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418

하나님의 성은 김씨

하나님의 성은 김씨 한 미션스쿨 교장선생님은 해마다 학기를 마치는 날 밤이면, 전교생을 학교운동장에 모아놓고 캠프파이어를 하곤 했다. 그 해에도 어김없이 교장선생님은 전교생을 운동장에 모아놓고, 교실 옥상으로부터 운동장까지 연결된 점화선을 따라 장작더미에 불이 당겨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은 모두 손에 촛불을 든 채 연단 위에 선 교장선생님을 주목했다.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말했다. "자아~ 여러분! 한 학기 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이제 하늘에서 하나님이 불을 내려주시어 우리들을 축복해 주실겁니다." 그리고는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하나님! 저희들에게 축복의 불을 내려주소서!" 그러나 하늘에선 아무 반응이 없었다. 교장선생님은 헛기침을 하고 나서 좀더 거룩하게 하늘을 올려다보며 외쳤다. "하나님..

쉼터/웃음은? 2023.10.02

컴퓨터기도문

컴퓨터기도문 일반 하드웨어에 계신 우리 프로그램이여, 패스워드가 거룩히 여기심을 받으시오며, 운영체계가 임하옵시며, 명령이 키보드에서 이루어 진 것 같이 모니터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데이터를 주옵시고, 우리가 프로그램의 오류를 사하여 준 것과 같이 우리의 오타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바이러스에 감염되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정전에서 구하옵소서. 대개 정보와 문서와 게임들이 컴퓨터에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엔터-

쉼터/웃음은? 2023.10.02

안성 산속에 있는 거대한 성당... 사연은 이렇습니다

박두진 시인의 문학길이 있는 금광호수와 신부 김대건을 모신 미리내 성지 한때 경기도를 대표하는 상업도시라고 할 수 있는 안성이었지만, 한동안 교통편이 발달하지 못해 발전의 속도가 다소 느렸다. 하지만 그 덕분에 지역이 가진 고유한 문화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두루 보존되지 않았나 싶다. 안성은 강원도처럼 높은 산은 없지만 그 어느 동네보다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한 덕분에 사방 어디를 가든 이름난 저수지 하나는 마주하게 된다. 안성을 대표하는 경관을 모아 만든 안성 8경 중 저수지가 두 개가 있으니 안성을 방문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우선 우리가 가볼 곳은 안성 시내에서 동쪽에 위치한 금광호수다. 1965년 9월에 준공된 금광호수는 비교적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산자락에 자리 ..

쉼터/이것저것 2021.12.21

그림 같은 초원... 안성에서 무조건 가야 하는 여행지

드넓은 초원이 인상적인 안성팜랜드와 안성맞춤의 원조 안성 유기 안성을 며칠 동안 돌아다니면서 눈여겨볼 점이 여러 가지 있었다. 우선 수도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소 목장들이 도로를 지나갈 때마다 심상치 않게 보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의 규모가 다른 지방 도시에 비해서도 꽤나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안성의 하나로마트 매출이 경기도에서도 2번째로 높다고 하니 이 도시에서 농협의 존재감이 다른 동네보다 남다르게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이번에 가볼 장소가 안성의 다른 관광지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관광객의 수요를 끌어오고 있는데, 이 장소를 운영하는 주체가 다름 아닌 농협이다. 유럽의 초지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풍경과 색다른 체험으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쉼터/이것저것 2021.12.21

공유가 풍등 날리던 곳, 고요하고 아름답네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석남사와 남사당패의 탄생지 청룡사 안성의 불교 유적 답사 이야기는 계속 진행된다. 사방에 퍼져 있는 안성의 문화재를 전부 보려면 발품을 꽤나 팔아야 하지만 풍성한 안성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안성 시내로 돌아가던 도중 석남사라는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을 도는 순간, 건너편에 심상치 않아 보이는 처마가 아른거린다. 한눈에 봐도 오래된 건축물인 것 같아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고려시대 주심포 양식이 남아있는 조선 초기의 관아 건물로 알려진 안성객사는 안성시내가 아닌 보개면의 외딴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 안성을 대표하는 고건축물인 안성객사 몇번의 자리 이동을 거쳐 현재의 위치에 욺겨지게 된 안성객사는 고려말, 조선초의 양식인 맞배지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전하고 있다 객..

