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四旬節) 묵상(默想, meditation) 17 : 소망이 실재가 되기까지

w.j.lee 2022. 3. 2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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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이 실재가 되기까지

2022년 3월 21일(월)

말씀(시편 39편)

1.  내가 말하기를 나의 행위를 조심하여 내 혀로 범죄하지 아니하리니 악인이 내 앞에 있을 때에 내가 내 입에 재갈을 먹이리라 하였도다
2.  내가 잠잠하여 선한 말도 하지 아니하니 나의 근심이 더 심하도다
3.  내 마음이 내 속에서 뜨거워서 작은 소리로 읊조릴 때에 불이 붙으니 나의 혀로 말하기를
4.  여호와여 나의 종말과 연한이 언제까지인지 알게 하사 내가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
5.  주께서 나의 날을 한 뼘 길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 사람은 그가 든든히 서 있는 때에도 진실로 모두가 허사뿐이니이다 (셀라)
6.  진실로 각 사람은 그림자 같이 다니고 헛된 일로 소란하며 재물을 쌓으나 누가 거둘는지 알지 못하나이다
7.  주여 이제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
8.  나를 모든 죄에서 건지시며 우매한 자에게서 욕을 당하지 아니하게 하소서
9.  내가 잠잠하고 입을 열지 아니함은 주께서 이를 행하신 까닭이니이다
10.  주의 징벌을 나에게서 옮기소서 주의 손이 치심으로 내가 쇠망하였나이다
11.  주께서 죄악을 책망하사 사람을 징계하실 때에 그 영화를 좀먹음 같이 소멸하게 하시니 참으로 인생이란 모두 헛될 뿐이니이다 (셀라)
12.  여호와여 나의 기도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소서 내가 눈물 흘릴 때에 잠잠하지 마옵소서 나는 주와 함께 있는 나그네이며 나의 모든 조상들처럼 떠도나이다
13.  주는 나를 용서하사 내가 떠나 없어지기 전에 나의 건강을 회복시키소서

 

요정(要節)

주여 이제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 (시 39:7)

 

 

 

삶에서 한결같은 눈매와 태도를 갖추길 바라지만

그런 눈매를 얻기는 쉽지 않고 삶에서 풀어내기란 더욱 어렵습니다.

머리에서 이는 생각과 마음의 간격 때문에 울화가 치밀기도 하고,

뻔히 안다고 하지만 삶으로 행해지지 않는 차이로 곤고하기도합니다.

인식과 감정, 아는 것과 행하는 것, 마음의 다짐과 의지의 연약함 그리고 주위의 수군댐까지

그 사이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휘둘립니다.

 

시인도 우리와 같이 흔들리는 사람입니다.

르고 진실하게 살려 하지만 오해가 생기고,

얽힌 것을 풀려고시작했는데 기름을 붓는 일로 번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차라리 입을 다물자 하지만 가슴은 더욱 불처럼 타올라 견딜 수 없습니다.

 

우리도 이런 끌탕에 적잖게 빠져 어쩔 줄 모릅니다.

그럼에도 시인이 잘한 것은 그런 마음을 사람에게 향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털어놓는 것입니다.

사람들과 내가 옳네, 저가 그르네 하는 시비에 빠지거나 아옹다옹하지 않고

그분께 나아가 하나님께서 자신을 어떻게 보시는지를 곰곰이 살펴봅니다.

영원하신 분 앞에서 한낱 숨결에 지나지 않는 인생이

제 감정 못이겨 치뛰고 내리뛰는 어리석음을 하나님과 함께 지켜봅니다.

입으로는 덧없다 하면서도 작은 오해와 울분에 차서 견디지 못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거지요.

 

시인은 '뜨거운 감자' 같아 어쩌지 못하는 자기모순을 주님 앞에 내어놓습니다.

숨결같은 인생임을 알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시고,

저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분노를 풀어 주실 분도 주님뿐이기 때문이지요.

그분 앞에 머물며 시인은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제 소망은 당신께만 있나이다'.

 

자신을 넘어뜨리려는 세상에서 물러나 주님 앞에 머무십시오.

다시금 하나님의 하나님되심, 한낱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 자신을 바라보십시오.

시비를 밝혀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겠다는 자기 의에서도 벗어나십시오.

예수께서 세상의 분주함을 벗어나 고요한 곳으로 물러나 아버지 앞에 머물렀던 것처럼,

러면 세상에 머물되 세상의 방식으로 살아가지 않는 힘을 하나님께서 주실 것입니다.

 

시인은 하나 더 청합니다.

'주님 제가 그리 강하지 못하니 너무 세게는 하지 마십시오.

저들의 손가락질이야 견디겠지만 하나님이 내리누르시는 것을 오래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게 기도하는 저를 불쌍히 여기셔서 귀기울여 주시고

당신의 눈 길 안에 머물게 하십시오'하고 말입니다.

 

우리의 연약한 인내보다 주님 향한 소망을 더 강하게 해주시고

그 소망이 실재가 되도록 은총을 베풀어주시길 청하는 거지요.

시인은 세상의 시비에 놀아나지 않으리라는 결심이

자신을 온전함으로 이끌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요.

 

그래서 그 마음을 지니고 주님 앞에 머물며 소망을 주신 분께 매달립니다.

소망이 실재가 되게 하실 분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낳은 소망이 실재가 되는 것은 하나님 안에서입니다.

그것 아니고는 인생은 넘어질 뿐입니다.

 

십자가의 길은 자기 의를 벗어나는 길입니다.

그랬기에 의로우신 분이 불의한 이들에게,

죄 없으신 분이 죄인들에게 우겨 쌈을 당하며 가는 길입니다.

 

그럼에도 아무 말없이 이 모든 것 을 받아들이신

그리스도의 걸음을 닮고자 한 순간이라도 훈련하는 여정입니다.

 

 

기도

주님,

제가 머리로 아는 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세상에서 겪는 들끓는 일들을 주님 앞에 내어놓아

소망과 평안을 얻기까지 저를 놓치지 말고 잡아주 십시오.

저의 의에 눈멀어 제 선과 의를 말한다면서

악을 쓰는 우를 범하지 않 게 해주시길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