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더 가까이(요한복음 1: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 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 만하더라
요 1:14
성서는 하나님께서 믿음의 사람들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고 일러줍니다.
성서에서 전개되는 몇몇 전환점은 하나님께서 한 걸음 한 걸음 당신 백성에게로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첫사람 아담에서 노아, 아브라함과 모세, 다윗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하면서 자기 백성과 어떤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지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 정점에서 하나님은 이제까지 해오셨던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을 여십니다.
- 서서히 가까이
첫 사람 아담과 하나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간격이 존재 합니다.
창조자와 지음받은 존재, 마치 옹기장이와 흙 정도의 관계입니다.
하나님은 명령하고 첫 사람은 순종해야 합니다.
명을 어졌을 때 관계는 부서졌고 회복의 가능성은 사라졌습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의로움으로 택함을 받고 방주를 지었던 노아조차도 '명령과 순종의 관계에 있었습니다.
일방향이고 그 역은 불가능했습니다.
아브라함과의 관계에서는 변화가 시작됩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고 당신도 충실할 것을 약속하십니다.
언약은 쌍방의 합의이며 계약입니다.
그래서인가요? 하나님은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아브라함에게 넌지시 일러주고 아브라함의 간청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멸망을 피할 의인의 숫자는 오십 명에서 열 명으로 줄어듭니다.
또 하나님의 명에 따라 이삭을 바치려는 아브라함을 말리기까지 합니다.
마치 어질고 충성된 신하 처럼 간언하면, 선한 군주는 귀 기울이고 양보합니다.
모세에 이르러 이 관계는 더 긴밀해집니다.
약속의 땅을 향하는 백성의 불평은 거듭되다가 끝내 금송아지를 만들고 자신들을 구원한 신이라며, 숭배합니다.
진노한 하나님은 이 백성을 멸하겠다고 선언하지만 모세의 중재를 들으십니다.
이 백성을 기껏 애굽에서 건져내서 이 광야에서 죽인다면 이방 나라에서 뭐라 하겠느냐는 호소에 당신의 뜻을 꺾습니다. 모세의 후임 여호수 아에 이르러 하나님은 그의 전우가 되십니다.
그가 아모리와의 전쟁에서 '해여 멈추라'라고 명하자 하나님은 마치 동지의 요청에 화답하듯 당신의 피조물로 그 명을 따르도록 합니다.
다윗에 이르러 하나님은 마치 양자를 들이듯 그를 택하여 세밀히 돌보십니다.
그의 걸음걸음에 함께하고 호소에 귀를 기 울여 주십니다.
하나님은 목자가 되어서 그를 이끌고 다윗은 목자이신 하나님의 손길을 아주 가까이 느낍니다.
허물을 용서하며 왕조를 약속할 만큼 관계는 깊어집니다.
성서는 일방향의 명령과 순종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언약'으로, 감싸고 의지하는 목자와 양으로 점차 변해가는 과 정을 보여줍니다.
변할 수 없을 것 같던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은 당신의 권능을 기꺼이 제한하는 사랑 때문입니다.
구약 성서의 이야기는 당신의 뜻을 꺾어 우리를 구 원하는 하나님께서 점점 더 가까이 오심을 그립니다.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신비 앞에서
복음서는 사랑으로 다가오는 하나님의 절정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피조물인 우리와의 간격을 아예 허물고 사람으로 오십니다.
명령과 순종, 간언과 양보, 동지와 협력자의 관계를 넘어 이웃이자 친구로 오셔서 우리 곁에 머물며 영원에 이르는 길을 함께 걸으십니다.
이 사랑의 도약이 복음이며 하나님이 보이신 사랑의 궁극입니다.
사람이 되신 이 신비는 믿는 이를 늘 새롭게 하는 초대이며 은총의 통로입니다.
성탄을 기다리는 시간은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셨다는 이 신비를 몸과 마음에 새기는 여정입니다.
성탄은 1년에 한 차례 지나는 통과의례가 아니라 사람이 되신 하나님을 맞으며 그 사랑의 깊이에 젖어 드는 시간입니다.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그리 스도는 기다리는 이를 사랑 가운데 변화시키십니다.
기도
저희에게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4주간의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우리에게 가까이 오시는 당신의 사랑의 손길을 느끼게 하시고
그 손길을 붙잡고 새로이 눈을 뜨는 복된 여정이 되게 해주십시오.
믿는다고 하면서 어느새 굳어진 것은 아닌지 두렵습니다.
진리와 은혜로 가득한 주님, 당신을 맞으며 새로워지는 복된 여정이 되게 하소서.
아멘
출처 : 대림묵상집- 보일示 모실侍(송대선, 지강유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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