쉼터/이것저것 2021.12.17

궁예가 동자승으로 지냈던 사찰, 여깁니다

궁예의 흔적이 도시 전체에 남아있는 안성 2화에 걸쳐서 안성 도심의 문화재를 중심으로 두 발을 이용해서 샅샅이 둘러보았다. 이제 좀 더 범위를 넓혀 안성 전체에 걸쳐서 불교 유적을 중심으로 답사를 이어가고자 한다. 안성에는 크고 화려하거나 국보급 유적을 다수 지닌 사찰은 없을지 몰라도 절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과 스토리가 각기 다르기에 전부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 먼저 칠장사다. 궁예와 임꺽정 그리고 어사 박문수까지 이름만 들어도 강렬한 인물들이 거쳐간 만만치 않은 내공의 사찰이다. 이 절을 가기 위해서는 안성의 산골을 꽤나 깊숙하게 들어가야만 한다. 안성은 강원도만큼 높은 산은 존재하지 않지만 칠장산, 서운산 등 명산이 많고, 그 골짜기를 따라 수많은 물길이 모여 안성 전역에 걸쳐 큰 규모의 저수지가 ..

쉼터/이것저것 2021.12.17

안성에 가면 꼭 봐야 할 건축물 두 가지

안성1동 주민센터와 안성성당 의외로 도시 전체에 걸쳐서 역사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안성이었다. 길가에 서 있는 사소한 돌덩어리든 이름 없는 건물이든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안성의 도심 여행은 오늘도 계속된다. 첫 번째는 안성1동 주민센터. 등본 뗄 것도 아닌데 안성까지 와서 갑자기 주민센터를 언급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건축물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이 건물의 외형이 범상치 않음을 바로 느낄 수 있다. 낙원역사공원 바로 맞은 편에 안성 1동 주민센터가 있다. ▲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있는 안성1동 주민센터 예전 안성군청으로 이용되었던 안성1동 주민센터는 1928년 일제강점기 시절에 지어진 이후 줄곧 관공서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근대문화재다. 붉은 벽돌과 붉은 기와 지붕으로 이루어진 ..

쉼터/이것저것 2021.12.17

역사 도시 경주, 전주 못지않네... 안성의 재발견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안성 도심의 매력 유럽의 도시를 걸어갈 때마다 항상 부러운 점이 하나 있다. 중세시대의 시가지, 아름다운 건물들을 살필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굳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걸어서 웬만한 명소들을 둘러보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 항상 부러웠다. 우리나라 도시들은 70년대 산업화가 계기가 되어 급속도로 팽창했기에 100여 년 전의 자취도 좀처럼 찾기 힘들다. 경주, 전주 등 소수의 도시들을 제외하면 주요 명소가 시 외곽에 자리해 명소에서 그 도시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란 어렵다. 하지만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던 안성 시내에서 뜻밖의 수확을 거두게 되었다. 차분한 느낌을 주는 도심을 기준으로 다양한 볼거리가 산재해 있었다. 하루 정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걸으면 예스..

쉼터/이것저것 2021.12.17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 안성에 이런 곳이?

송문주 장군의 활약이 얽힌 죽주산성과 불교 유적 안성의 동쪽 끝에 위치한 죽산면 일대는 영남대로가 조령과 추풍령 일대로 갈라지는 분기점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흔적만큼이나 역사의 향기가 진하게 남아있다. 인상적인 봉업사지 5층 석탑도 있고, 태평 미륵이라 부르는 매산리 석불입상도 있지만 지금은 죽주산성 안으로 오르는 길이다. 몽골의 매몰찬 침략도 왜란도 이겨낸 이 산성의 실체가 어떨지 무척 궁금해 주차장에서 죽주산성의 동문까지 꽤 경사진 길을 빠르게 올라갔다. ▲ 죽주산성의 동문 전경 죽주산성의 사실상 정문 역할을 하는 동문은 현재 문루는 복원되지 않았지만 양옆의 성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 길의 끝에 이미 문루는 불타고 없었지만 성벽과 문의 형태는 고스란히 남은 동문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비봉산의 능..

쉼터/이것저것 2021.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