을 위하여 정한 일정 한 길이의 동안'을 시간이라고 정의한다. 철학적으로는 '과거로부 터 현재, 미래로 끊임없이 이어져 머무름이 없이 일정한 빠르기로 옮아간다고 생각되는 가장 기본 적인 형식' 이라고 하며, 서울시립 대 CADO과정의 특강에서 김흥겸 시간학 박사는 "과거로부터 현재를 통해 미래로 움직이는 비공간적인 연속체를 숫자로 표현한 하늘의 움직임"이라고 강연한 바있다. 그는 과거에는 시간을 관측할 수 있는 세계와 분리하여 생각해 왔으나, 오늘날의 현대물리 이론은 시공간(시간과 공간) 통합된 연속체로 본다고 했다.  말이 어려워 보이지시만 불교경전인 반야심경般若心經에 나오는 '색불이공色不異空(물질과 공간이 다르지..

난향천리(蘭香千里)

난향천리(蘭香千里) '난향천리'란 난초의 향기가 바람을 타고 천리까지 퍼진다는 말이다. 난향이 퍼지는 것을 이백은 그의 시에서 향풍(香風)이라고 했다. 난향은 강하거나 요염하지 않고 조용하며 부드러워, 때론 난초꽃 옆에서도 손바닥으로 자신의 코 쪽으로 바람을 일으켜야 향기를 느낄 때도 있다. 난초에서 풍기는 향기로운 바람이 일면 십리 안의 모든 초목들이 무안한 빛을 띠게 된다고 하였고, 중국에선 향초(香草), 수향(水香), 연미향(燕尾香), 국향(國香), 향조(香祖), 제일향(第一香), 왕자향(王子香) 등으로 부르며 난초의 향기를 제일로 치고 있다.  난초는 군자의 충성심과 절개를 뜻하기도 하는데 중국의 전국시대, 비극의 시인인 굴원은 '초사 楚辭'에서 "나는 이미 난을 구완에 기르고, 추란(秋蘭)을 꿰..

단원 김홍도

단원 김홍도 대체적으로 조선시대 후기, 풍속도의 최고화가 3인을 꼽으라면 단원 김홍도와 그보다 10년 쯤 먼저 태어난 김득신, 김홍도보다 13년 어린 혜원 신윤복을 꼽는다. 그 뒤를 이어 영화 취화선에서 재조명되었던 오원(吾園: 나도 단원의 이고, 혜원의 이라고 주장한) 장승업으로 이어진다.  이들보다 좀 앞서 김홍도의 스승격인 표암 강세황이 있었는데, 그는 문인화가로 詩,書, 畵의 삼절 三絶로서 후대 문인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던 인물로, 당대 그림 평론가의 총수라고 평가되기도 하였다. 그는 자신의 문집 「표암유고」에서 “대(竹)를 그린지 수십 년에 끝까지 깨달음이 없었는데, 창 앞에 비치는 달그림자를 보고 그려냈더니 약간 진전이 느껴졌다.” 라며 자신의 그림을 혹평하였다. 그런 반면 표암유고의 내용 ..

이름

이름 비록 자신의 것이지만 자신보다는 남이 더 많이 쓰고 부르는 것이 '이름'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다. 그저 현상에 지나지 않던 어떤 것들이, 이름을 불리고 난 뒤에야 비로소 의미가 된다는 오묘한 표현이 한없이 아름다운 시 詩다. 모윤숙 시인 또한 "금실로 짠 목도리 없어도 임이 부르시면 달려가지요." 라는 시구 詩句로 무조건적 관계를 표현하면서 나를 부르는 '임'과 '나'의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전통장례 절차 중에 '고복  皐復'의식 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이 막 운명하였을때,  떠나가는 영혼을 다시 돌아오게 하려고 죽은 사람의 이름을..

목련

목련  봄이 되면 가장 청초하게 피어나는 꽃 목련, 목련은 햇살이 비치는 곳에서 부터 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한다. 목련과에 속하는 나무들은 모두 크고 탐스런 꽃을 피우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것은 백목련과 자목련이다. 150여 종이나 될 만큼 종류가 많아서인지 선인들이 붙여 놓은 이름도 퍽이나 많다. 우리의 정원에 많이 심기 때문에 방목 房木이라 불리기도, 꽃봉오리의 모습이 붓을 연상시킨다하여 목필 木筆로도, 한 나무 가득 꽃송이가 달리면 마치 옥돌로 된 산을 보는 것 같아 '망여옥산 望如玉山이라고도, 향기가 좋다보니 꽃은 옥이요, 향기는 난초라는 뜻으로 '옥란玉蘭'이라고도 부른다. 또, 옥처럼 깨끗하고 소중한 나무라고 '옥수', 난초 같은 나무라고 '목란', 나무에 피는 크고 탐스런 연꽃이라 하여 '목련'..

