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수 설화
조선 후기의 문신이면서 암행어사로 유명하였던 박문수에 관한 설화
① 박문수의 중매담
박문수가 나라 안을 두루 살피며 돌아다니던 중에
날도 저물고 배도 고파 오누이가 살고 있는 어느 집에 가 밥을 청하였더니,
양식이 없어 아버지 제사에 쓸 쌀로 밥을 지어 대접하였다.
이에 감격한 박문수가 집안 형편을 살피니 그들에게 근심이 있는 것 같아 사정을 물었다.
소년이 어렸을 때 정혼한 처녀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집안이 기울자 청혼한 처녀가 내일 다른 곳으로 시집간다는 것이다.
이튿날 아침, 박문수가 지략을 내어 그 처녀의 아버지를 굴복시켜
전일의 약속을 지키게 하고,
그 처녀에게 장가올 신랑은 소년의 누이의 배필로 삼아,
같은 날 남매를 나란히 혼인시키고 재산도 나누어 주었다.
② 박문수와 물 긷는 여종
박문수가 등과하기 전에 진주 책방에 있을 때 한 기생과 사귀어 정이 깊었다.
그 무렵 관청에 박색이라 늙도록 시집을 못 간 물 긷는 종이 있었는데,
그 여자에게 남녀의 정을 알게 하는 사람은 큰 복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박문수가 측은히 여겨 계집종을 불러 동침하였다.
나중에 박문수가 서울에 가서 응과하여 암행어사가 되어 내려오니,
기생은 초라한 행색을 보고 박대하였으나,
종은 지성껏 대접하였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박문수의 성공을 빌고 있었다 한다.
그 사실을 안 박문수는 감격하였다.
이튿날 사또가 베푼 잔치에 가서 좌중의 멸시를 받고서 어사출두를 외쳐 관리들을 징계한 뒤,
기생에게는 벌을 주고 그 여종에게는 상금을 주었다.
③백정에게 이용당한 박문수
어느 백정이 돈을 주고 좌수 자리를 산 뒤 이사를 하고는,
그곳에서 양반 행세를 하며 박문수를 자기 조카라고 자랑하였다.
박문수가 그 소문을 듣고 찾아갔으나, 그 백정이 보통 인물이 아니어서 그냥 묵인해 주었다.
백정이 사례로 많은 선물을 보냈는데,
박문수 동생이 그 사실을 알고 백정을 혼내 주려고 달려갔다.
박문수가 몰래 백정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이에 백정이 대비하고 있다가 박문수의 동생을 미친 사람으로 몰아대고 광에 가둔 뒤,
크게 혼내 주어 아저씨로 인정한다는 약속을 받아 내었다.
그 뒤 백정은 박문수 동생이 떠날 때 많은 선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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