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초신자의 기도
어느 초신자의 기도 당신을 부르기 전에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부르기 전에는 아무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닙니다. 아렴풋이 보이고 멀리에서 들려 옵니다. 어둠의 벼랑 앞에서 내 당신을 부르면 기척 없이 다가서시며 "네가 거기 있느냐" 네가 그동안 거기 있었느냐"고 물으시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달빛처럼 내민 당신의 손은 왜 그렇게도 야위셨습니까 못자국의 아픔이 아직도 남으셨나이까. 도마에게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나도 그 상처를 조금 만져볼 수 있게 하소서. 그리고 혹시 내 눈물방울이 그 위에 떨어질지라도 용서 하소서 아무 말씀도 하지 마옵소서. 여태까지 무엇을 하다 너 혼자 거기 있느냐고 더는 걱정하지 마옵소서. 그냥 당신의 야윈 손을 잡고 내 몇방울의 차가운 눈물을 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