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가정예배서

2019. 4. 20. 토요일 : 오늘 꼭 해야 할 일

w.j.lee 2019. 4. 19. 19:13
2019. 4. 20. 토요일

오늘 꼭 해야 할 일


찬  송: 465장 - 주 믿는 나 남 위해





성  경: 누가복음 23:34~37
(눅 23:34)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그들이 그의 옷을 나눠 제비 뽑을새
(눅 23:35) 백성은 서서 구경하는데 관리들은 비웃어 이르되 저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만일 하나님이 택하신 자 그리스도이면 자신도 구원할지어다 하고
(눅 23:36) 군인들도 희롱하면서 나아와 신 포도주를 주며
(눅 23:37) 이르되 네가 만일 유대인의 왕이면 네가 너를 구원하라 하더라


요  절 :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그들이 그의 옷을 나눠 제비 뽑을새


고난주간의 의미는 그분의 고난을 묵상하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육체적인 것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심한 것은 모욕감과 수치입니다. 예수님은 죄가 없으심에도 십자가 죄인으로 취급되는 치욕을 당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연히 사용할 수 있는 변호권을 스스로 포기 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조롱당하셨습니다. 그것이 더 큰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그들을 위한 기도를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은 십자가 위에서 하신 예수님의 일곱마디 말씀(架上七言) 중 첫 번째 말씀입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34)

지금 우리는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때 우리가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은 예수님의 용서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이름을 지우는 일입니다. 내게 치욕을 준 사람, 내게 고통을 준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 예수님의 기도에서 어떻게 용서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내게 죄 지은 자는 자신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러니 스스로 깨닫고 회개할 때가 올 것을 믿고 기도해야 합니다.

누군가를 윽박질러서 얻어내는 참회는 자신을 철저히 반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하는 절반의 회개입니다. 스스로 깨달아 철저히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회개가 온전한 회개입니다.

용서는 나를 향해 오는 공격을 무력화 시키는 힘입니다. 지나온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기독교는 핍박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공격에 맞서서 더 날카로운 칼날을 세우거나 무장을 견고히 하지 않았습니다.

"의인은 향나무 같아서 찍는 도끼에 향을 묻힌다." 루오의 판화 '미제레레:시편 51편' 연작 중 루오가 친필로 쓴 제목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찌르는 이들에게까지 용기와 향기를발하셨습니다.

고난의 절기를 지내며 누군가를 용서한다면 우리도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 아닐까요?





지금 떠오르는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용서해 줄 수 있습니까?



주님, 십자가에서 고통과 모욕을 당하시면서도
자신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신
예수님을 본받게 하옵소서.
오늘 이 시간, 그 '한 사람'을 용서함으로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기를 원합니다.
우리를 인도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정연수 목사 - 효성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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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루오 판화집-미제레레(Miserere)

 58점으로 구성된 루오의 판화 연작 미제레레의 탄생은 1912년 그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구체화된다.

이 상실로 크게 상처입은 루오는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카타르시스적 방편의 하나로 미제레레 판화의 제작에 몰두한다.

 

루오 작품의 실질적인 중추인 미제레레 이야기의 모델은 십자가의 길이다.

루오는 이 작품을 통하여 현대 세속 세계에 존재하는 극도의 고통을 깨닫는다.

처음에 루오는 이 판화집 전체에 미제레레 전쟁이라는 제목을 붙이며 작품을 두 부분으로 구성한다.

그러다가 독실한 기독교도가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속죄 기도의 의미를 강화하여 제목을

라틴어 “미제레레 노비스 Miserere nobis”, 즉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로 줄인다.

제목을 바꾸었음에도 불구하고, 판화집은 두 부분으로 나누는 구성을 유지하여

1~33번 판화는 미제레레가 전개되고, 34~58번까지는 전쟁을 주제로 한다.

