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한국의 說話

밉다가 곱다가 하는 처

w.j.lee 2016. 2. 13. 16:40


밉다가 곱다가 하는 처


아내가 못생겼다고 버리려던 남편이 마음을 돌려 다시 잘 살았다는 내용의 설화.

 

방탕한 남편이 일만 하는 자기 아내가

단장만 하는 술집 여자들보다 못생겼다고 생각하여 집에서 나가라고 하였다.

아내는 그렇게 말하는 한량 남편이 너무도 측은하고 가련하여 한마디 하였다.

"서방님! 꽃은 금방 시들어 버립니다.

지금 아름다운 꽃을 즐긴들세월이 지나면

다 시들어 떨어진다는 것을 꼭 명심하시옵소서!"

이렇게 얘기를 마친 후 아내는 친정으로 돌아가려고 단장을 하였다.

 

그러는 사이 남편은 기생 치마폭에 쌓여 있다가 시장기를 느껴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불싸! 아내가 없는 것이 아닌가?

 

부리나케 동구밖으로 달려나가는 남편 눈에

멀리 어렴풋이 아리따운 여인네가 걸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또 욕정이 발동하여 달음질로 한걸음에 그 여인네를 따라 잡았다.

"저 여...여 여보시게...헉 헉" 하고 불러 세웠다.

 

여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왠 남정네인 데 저를 따라 오십니까?"라고 말하며 발걸음을 계속 옮기었다.

마음이 더 다급해진 남편은 앞질러 뛰어가 뒷짐을 짓고 어깃 어깃 걸으며

"저어... 괜찮으시면

저기 주막에 가서 국밥이나 한그릇 하십시다." 하고 말하였다.

그런데 한참을 걸어도 아무런 대꾸가 없어

앞태가 궁금하여 뒤로 돌아보고는

미모에 놀라고 또한 그 미모가 자기 부인인 것을 알고

거듭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아니 부..부인! 어디 가는 길이요?"

"서방님이 나가라고 안하셨는지요. 그래 지금 친정으로 가는 길입니다.

부디 꽃다운 여인네 만나서 잘 사십시요!"

하며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그제서야 남편은 길을 막고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아내의 새 모습에 놀란 남편은 아내가 밉다가 곱다가 한다고 하면서

아내를 다른 남정네에게 뺐길까 봐 일도 못나가게 하

개과천선하여 열심히 일을 하며 아들 딸 많이 낳고 잘 살았다는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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