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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매(探梅)

w.j.lee 2025. 1. 8. 01:04

 

탐매(探梅)

 

꽃을 보고 즐기기 위해 찾아다니는 것을 탐화 (探花)라 하고, 그중에 특히 매화꽃을 찾아다니는 것을 탐매(探梅)라 한다.

난초·국화·대나무와 함께 사군자라 불리는 매화는 다른 꽃들이 피기 전에 맨 먼저 피어난다.

눈서리를 두려워 하지 않고 언 땅위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다 보니 화형(化兄)이요, 세한(歲寒)의 군자며 눈이 내릴 때 핀다고 하여 설중매(雪中梅)라고도 부른다.

 

꽃의 빛깔은 흰색과 홍색이지만 흰색 중에서도 푸른빛을 내어 옥 같은 하얀색을 띠는 것은 옥매라고도 한다. 

매화는 청고(淸高)하고 창연한 고전미가 있어 가장 동양적이며, 추위 속에 꽃을 피운다 하여 대표적인 선비정신으로 시나 그림의 소재로 삼았다.

매화는 통상 한사 (寒士)를 상징하여 차가운 눈 속의 매화를 연상하게 한다.

 

어미는 어려서 되어 설움에 울고/ 매화는 눈 속에 피어 추위에 떠네. (일지매)

 

원림(園林)에는 봄눈이 내렸는데/ 꽃은 아름답게 한꺼번에 피어나네/ 눈인지 꽃인지 분간을 못하겠더니 / 향기로 매화가 피었는지 알았네. (손조서: 春雪)

 

섣달 눈 하늘 가득 내리는데/ 차가운 매화가 방싯 꽃을 피웠네/ 눈송이 또 송이송이/ 매화에 날아드니 꽃인지 눈인지 모르겠구나. (보우스님: 설중헌雪中軒)

 

마음엔 섣달 눈이 아직 녹지 않았으니 / 누가 즐겨 사립문을 두드릴까/ 밤에 갑자기 맑은 향기 움직이니/ 매화나무 몇 가지에 꽃핀 듯하구나. (유방선: 雪後)

 

금교엔 눈이 쌓이고 얼음도 풀리지 않아/ 계림에 봄빛은 아직도 찾아오지 않 았는데/ 영리한 봄의 신은 재주도 많아/ 모례(毛禮)의 집 매화에 먼저 꽃을 피웠네. (삼국유사: 중 일연)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이육사: 광야에서)

 

어여쁜 온갖 꽃 모두 보았고/ 안개 속 꽃다운 풀 모두 밟아보았네/ 그래도 매화는 찾은 수가 없는데/ 땅에는 눈보라만 가득하니 이를 어쩌랴 (한용운: 매화)

 

천연한 옥색은 세속의 어두움 뛰어 넘고/ 고고한 기질은 뭇 꽃의 소란스러움에 끼어들지 않네. (퇴계 이황: 湖堂梅花)


출처 : 잡설산책 (김연태 지음, 글샘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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