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나사렛 예수

예수의 가족 무덤: 과연 사실일까요?

w.j.lee 2015. 12. 12. 13:42


예수의 가족 무덤: 과연 사실일까요?

예루살렘의 교외 지역 탈피요트에서 발견된 무덤은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일까요?

2007년에 방영된 디스커버리 채널의 한 다큐멘터리에서 당시 프로듀서이자 유대인 디렉터였던 제임스 카메론은(후일 영화 타이타닉의 감독이 됨) 예수가 묻혔던 동굴과 예루살렘 근처에서 발견된 예수의 뼈를 증명하려 했습니다. 카메론과 자코보비치는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함께 아들을 낳았다는 증거도 제시했습니다.

정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이 발견된 것이라면 기독교의 역사 전체가 거짓 주장을 바탕으로 한 셈이 됩니다. 즉, 예수가 죽은 자로부터 살아났고, 500명 넘는 추종자들이 살아있는 것을 목격했으며, 제자들을 40일 동안 가르치고, 천국으로 승천했다는 것이 모두 거짓이 됩니다. 하지만 또 다른 다빈치 코드식 음모론에 휘말리기 전에 먼저 제임스 카메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실들을 살펴봐야 합니다.


카메론이 주장한 사실:

1. 1980년, 1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10개의 석회석 유골 상자가 예루살렘 교외지역 탈피요트의 고대 무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2. 예수 그리스도의 가족 및 제자들 중 일부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이름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 요셉의 아들 예수(Jesua, son of Joseph)
  • 마리아(Mary)
  • 마리아메네 에 마라(Mariamene e Mara)
  • 마태(Mathew)
  • 요파(Jofa)
  • 예수의 아들 유다(Judah, son of Jesua)

3. 카메론은 마리아메네 에 마라가 막달라 마리아이며, 그녀와 예수 사이에 “예수의 아들 유다”라는 아들이 있었음을 증명하려 했습니다.

4. DNA 분석 결과 예수와 마리아메네 에 마라의 유골함에서 나온 조직세포가 연관이 없음이 확인되어 이들이 결혼해서 아이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증거 확인

그렇다면 이 무덤이 예수의 것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카메론과 자코보비치에 따르면 이 이름들이 다른 가족들의 것일 통계적인 불가능성은 600대 1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학자들은 사실에 대한 이들의 해석에 담긴 여러 가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이 유골함들이 고대 무덤에서 발견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에서만 수 천개의 유사한 무덤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유골함에는 여러 사람의 뼈가 보관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예수와 유골함(Jesus and the Ossuaries)”의 저자인 크레이그 에반스(Craig Evans) 박사에 따르면, 이 뼈들이 발견된 무덤에서만 약 35명의 각기 다른 사람들의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그 중 절반의 뼈가 이 유골함에 들어 있었습니다. 또한 에반스 박사는 이 발굴 현장이 상당히 훼손되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2. 카메론과 자코보비치가 유골함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름들은 정확한 것들일까요? 여러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일부는 아람어로, 일부는 히브리어로, 또 일부는 그리스어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 점은 이 사람들이 서로 다른 시대에 묻혔음을 암시합니다. “예수”가 정확히 유골함에 새겨졌는지 여부조차 분명치 못합니다. 에반스 박사가 유골함을 개인적으로 조사해도 확실치 않습니다. 예루살렘 홀리랜드 대학의 성경학자인 스테판 판(Stephen Pfann) 역시 “예수”라는 이름이 정확하게 관에 표시되어 있었는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가 보기에는 “하룬(Harun)”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합니다. 고대 유대 문서는 해독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또한 예수, 마리아, 요셉이라는 이름들은 1세기에 매우 흔했습니다. 예수 시대 당시 여성들 중 25%가 마리아라고 불렸습니다. 요셉도 흔한 이름이었습니다. 10명 중 1명은 “예수아(Jesua)”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에반스 박사는 예루살렘에서 “예수”라는 이름이 발견된 무덤만 100개에 달하며, “요셉(Joseph)”의 경우에는 200개라고 합니다. “마리아(Mary)”는 훨씬 많습니다.

