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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時間)

w.j.lee 2025. 1. 27. 01:04

 

시간(時間)

사전적 의미로 '어떤 시각에서 다른 시각까지의 동안이나 그 길이, 또는 무슨 일을 위하여 정한 일정 한 길이의 동안'을 시간이라고 정의한다.

철학적으로는 '과거로부 터 현재, 미래로 끊임없이 이어져 머무름이 없이 일정한 빠르기로 옮아간다고 생각되는 가장 기본 적인 형식' 이라고 하며, 서울시립 대 CADO과정의 특강에서 김흥겸 시간학 박사는 "과거로부터 현재를 통해 미래로 움직이는 비공간적인 연속체를 숫자로 표현한 하늘의 움직임"이라고 강연한 바있다.

그는 과거에는 시간을 관측할 수 있는 세계와 분리하여 생각해 왔으나, 오늘날의 현대물리 이론은 시공간(시간과 공간) 통합된 연속체로 본다고 했다.

 

말이 어려워 보이지시만 불교경전인 반야심경般若心經에 나오는 '색불이공色不異空(물질과 공간이 다르지 않고), 공불이색空不異色(공과 물질이 다르지 않으며), 색즉시공色卽示空(물질이 곧 공이요), 공즉시색空卽示色(공이 곧 물질이다)'이란 말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듯하다.

 

시간을 재는 계측방법인 시계로서의 단위를 통상적으로 연·월·일·시·분·초 따위로 나누었다. 

그 기본은 태양과 달이 움직이는 시간을 기준한 양력과 음력이 있으나, 모두 다소의 차이가 있어 '윤달'과 '윤일' 그리고도 '윤초'를 두어 보정하고 있다.

세계의 표준시는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하고 있음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는 미국의 표준과학연구원에서 만들어진 가시광선을 이용한 원자시계로 1초에 1,640,000,000,000,000 (1천6백4십조)번 똑딱거린다고 한다. 

 

서양식 개념으로 가장 작은 시간의 단위를 '초'라고 한다면, 동양의 개념에서는 0.024 초라는 '찰나刹那'라고 한다. 

관념적인 계산이지만 한국 사람들은 '눈 깜빡할 사이'라고 말하고 있다. 

가장 긴 시간의 단위를 서양에서는 '년'이라고 하지만 동양적으로는 천지가 한번 개벽되는 동안이라는 '겁'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 흐름에 대한 느낌의 차이는 당연히 각자 다를 것이다. 

시간은 두루마리 화장지와 같아서 처음에 쓸 땐 더디지만 쓸수록 짧아진다고도 한다. 

좋은 사람과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시간과 나쁜 상황에서의 시간의 흐름이 다르고, 10대 나이와 50대 나이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 차이는, 그 나이 대에 제곱을 곱한 빠르기로 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신선놀음에 (서양에선 볼링구경하는 사이) 도끼자루 썩는지 모른다.' 는 말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시간과 퇴근하여 집에서 쉬고 있는 시간흐름의 차이에서 착안된 것이라는 것은 우리가 잘 아는 바이다.

그는 상대성의 법칙에서 물질과 시간과 공간과 속도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밝혔고, 그 이론을 이용하여 원자탄을 발명하게 되었단다.

 

시간은 이 세상 어느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가장 공평한 무엇일 것이다.

그룹의 총수에게도 거지에게도, 권력자에게도 소시민에게도 똑같이 하루 24시간만이 주어지니 말이다.

이 24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는 것은 순전히 각자의 몫이다.

시간은 누군가가 주는 것처럼 느끼지만 결국 자기가 자신의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시간이 없어서 어떤 일을 못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시간을 주어도 결국 그 일을 못한다고 하는데 결국은 자기 자신이 시간의 관리자라는 말일 것이다.

 

늘 그렇지만 시간은 기다려야 될 때와 서둘러야 될 때가 따로 있다. 

아직 때가 오지 않았음을 알고 시간을 기다렸다는 대표적인 예로 '곧은 낚시로 천하를 낚았다'는 강태공이라는 사람이 있다. 

성이 '여'씨요, 이름이 '망'인 강태공은 자신이 움직이기에 적당한 시기가 아님을 알고 낚시를 하면서 시간을 보 내다가, 마침내 때가 이르렀다고 판단됐을 때 낚싯대를 걷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의 행위는 시류를 정확히 알고 때가 아니면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달나라에 첫 발을 디딘 최초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은 모든 사람들이 역사의 한 장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연이어 달에 내린 다음 우주인은 누구였는지 기억에도 없다.

한번 흘러간 시간은 절대 되돌릴 수가 없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 아직 흘러가지 않은 지금 이 시간은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시간이며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다음이 있다고 믿어 지금 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 지 않는다면 내일이라는 기회의 시간은 없을 것이다.

 

나이대의 제곱으로 시간이 흐른다더니, 시속 3,600km로 내달리는 인생의 시간이 너무나도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 못내 안타깝기만 하다.


출처 : 잡설산책 (김연태 지음, 글샘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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