 

 

1. 하느님, 당신 자애에 따라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시편 51,3)

 

 

2. 멸시 받는 그리스도

 

 

3. 지금도 채찍을 맞으며

 

4. 불쌍한 부랑자로 네 마음을 찾아드신다

 

5.외로이 모함과 악의로 가득한 이 삶에서

 

6. 우리 모두 죄인이 아닙니까?

 

7. 임금인 줄로 알지만

 

8. 그 누가 분장하지 않는가?

 

9. 가끔은 여정이 아름답기도 하다

 

10. 긴 고통의 변두리 옛 동네에서도

 

11. 내일은 날이 좋겠지 하고 난파자는 되뇌었다

 

12. 삶이라는 힘겨운 직업

 

13. 사랑하면 그렇게도 포근할텐데

 

14. 그 이름은 환락의 여인

 

15. 싱그러웠던 입 안에, 이제는 쓴맛만이

 

16. 부촌의 부인은 천국에도 특석을 예약할 셈이고

 

17. 해방된 여인은 오후 2시를 열두 시라고 떠든다

 

18. 유죄선고를 받은 자는 떠나 버리고....

 

19. 변호인은 통 모를 소리만 실없이 연설한다

 

20. 십자가에 달린 채 잊혀진 예수 아래에서

 

21. 그는 학대당하고 멸시 받았으나 입을 열지 않았다(이사 53,7)

 

22. 여러 분야와 마찬가지로 가장 좋은 직업은 척박한 땅에 씨를 뿌리는 것

 

23. 고독한 자들의 거리

 

24. 겨울은 이 땅의 문둥병

 

25. 언제쯤 장 프랑수아는 할렐루야를 노래할까

 

26. 목마르고 두려운 이 땅에서

 

27. 애처롭도다...

 

28. 나를 믿는 자는 죽어서도 살 것이다(요한 11,26; 12,44)

 

29. 새벽에 노래하라. 하루가 다시 태어날 것이다

 

30. 우리는......그의 죽음으로 세례 받았다(로마 6,3)

 

31. 서로 서로를 사랑하시오(요한 15,17)

 

32. 주여, 당신이군요. 저는 당신을 알아봅니다(요한 20,28)

 

33. 그리고 부드러운 수건을 든 베로니카가 여전히 길을 지난다......

 

34. 폐허조차도 사라져 버렸다

 

35. 예수는 세상의 종말까지 고통을 받을 것이다

 

36. 이번만이에요, 아빠!

 

37. 호모 호모니 로푸스(인간은 인간에 대해 늑대이다)

 

38. 흔히들 중국인이 대포 화약을 만들어 우리에게 주었다고 말한다

 

39. 우리는 미쳤다

 

40. 얼굴을 맞대고

 

41. 운명의 여신들(그리스 신화의 모이라이Moirai, 즉 생명의 실을 잣는 클로토(Clotho),

그것을 재는 라케시스(Lachesis:할당자), 그리고 운명의 순간 거대한 가위로

그것을 자르는 아트로포스(Atropos:강직한 자))

 

42. 어머니들은 전쟁을 증오한다

 

43. 우리는 죽어야 한다. 우리와 우리의 모든 것도 다 함께

 

44. 나의 포근한 고향이여, 너는 어디 있느냐?

 

45. 죽음은 형극에서 겨우 벗어난 그를 앗아갔다

 

46. 의인은 향나무처럼 후려치는 도끼를 향기롭게 한다

 

47. 깊은 수렁에서

 

48. 압착기에서 포도는 으깨졌다

 

49. 마음이 숭고할수록 목은 덜 뻣뻣하다

 

50. 손톱과 주둥이

 

51. 랭스의 미소로부터 멀리 떨어져서(랭스 대성당 가브리엘 천사상의 유명한 미소)

 

52. 악법도 법이다

 

53, 일곱 자루의 칼을 지닌 성모 마리아

 

54. 죽은 자들이여, 일어나시오!(1916년 베로덩 전투에서 드리망 대위가 외친 소리)

