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한국의 說話

게와 여우의 경주

w.j.lee 2017. 7. 26. 19:10


게와  여우의 경주


게와 여우의 경주에서 게가 꾀를 써서 여우를 이겼다는 내용의 설화. 동물우화의 하나로 경쟁담에 속한다. ‘여우와 게’라고도 불리며, 널리 구전되고 있는 우화이다. 
              

산에 살고 있는 여우가 어느 날 바다를 구경하려고 바닷가로 내려갔다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발이 여러 개 달린 게를 만났다.


게와 여우가 각각 자기 소개를 하는 가운데, 여우가 백두산에서 이곳까지 오는 데 오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하자, 게는 바다 밑에서 이곳까지 오는 데 열흘쯤 걸리긴 했지만 바다 밑은 백두산보다 훨씬 멀다고 했다. 그 말에 화가 난 여우는 게에게 망신을 주려고 경주를 하자고 제안했다.
              

게는 “지고 이기고는 해 봐야 알겠지만, 아무튼 여우 당신이 제 앞에 서시오.”라고 말하고는 여우의 뒤로 돌아가 여우의 꼬리를 물었다. 한참 신나게 달리던 여우는 게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궁금해서 뒤돌아보니 게는 자기보다 한 발 앞에 서서 “이제 오느냐.”고 야유를 했다.


몇 차례를 확인해 보아도 번번이 게가 자기를 앞서 있었으므로, 여우는 ‘저놈은 발이 여덟이나 되니까 빠를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하고는 슬며시 백두산 쪽으로 달아나 버렸다.
              

이 이야기는 이솝우화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톰슨(Thompson,S.)의 유형 분류에서는 ‘여우와 가재의 경주’(Type 275)로 분류되고 있으며, 일본 설화의 경우에는 ‘우렁이와 여우’로 이야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유형임을 알 수 있다.
  

우리 설화의 게에 해당하는 동물은 가재와 우렁이 등으로 대치되지만, 느리다는 점이 공통 속성임을 보여준다.

느리기 때문에 여우와의 경주에서 약점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통념적 사고는 영리하다고 알려져 있는 여우의 어리석음을 통하여 파괴되는데, 이 때 계기가 되는 것은 게의 계교이다.

게의 승리는 약점 소유자가 승리하는, 동물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주의 결과와 일치한다.


이 설화는 게의 승리를 통해서, 힘의 우위보다는 지혜의 우위를 강조하는 교훈을 담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동화집(金相德, 숭문사, 1959), A Type Index of Korean Folktales(In-hak Choi, MYONG JI UNIVERSITY, SEOUL KOREA, 1979), 韓國說話의 類型的硏究(曺喜雄, 韓國硏究院, 1983).(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