“마리아메네의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이름들이 그 당시 매우 흔한 이름이었으며, 1996년이 되어야 BBC에서 방송된 영화에서는 그 이름들이 함께 발견된 점을 고려할 때 가족이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은 결국 근거가 없는 것으로 치부되었는데 그 이유는 신약학자 리처드 버캄(Richard Bauckham)이 한 이러한 주장 때문이었습니다. 성경과 연관된 이름은 너무 흔해서 이 이름들에 확률을 적용시키면 이 사람들이 유명한 예수의 가족일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3. “예수의 무덤” 이론의 사실 여부는 막달라 마리아에 달려있습니다. 마리아메네 에 마라가 카메론과 자코보비치가 증명하려는 것처럼 막달라 마리아를 의미할까요? 대부분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이들의 해석에는 증거가 없습니다. 버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막달라 대신 ‘마리아메네’를 사용한 첫 사례는 185년에 태어난 학자로, 다시 말해 막달라는 사망할 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카메론과 자코보비치는 안드레이 포이얼버걸(Andrey Feuerverger)이라는 통계학자까지 고용했지만, 이들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이 학자가 사용한 수치는 대다수 학자들이 반증한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사실, 포이얼버걸도 이 가정은 자코보비치가 제기한 것이며, 600대 1이라는 가능성의 최대 요인이 마리아메네 에 마라가 막달라 마리아였다는 점이었다고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포이얼버걸은 미국 과학 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카(Scientific American)”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역할을 변호하려 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600대 1이라는 숫자를 그 영화에 써도 좋다고 하긴 했습니다. 그 말에는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이 숫자의 근거인(카메론의) 가정을 억지로 받아들여서 계산해낸 숫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랜디 잉거맨슨(Randy Ingermanson) 박사의 확률 통계 분석에 따르면 그 무덤이 나사렛의 예수가 죽은 무덤일 확률은 1만분의 1보다도 적다고 합니다.


4. 그렇다면 DNA 테스트는 어떻게 된 것일까요?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이 무덤이 예수의 것이라는 주장이 옳지 않을까요? 이 테스트 자체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테스트는 검사를 진행할 만한 뼈가 없었던 관계로 자코보비치가 예수와 마리아메네 두 사람의 것이라고 확인한 유골함에서 나온 잔여물을 사용해서 진행되었으며, 미토콘드리아(진핵생물) DNA 시험 방식으로 두 사람의 연관성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는 음성, 즉 두 사람이 모계 쪽으로 연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코보비치는 이를 근거로 두 사람이 부부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버캄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버캄은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예수와 마리아메네가 모계 쪽으로 친족이 아니었다면, 부계 쪽으로 연관된 가능성 대신에 이들이 남편과 아내였다는 결론을 급하게 내려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이 특정한 이름들이 같은 무덤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이야말로 그 무덤이 예수의 것이라는 추측에 불을 붙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여러 학자들은 카메론과 자코보비치가 증거를 조작하여 있지도 않은 사건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수 세기의 역사적 연구를 뒤집는 결론을 내리기 전에 해결해야 할 모순되는 문제들도 많이 있습니다.


정말 예수의 무덤이라면?

1. 카메론과 자코보비치는 왜 자신들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 학자들의 말을 인용하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1996년에 영국의 BBC에서는 이들의 주장과 동일한 주제에 대한 단편 다큐멘터리를 방송했으며 이에 대해 고고학자들은 그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사실 대부분 고고학자들은 이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2. 죽은자를 고향에 묻어주는 게 당시 풍습이었음에도 마리아와 요셉의 가족들의 무덤은 나사렛이 아닌 예루살렘에 있었을까요? 중동 전문가이자 성서인류학자인 조 지아스(Joe Zias)는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었으며, 예수는 ‘나사렛의 예수’로 알려졌고, ‘예루살렘의 예수’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가족들이 무덤을 살 정도로 부유했다면, 나사렛에 사면 샀지 예루살렘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지아스는 카메론의 주장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3. 유대인 지도자들과 같은 예수의 적들은 왜 무덤을 그냥 두었을까요? 이들은 예수가 묻혔다는 증거를 위해 예루살렘을 찾았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제자들이 시체를 훔쳤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을 정도로 증오했으며, 무덤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누구보다 좋아했을 것입니다.


4. 로마인들은 예수 무덤의 비문을 공개하지 않았을까요? 로마 병사들은 예루살렘 전체를 관리하고 있었으며 자신들이 지키고 있던 무덤에서 시체가 사라졌다면 바로 알았을 것입니다.


5. 같은 시대의 로마인 또는 유대인 사학자들은 왜 무덤에 대해 기록하지 않았을까요? 그 시대 사학자 중 단 한 명도 그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6. 왜 카메론과 자코보비치는 무덤이 예수의 것이라는 이유로, 가짜인 것으로 알려진 “야고보 유골함( James Ossuary)”을 들었을까요? CBS의 뉴스 특파원인 마크 필립(Mark Philips)은 “이들의 주장이 속임수임을 입증할 수 있는 고고학적 건축물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는 디스커버리 채널이 고대 무덤에 대해 찬반 논란이 거센 주장에 연루된 두 번째 상황입니다. 첫 번째 상황의 중심에 있었던 이는 이제 위조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초기 기독교 전문가로 야고보 유골함 사건에 깊이 연루되어 있었던 벤 위더링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유골함이 탈피요트 사건과 무관하다고 볼 수 있는 실물 증거가 존재합니다.”