신윤복과 여인들

신윤복과 여인들  보화각 寶華閣(간송미술관 옛 이름) 설립 70주년 기념전에 신윤복의 '미인도' 가 전시되었을 때 찾아드는 관람객으로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미인도를 전시했던 간송미술관은 신윤복의 풍속화를 모은 『혜원전신첩』을 비롯한 국보급 미술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귀한 예술품이 너무나도 많은 곳이기에 자주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그러나 사립박물관으로 1년에 봄·가을 두 차례만 일반인에게 공개하기 때문에 접하기가 쉽지는 않다. 또한 입장료도 무료이다 보니 전시를 자주 해주기를 건의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1, 2층으로 된 전시장엔 관람객이 많다보니 안에서도 줄을 서고, 특히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주요 작품 주위에서는 관람객 서로 간에 어깨를 겹겹이 하여, 그만큼 더 많은 사람이 동시에..

발상의 전환

발상의 전환  '절에 가서 머리빗을 팔아 오라'는 미션이 있었다. 상식적으로 중은 머리카락이 없으니 빗을 팔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분명 빗을 팔 수 있는 방도가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콜럼버스의 계란 세우기'는 누구나 아는 유명한 발상의 전환에 관한 이야기이다. 평평한 책상 위에 계란을 모로 세울 수는 없었지만 대신 계란의 모서리를 깨뜨려서 세웠다고 한다. 논란이 많았지만 그는 모로 세우라는 전제만 있었지 깨뜨리지 말라는 전제는 없었다는데서 착안한 기발한 사고로 논란을 잠재웠다.  언젠가 내 지인이 바둑판을 만들며 선을 그리는 것을 본적이 있다. 바둑판은 19줄의 선을 그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자리에 테두리 선을 그린 후, 18로 나누어 선을 그려야 한다. 그러나 나눈 값..

동백꽃

동백꽃  우리나라에는 유명한 동백나무 숲이 여러군데 있다. 특히 500 년 된 동백나무숲으로 천연기념 물로 지정된 서천 마량리와 여수 오동도, 고창의 선운사 등 세 곳의 동백숲을 으뜸으로 꼽고 있다. 세 군데 모두, 아주 오래 된 동백나무 숲으로 엄청난 크기의 나무가 숲속 가득히 우거져 그 규모에서부터 경외심을 갖게 한다.  대부분의 꽃은 벌이나 나비가 수정을 시키지만 동백은 벌이나 나비가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하는 이른 시기에 꽃이 피기 때문에 새가 수정을 돕는다. 동백꽃은 향기가 없는 대신 그 아름다움이 가히 치명적다. 그래서 동백꽃보다 그리 크지 않은 동박새를 불러들여 서로 희롱하며 노는 장면을 가끔 볼 수 있다. 동백은 보통 제주도, 추자도, 오동도, 거문도, 울릉도 등 남반부의 섬과 해안에 주로..

세한도歲寒圖

세한도歲寒圖세한도는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다. 김정희는 조선후기 집권세력이었던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에 희생되어 오랜동안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하였다. 언제 사약을 받을지도 모르고 평소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조차 그를 외면하였지만 제자였던 우선藕船 이상적은 김정희와의 접촉으로 자신에게 화가 미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책을 중국에서 구해다 김정희에게 전하였고 김정희는 그에 대한 감사와 답례로 이 그림, 세한도를 그렸던 것이다.  세한도의 '세 歲'는 해를 뜻하여 세밑, 세월, 세시, 몇 세 등으로 쓰이는 글자와 동일하다. 그리고 새해가 시작되는 설날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 파생된 단어인 '세한'은 설을 전후 한, 매우 심한 한겨울 추위를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김정희가 그림의 제목으로 설정한 세한이라는..

기도하는 손

기도하는 손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다른 동물처럼 네 발이 아닌, 두 발로 걸었던 까닭에 자연스레 손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손의 기능은 운동적 기능과 감각적 기능으로 대별되는데, 운동적 기능은 물건을 집거나 던지는 것을 말하고, 감각적 기능은 손을 맞잡거나 무엇을 만지거나 할 때 거기서 느껴지는 촉감을 말하는 것이다.  세상엔 수많은 형태의 손이 있다. 잘 다듬어진 예쁜 손, 도둑놈 손 같다고 해야 할까? 거칠고 투박한 손도 있고, 짜릿함이 전해올 것 같아 잡아보고 싶은 매끈한 손도 있다. 그러나 그런 각각의 손들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좋은 손이 될 수도 나쁜 손이 될 수도 있다. 남에게 좋은 일을 하는 손인지, 남에게 나쁜 일을 행하는 손인지 구별되면서 말이다. 손을 잡아보면 그 ..