 

55. 때때로 장님이 눈이 보이는 자를 위로했다

 

56. 허세와 불신의 이 암흑 시대에 깨어 있는 '땅 끝의 성모'

 

57. 죽음과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죽음에까지 순종하는(필리 2,8)

 

58. 그의 고통 덕분에 우리는 치유되었다(이사 53,5; 1베드 2,24) 

 


 

 

《미제레레》머리말

 

나는 이 작품을 스승이신 귀스타프 모로(Gustave Moreau) 선생과 나의 용감하고 사랑하는 어머니께 바친다. 어머니는 예술의 젊은 길손으로 갈림길을 빈손으로 헤매던 나의 첫 노력을 돕느라 밤을 새우곤 했다. 두 분은 서로 달랐으나 이제는 우리 삶의 몫을 이루는 비통과 수모의 이 시대와는 달리 한결같은 미소 띤 어지심으로 용기를 주었다.

 

주제의 대부분은 1914-1918년에서 발단했다. 본래는 먹으로 그린 소묘의 형태로 처리되었던 것을 나중에 앙브루아스 볼라르의 요청에 의해 회화로 발전시켰다. 그는 우선 모든 주제를 동판에 옮기게 하였다. 그런데 무엇보다 내 필적을 동판에 남겨야 옳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초의 율동과 그림을 살리느라고 무진 애썼다.

 

동판에 따라 잘 될 경우도 잘 안될 경우도 있었는데, 여러 가지 연장을 써가면서 끊임없이 작업을 거듭했다. 거기에는 아무런 비결도 없다. 만족을 얻지 못하는 나는 같은 주제를 무제한 다루면서 열두 번 내지 열다섯 번까지도 다시 해보곤 하였다. 모두 같은 수준이 되기를 원했던 것이다. 이 일에 내가 애착했던 것은 사실이다. 어느 미국 대사가 동판 중 몇을 금판에 옮겨 대사관 벽에 붙였으면 하는 요구에 무심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나 자신이 정성껏 감독한 인쇄가 1927년에 드디어 끝나자 앙브루아스 볼라르는 원판을 그어버리도록 하였다.

여러 사정으로 20년을 끈 작품 발간을 고대했던 끝에, 다행히도 1947년에 판화들을 되찾아 에투알 필랑트 사에 발행을 위탁할 수 있었다.

 

본래는 앙드레 쒸아레스가 그림에 글을 짓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는 그 일을 못하고 말았다.

앙브루아스의 죽음 - 전쟁 - 점령과 그 후환, 그리고 나 자신의 재판 등이 무기한 지연의 원인이 되었다. 본성으로는 낙관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나였건만 때로는 어두운 시간들을 겪었으며 벌써 언제부터 완성되어 있었고 나 자신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던 이 작품의 출판을 못보고 말리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제나마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목적에 도달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앙브루아스 볼라르에 대해 내가 공평치 못했다면, 아무튼 속도 기록과는 멀 망정 아름다운 책들을 만드는 취미도 있고 열정도 띤 그였으나 역시 우리네 세상의 한계를 돌보지 않고 그가 길손에게 맡기려던 허다한 작품과 그림을 모두 마치려면 삼백 년은 걸렸을 것이라고 해두자.

 

형상, 색채, 조화 -

눈, 마음, 정신에게는

오아시스 아니면 신기루

 

어둑한 수평선에 사라지기 전

그림의 부름인 울렁이는 바다 보고

'내일은 날이 좋겠지' 하고 난파자는 되뇌었다

 

그림자와 가면으로

괴로워진 이 세상에

평화가 깃든 것은 설마 아니리

 

십자가에 달린 예수 나보다 잘 말하리

재판받는 요안나의 짧고 높은 답변이며

이름없든 축성됐든 뭇 치명자 성인들도

 

1948년 파리에서

조르주 루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