7. 자코보비치와 카메론은 왜 부활절 직전에 책과 다큐멘터리를 발표하지 않았을까요? 무덤 현장을 조사한 첫 번째 고고학자인 아모스 클로너(Amos Kloner)는 이들의 생각이 고고학적 기준에는 맞지 않지만 상업적인 TV 프로그램으로는 적합하다고 합니다. “돈 좀 벌고 싶었을 겁니다”라고 클로너는 말했습니다.


8. 예수의 부활이 거짓이었다면, 왜 제자들은 부활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고문을 당했을까요? 신약 학자 대럴 보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가족이나 추종자들이 예수의 뼈를 가족 유골함에 묻은 다음에, 예수가 실제로 살아났다는 말을 하고 다닐 이유가 있을까요?”


전문가들의 견해

이 다큐멘터리에서 인터뷰를 한 스테판 판은 영화 속 가설의 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이 말을 믿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회의론자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야기를 무너뜨리는 뭔가를 보고 싶어하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판은 “1에서 10 점 사이에서, 10이 완전히 가능함을 의미한다고 하면, 이것은 1 또는 1.5 정도일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의 고고학 담당 기관 대변인으로 일했던 오스낫 고애즈(Osnat Goaz)에 따르면 유물 관리 부처에서 유골함 2개를 뉴욕을 보내기로 했지만 정작 그 안에는 사람의 흔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유골함을 보내는 데 동의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 영화 제작자들의 말에 동의한다는 건 아닙니다”라고 고애즈는 말했습니다.


근동 고고학 및 인류학 전문가로 50년간 이스라엘 고고학자들과 일해 온 윌리엄 데버(William Dever)는 전문가들도 유골함에 대해 수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알고 있었는데 신경을 안 썼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라고 아리조나 대학 명예교수이기도 한 데버는 말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속아넘어가지 않았다면 그것도 웃겼을 겁니다.”


사실 카메론과 자코보비치 외에도 문제의 무덤이 예수의 것이라고 주장한 이들이 있습니다. 책과 웹사이트에서 “증거”를 인용한 다른 이들의 말을 살펴보겠습니다.


학자들의 의견

정말로 예수의 무덤이 발견된 것일까요?

확인을 위해 최고의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채플 힐 소재인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 고고학자인 조디 마그네스(Jodi Magness)는 그러한 주장을 정식으로 학자들을 위한 전문 과학지에서 하지 않고 기자회견장에서 했다는 점에 언짢아했습니다. 마그네스는 바로 방송국에 연락해서 이 영화 제작자들이 “무덤을 마치 진짜 학술적인 논쟁거리인 것처럼 꾸몄으며, 관련 시대를 전문으로 하는 대다수 고고학자들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이 주장이 옳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마그네스는 예수 시대에 부유한 가족들은 죽은자를 손수 만든 바위로 만든 무덤에 묻었으며, 뼈는 벽의 틈새에 넣은 다음 나중에 유골함으로 옮겼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는 가난한 형편에서 태어났으며, 당시 대부분 유대인들처럼 일반적인 무덤에 묻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예수의 가족이 돌로 된 무덤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부유했다면 고향은 예루살렘이 아닌 나사렛이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탈피요트의 유골함에서 발견된 이름들의 의미를 통해 이 무덤이 예루살렘 인근 지역인 유대(Judea) 가족 것임을 알았습니다. 이 곳의 사람들은 본인의 이름과 아버지의 성을 사용했습니다. 예수와 가족들은 그리스도 교도였으므로 자신들의 이름과 고향 이름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무덤이 예수의 것이라는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말도 안 됩니다”


이 결론이 압도적인 수의 고고학자들도 동의하는 의견인 듯 합니다. 윌리엄 데버는 50년 동안 이스라엘의 발굴 현장에서 연구해 온 비편파적인 학자로서, 그도 이에 동의합니다. 데버는 미국 학자들 사이에서도 성서 고고학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는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저는 기독교인이 아닙니다. 신을 믿지 않습니다. 이 논쟁에 아무 상관이 없지만, 이 얘기를 과장하고 왜곡하는 과정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