탐매(探梅)

탐매(探梅) 꽃을 보고 즐기기 위해 찾아다니는 것을 탐화 (探花)라 하고, 그중에 특히 매화꽃을 찾아다니는 것을 탐매(探梅)라 한다. 난초·국화·대나무와 함께 사군자라 불리는 매화는 다른 꽃들이 피기 전에 맨 먼저 피어난다. 눈서리를 두려워 하지 않고 언 땅위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다 보니 화형(化兄)이요, 세한(歲寒)의 군자며 눈이 내릴 때 핀다고 하여 설중매(雪中梅)라고도 부른다.  꽃의 빛깔은 흰색과 홍색이지만 흰색 중에서도 푸른빛을 내어 옥 같은 하얀색을 띠는 것은 옥매라고도 한다. 매화는 청고(淸高)하고 창연한 고전미가 있어 가장 동양적이며, 추위 속에 꽃을 피운다 하여 대표적인 선비정신으로 시나 그림의 소재로 삼았다. 매화는 통상 한사 (寒士)를 상징하여 차가운 눈 속의 매화를 연상하게 한다..

안성 산속에 있는 거대한 성당... 사연은 이렇습니다

박두진 시인의 문학길이 있는 금광호수와 신부 김대건을 모신 미리내 성지 한때 경기도를 대표하는 상업도시라고 할 수 있는 안성이었지만, 한동안 교통편이 발달하지 못해 발전의 속도가 다소 느렸다. 하지만 그 덕분에 지역이 가진 고유한 문화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두루 보존되지 않았나 싶다. 안성은 강원도처럼 높은 산은 없지만 그 어느 동네보다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한 덕분에 사방 어디를 가든 이름난 저수지 하나는 마주하게 된다. 안성을 대표하는 경관을 모아 만든 안성 8경 중 저수지가 두 개가 있으니 안성을 방문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우선 우리가 가볼 곳은 안성 시내에서 동쪽에 위치한 금광호수다. 1965년 9월에 준공된 금광호수는 비교적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산자락에 자리 ..

그림 같은 초원... 안성에서 무조건 가야 하는 여행지

드넓은 초원이 인상적인 안성팜랜드와 안성맞춤의 원조 안성 유기 안성을 며칠 동안 돌아다니면서 눈여겨볼 점이 여러 가지 있었다. 우선 수도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소 목장들이 도로를 지나갈 때마다 심상치 않게 보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의 규모가 다른 지방 도시에 비해서도 꽤나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안성의 하나로마트 매출이 경기도에서도 2번째로 높다고 하니 이 도시에서 농협의 존재감이 다른 동네보다 남다르게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이번에 가볼 장소가 안성의 다른 관광지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관광객의 수요를 끌어오고 있는데, 이 장소를 운영하는 주체가 다름 아닌 농협이다. 유럽의 초지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풍경과 색다른 체험으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가 풍등 날리던 곳, 고요하고 아름답네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석남사와 남사당패의 탄생지 청룡사 안성의 불교 유적 답사 이야기는 계속 진행된다. 사방에 퍼져 있는 안성의 문화재를 전부 보려면 발품을 꽤나 팔아야 하지만 풍성한 안성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안성 시내로 돌아가던 도중 석남사라는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을 도는 순간, 건너편에 심상치 않아 보이는 처마가 아른거린다. 한눈에 봐도 오래된 건축물인 것 같아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고려시대 주심포 양식이 남아있는 조선 초기의 관아 건물로 알려진 안성객사는 안성시내가 아닌 보개면의 외딴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 안성을 대표하는 고건축물인 안성객사 몇번의 자리 이동을 거쳐 현재의 위치에 욺겨지게 된 안성객사는 고려말, 조선초의 양식인 맞배지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전하고 있다 객..

궁예가 동자승으로 지냈던 사찰, 여깁니다

궁예의 흔적이 도시 전체에 남아있는 안성 2화에 걸쳐서 안성 도심의 문화재를 중심으로 두 발을 이용해서 샅샅이 둘러보았다. 이제 좀 더 범위를 넓혀 안성 전체에 걸쳐서 불교 유적을 중심으로 답사를 이어가고자 한다. 안성에는 크고 화려하거나 국보급 유적을 다수 지닌 사찰은 없을지 몰라도 절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과 스토리가 각기 다르기에 전부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 먼저 칠장사다. 궁예와 임꺽정 그리고 어사 박문수까지 이름만 들어도 강렬한 인물들이 거쳐간 만만치 않은 내공의 사찰이다. 이 절을 가기 위해서는 안성의 산골을 꽤나 깊숙하게 들어가야만 한다. 안성은 강원도만큼 높은 산은 존재하지 않지만 칠장산, 서운산 등 명산이 많고, 그 골짜기를 따라 수많은 물길이 모여 안성 전역에 걸쳐 큰 규모의 저수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