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한국의 說話

게와 원숭이의 떡다툼

w.j.lee 2017. 7. 26. 19:14


게와 원숭이의 떡다툼


떡 다툼을 하다가 생겨나게 되었다는, 게의 다리와 원숭이 엉덩이의 형상에 관한 유래 설화. 동물유래담의 하나로 널리 구전되고 있다. 
  

게와 원숭이가 떡을 해 먹기로 하였는데, 떡이 다 되어서 먹으려고 하자 원숭이가 가로채어 나무 위로 올라가 버렸다. 원숭이는 게가 나누어 먹자고 사정하는데도 나무 위에서 게를 놀려 대면서 혼자 먹다가 떡을 땅에 떨어뜨렸다.
              

게가 그 떡을 얼른 주워서 굴속으로 도망가자, 원숭이는 나무에서 내려와 게의 굴 앞에서 게에게 떡을 나누어 먹자고 사정을 하였다. 그러나 게가 말을 듣지 않자 원숭이는 자신의 엉덩이로 게의 굴을 막고는 방귀를 뀌었다.
  

그 때 게가 앞발로 원숭이의 엉덩이 물어뜯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원숭이의 엉덩이는 털이 없이 빨갛고, 게 앞발에는 아직도 원숭이 엉덩이의 털이 그냥 붙어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설화의 도입부에서 떡을 처음 얻게 되는 과정은 각 편에 따라서 다소 변이를 보인다. 원숭이가 꾀를 내어 게로 하여금 떡을 만든 집에 들어가, 그 집 아이를 물게 하여 아이를 울리면 아이 어머니가 달래러 들어간 사이, 떡을 훔쳐 내오는 것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그 다음 원숭이가 떡을 떨어뜨리게 되는 과정도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나뭇가지가 부러졌기 때문으로 변이되기도 한다. 이 설화는 일본에까지 전파되어 일본의 5대 민담의 하나인 사루가니갓센설화 猿蟹合戰說話의 전반부에 자리하고 있다.
              

거기에는 떡 대신 길에서 주운 주먹밥이 등장하며, 게가 원숭이에게 일방적으로 속아넘어가는 내용으로 되어 있을 뿐이고, 게 앞발의 털과 원숭이의 엉덩이에 관한 유래담적 성격은 보이지 않는다.


이 설화는 동물담 중 유래담에 속하지만, 단순유래담으로만 볼 수 없다. 게를 꾀어서 떡을 얻고 난 뒤에, 게를 배신하고 떡을 독차지하려던 원숭이가 제 꾀에 넘어가 결국 아무것도 차지하지 못하였던 점에서 이 설화가 담고 있는 교훈적인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참고문헌 韓國昔話硏究(崔仁鶴, 弘文堂, 1976), 韓日民譚의 比較硏究(成耆說, 一潮閣, 1979), 全北民譚(崔來沃, 螢雪出版社, 1979),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韓國說話의 類型的硏究(曺喜雄, 韓國硏究院, 1983).(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