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가정예배서

2019. 12. 29. 주일 : 헛된 삶 속에서, 기억하라

w.j.lee 2019. 12. 28. 15:18
2019. 12. 29. 주일

헛된 삶 속에서, 기억하라


찬  송: 299장 - 하나님 사랑은





성  경: 전도서 11:9~12:8
(전 11:9) ○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들을 마음에 기뻐하여 마음에 원하는 길들과 네 눈이 보는 대로 행하라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말미암아 너를 심판하실 줄 알라
(전 11:10) 그런즉 근심이 네 마음에서 떠나게 하며 악이 네 몸에서 물러가게 하라 어릴 때와 검은 머리의 시절이 다 헛되니라
(전 12:1)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들이 가깝기 전에
(전 12:2)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둡기 전에, 비 뒤에 구름이 다시 일어나기 전에 그리하라
(전 12:3) 그런 날에는 집을 지키는 자들이 떨 것이며 힘 있는 자들이 구부러질 것이며 맷돌질 하는 자들이 적으므로 그칠 것이며 창들로 내다 보는 자가 어두워질 것이며
(전 12:4) 길거리 문들이 닫혀질 것이며 맷돌 소리가 적어질 것이며 새의 소리로 말미암아 일어날 것이며 음악하는 여자들은 다 쇠하여질 것이며
(전 12:5) 또한 그런 자들은 높은 곳을 두려워할 것이며 길에서는 놀랄 것이며 살구나무가 꽃이 필 것이며 메뚜기도 짐이 될 것이며 정욕이 그치리니 이는 사람이 자기의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고 조문객들이 거리로 왕래하게 됨이니라
(전 12:6) 은 줄이 풀리고 금 그릇이 깨지고 항아리가 샘 곁에서 깨지고 바퀴가 우물 위에서 깨지고
(전 12:7)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영은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
(전 12:8)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요  절 :
그런즉 근심이 네 마음에서 떠나게 하며 악이 네 몸에서 물러가게 하라 어릴 때와 검은 머리의 시절이 다 헛되니라


한 해를 보내며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다시 한번 읽어 봅니다.

노인은 이틀 밤낮을 씨름한 끝에 거대한 청새치를 잡습니다. 그러나 포획의 기쁨도 잠시, 이미 녹초가 된 노인의 배 주변으로 상어들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잔인하고 끈질긴 이빨들의 공격에 맞서 필사적으로 싸웠지만 승산이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결국 청새치의 머리와 뼈, 꼬리만 달랑 매달고 간신히 해안가로 다가가서는 작은 배 안에서 노인은 소리칩니다.

"난 진

게 아니야. 다만 너무 멀리 나갔다 왔을 뿐이야." 그러나 얼마후 자신을 돌보러 온 소년 마놀린에게 노인은 말합니다.

"마놀린, 내가 놈들에게 지고 말았단다. 절말 철저하게 지고 말았어."

내가 그렇게 매달리고 노력했던 것이 허무하게 사방으로 흩어져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노인의 청새치가 상어들의 이빨에 거덜 나듯이 우리의 시간도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 충격, 염려, 스트레스에 물어 뜯겨 너덜너덜해진 것 같은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다시 한 번 전도서를 펴서 읽게 됩니다. 전도서는 시종일관 "모든 것이 헛되다!"(12:8)고 말합니다.

'헛되다'라고 번역한 히브리어 '헤벨'은 숨결, 바람, 수증기, 안개 등을 뜻하는 말입니다.

우리가 '검은 머리의 시절' 에 추구하던 모든 것, 우리의 실력, 관계 건강, 세상의 일정은 아침 안개처럼 흩어져 버립니다.

그러므로 아직 '해 아래'에 살아있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창조주'를 기억하는 것입니다.(12:1)

나를 지으신 분을 기억하는 것, 그것만이 우리를 세월의 허무함에서 건져줍니다.

'내 삶은 왜 이렇게 허무할까? 시간이 지난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문득 이런 생각에 휩쓸리기도 합니다. 바로 그 때가 그분을 기억해야 할 때입니다.

해 아래 모든 것을 지으신 분,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지으신 분, 나의 연약함까지도 아시는 분, 그분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헛된 꿈들이 출몰하고 우리를 갉아먹는 이 세상의 환멸을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빈손, 빈털털이로 한 해를 보낸 것 같은 허탈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더욱 선포합니다.

"그래, 헛된거야."

세상과 세월의 헛됨을 아는 지혜,

그 지혜 안에 깃드는 자유로움으로 하나님을 찬양합시다.



허무하게 무너진 것 같은 상황에서
오히려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기 원합니다.



주님,
우리의 필사적인 노력이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해 아래 빛나는 성공처럼 보이는 것도
한낱 헛된 숨결처럼 헌된 것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오직 우리의 창조주를 기억하고
주님 안에서 참된 기쁨을 발견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손성현 목사 - 창천교회



출처 : 2019년 가정예배서 하늘양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