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탈무드

벌거숭이 임금님

w.j.lee 2024. 10. 4. 14:30

벌거숭이 임금님

 

착한 마음씨를 가진 부자가 있었다.
그는 데리고 있던 노예를 기쁘게 해주려고 많은 물건을 배에 실어 주면서 어디든지 좋은 곳을 찾아가 부디 행복하게 살라고 했다.

 

마침내 노예의 배가 넓은 바다로 나아갔을 때 배는 심한폭풍우를 만나 침몰하고 말았다.

배에 가득 실었던 물건들을 다 잃어버리고 노예는 몸뚱이 하나만 살아남아 가까스로 가까운 섬에 헤엄쳐 도착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은 노예는 커다란 슬픔에 빠져 있었다.

 

얼마 동안 섬 안을 헤매다가 노예는 큰 마을에 도착했 다. 

노예는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뚱이였다. 

하지만 그가 마을에 이르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올리며 그를 맞이하여 "임금님 만세!"라고 외쳤다.

그리고 그를 왕으로 추대했다.

 

노예는 호화스런 궁전에 살고 있는 것이 마치 꿈속에 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믿기지 않아서 어떤 사람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찌 된 일인지 말해주게나, 나는 여기에 돈 한푼 없이 알몸으로 도착했는데 갑자기 내가 왕이 되다니?"
그러자 그 사람이 대답했다.

 

"우리는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니라 영혼이지요. 

그래서 1년에 한 번씩 살아 있는 인간이 이 섬으로 찾아와 우리의 왕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심하십시오. 

임금님께서는 1년이 지나면 이 섬에서 쫓겨나 생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섬에 혼자 버려질 것입니다."

 

왕이 된 노예는 그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참으로 고맙소.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1년 뒤를 대비 하여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겠군.”

 

그래서 임금이 된 노예는 사막과 같은 죽음의 섬에 꽃을 심고 과일나무도 심어 1년 뒤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나자 노예는 예견한 대로 그 행복한 섬에서 쫓겨났다.

지금까지 사치스런 생활을 하던 왕이었지만, 그 가 표류해서 이 섬에 도착했을 때와 똑같이 알몸뚱이의 신세가 되어 죽음의 섬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사막처럼 황폐했던 섬에 도착해보니 갖가지 꽃이 피고 과일이 열린 살기 좋은 땅이 되어 있었다. 

또, 일찍이 그 섬으로 쫓겨온 사람들도 그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리하여 그는 그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가 있었다.

 

이 이야기는 몇 가지의 상징적인 의미를 시사해준다.

앞의 마음씨 착한 부자는 하나님이고, 노예는 인간의 영혼이다.

그 후 노예가 표류하다가 상륙한 섬은 지상의 속세이며, 그 섬 사람들은 인류다.

또, 1년 후 쫓겨 간 섬은 내세일 것이며, 그곳에 있는 온갖 꽃과 과일은 선행의 결과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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