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대림 4주 (주일) 모심(侍) 5 : 목자

w.j.lee 2024. 12. 10. 10:19

목자 (누가복음 2:8-20 )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눅 2:14)


성탄은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임하는 사건이자 아기 예수님을 맞는 이들의 삶이 변화되는 역사입니다.

신학자 에크하르트는 이를 '하나님의 아들이 내 안에서 태어나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첫 성탄에 천사의 찬양을 듣고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 경배한 목자의 밤이 그러했습니다.

 

- 목자들이 겪은 밤

오늘 본문은 자격도 없고 준비도 안 된 이들이 갑자기 왕의 잔치에 초대된 것처럼 당황스럽게 전개됩니다. 

들판에서 밤새 양을 지키던 이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셨다고 일러줍니다.

가서 뵈라는 것인데 이는 단순한 참관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기로 오시는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라는 것입니다.

목자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연속으로 발생한 밤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목자의 이미지는 좋지 않습니다. 

새끼 양을 몰래 빼돌리는 도둑이요, 양을 팔아먹거나 자기 실수로 잃고도 짐 승에게 물려갔다고 말하는 거짓말쟁이로 여겼습니다.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기에 법정에서 증인으로 설 자격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천사는 이들에게 다가가 하늘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그들로 증인을 삼습니다.

하나님은 이 거룩한 사건을 위해 믿을만한 이가 아니라 전혀 믿을 수 없다고 여기는 이들을 증인으로 세우십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길을 택하십니다.

예언대로 다윗의 동네에 그리스도가 나셨으니 가서 보라'는 천사의 말대로 목자는 서둘러 갔고 '이루어진 일'(15절)을 보았습니 다.

 

- 증언 : 구원에로의 초대

강보에 싸여 아기 예수가 누운 곳은 구유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이리도 낮은 자리에 오셨기에 주께 나아가고자 하는 이 는 자기의 형편에 매이지 않아도 됩니다. 

누구도 자기 처지를 변 명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목자가 첫 증인으로 선택되었듯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부름받는 것은 자격과 능력이 아니라 은총의 선물입니다.

그렇게 세상에서 밀려난 이들을 하나님은 당신의 구원 사건의 중심으로 끌어당기셨습니다.

목자들로 인해 어느 누구도 그리스도의 구원에서 제외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격려하며 '그 일'을 보고자 달려갔고 아기를 찾 았습니다. 

구유에 누운 아기를 뵙고 부모에게 자신들이 들은 바 기쁜 소식을 들려주었습니다. 

증언자의 역할을 온전히 감당했습니다.

그들은 감격의 찬송을 부르며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들이 보고 들은 것이 새로운 삶을 낳았을 것입니다.

 

- 천사들의 노래

천사들은 목자를 격려하며 그 밤이 지닌 깊이를 찬양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것이 하나님의 기쁨이며 하늘의 영광입니다.

사람이 하늘에 오르는 것이 영광이 아니라 거룩한 분이 이 땅의 연약하고 무력한 아기로 오신 것이 영광입니다.

성탄이 말하는 영광은 하나님께서 허물 가운데 임하셔서 이 땅에 거하 는 모든 이들의 길이 되셨다는 것입니다.

그분의 임재로 땅은 거룩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그분의 부르심 안에 있는 이들에게는 평화로 다가옵니다.

성탄은 하늘의 영광이며 그분을 맞이하는 이들에게는 평화로 드러납니다.

주님은 이 땅에서 갈라진 마음들을 하나되게 하시고 막힌 것을 허물어 화해와 평화를 이루어 가십니다.

우리도 평화를 이루는 길로 부름받았습니다.

 

 

기도

주님,

그 밤에 놀라운 소식을 들음으로 하나님의 구원을 역사를 두 눈에 새겼던 이들처럼, 성탄을 기다리는 제게도 기쁨의 큰 소식으로 오시길 청합니다.

주님께서 구유에 누우셨듯 제 영혼에 임하셔서 저를 차지하시고 이끌어 주십시오.

성탄의 기쁨이 그저 개인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를 일으키도록 제 손과 발을 이끄십 시오.

아멘


출처 : 대림묵상집 - 보일示 모실侍(송대선, 지강유철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