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가정예배서

2018. 11. 11. 주일 : 잘라라 제물 바치던 그 손을

w.j.lee 2018. 11. 10. 20:07
2018. 11. 11. 주일
잘라라 제물 바치던 그 손을


찬  송: 365장 - 마음 속에 근심 있는 사람



성  경: 마가복음 11:15~25
(막 11:15) ○그들이 예루살렘에 들어가니라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시며
(막 11:16) 아무나 물건을 가지고 성전 안으로 지나다님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막 11:17) 이에 가르쳐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 하시매
(막 11:18)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이는 무리가 다 그의 교훈을 놀랍게 여기므로 그를 두려워함일러라
(막 11:19) ○그리고 날이 저물매 그들이 성 밖으로 나가더라
(막 11:20) ○그들이 아침에 지나갈 때에 무화과나무가 뿌리째 마른 것을 보고
(막 11:21) 베드로가 생각이 나서 여짜오되 랍비여 보소서 저주하신 무화과나무가 말랐나이다
(막 11:22)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여 이르시되 하나님을 믿으라
(막 11:23)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이 산더러 들리어 바다에 던져지라 하며 그 말하는 것이 이루어질 줄 믿고 마음에 의심하지 아니하면 그대로 되리라
(막 11:24)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 1요3:22
(막 11:25) 서서 기도할 때에 아무에게나 혐의가 있거든 용서하라 그리하여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허물을 사하여 주시리라 하시니라


요  절 :
이에 가르쳐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 하시매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불려야 한다."는 구절은 구약의 이사야 56장 7절이 전하는 말씀입니다. 지금 예수님은 히브리성서의 한 구절을 인용하여, 현재 그들이 행하는 종교 현실이 얼마나 틀렸는지를 꾸짖고 계십니다.

17절에 보면 "강도의 소굴을 만들어 버렸다."고 하셨는데, 여기에 나오는 '강도'는 다름 아닌 목사나 신부 같은 성직자들을 칭합니다. 성직자들이 성전으로 제사 드리러 온 사람들의 제물을 횡령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그들을 향해 "성전을 기도하는 집이다."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성전 시대의 종언(終焉)과 메시아 시대의 출현(出現)을 예고하셨습니다.

성전은 누구라도 나와서 기도하는 곳이지, 소수의 가진 자들만 제물을 바치는 곳이 아니라는 변혁의 선언이었습니다.

성전 제사에 필요한 속죄물 대신 기도와 찬양으로 하나님의 자비와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이니, 당시 성전 제사의 체제에서는 천지가 진동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마태복은 9장에도 이런 의미의 사건이 하나 등장합니다. 예수님이 세리의 집에서 죄인들, 세리들과 함께 음식 잡수시는 것을 본 바리세인들이 예수님을 비난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다. 죄인을 부르러 왔다."(13) 여기서 죄인은 성전에 제물을 바치거나 제사를 드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죄인을 부르러 왔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성전에 제물을 바치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불구자나 심각한 병자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 바칠 제물이 없어 배제된 죄인들에 이르기까지, 제물 대신 기도와 찬양으로 속죄가 된다는 혁명적인 선언인 것입니다.

일본의 종교철학자인 사사키 아타루의 책 제목이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입니다. 기도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가난하고 능력 없는 사람을 배제하는 불의한 세상과 제도를 바꾸려면 나약한 관습과 행위, 제도를 끊어버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도 오늘 예루살렘의 성전 제사와 그 제도에 복무하는 인간들을 향해 소리치고 계십니다.

"너희가 내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구나. 이제는 제물을 바치던 그 손을 잘라 버리고, 그 손으로 누구나 기도하는 집이 되게 하라. 소외되고 배제되는 사람이 없게 하라!"




우리가 하나님의 집을 다시 '강도의 소굴'로 만들지는 않았습니까?


하나님,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 구원을 선포하셨던 그리스도의 연민과 변혁을 배우게 하옵소서.
모두를 위한 혁명적인 선언이 우리의 삶에서도 일어날 수 있도록 손을 잡아 일으켜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허태수 목사 ㅣ 성암교회


출처 : 2018년 가정예배서 하늘양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