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四旬節) 묵상(默想, meditation) 15 : 제 생명보다 주님의 인자(仁慈)!

w.j.lee 2022. 3. 18.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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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명보다 주님의 인자(仁慈)!

2022년 3월 18일(금)

말씀(시편 63:1-8)

1.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가 주를 앙모하나이다
2.  내가 주의 권능과 영광을 보기 위하여 이와 같이 성소에서 주를 바라보았나이다
3.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
4.  이러므로 나의 평생에 주를 송축하며 주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나의 손을 들리이다
5.  골수와 기름진 것을 먹음과 같이 나의 영혼이 만족할 것이라 나의 입이 기쁜 입술로 주를 찬송하되
6.  내가 나의 침상에서 주를 기억하며 새벽에 주의 말씀을 작은 소리로 읊조릴 때에 하오리니
7.  주는 나의 도움이 되셨음이라 내가 주의 날개 그늘에서 즐겁게 부르리이다
8.  나의 영혼이 주를 가까이 따르니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거니와

 

요절(要節)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 (시 63:3)

 

 

 

믿음 안에서 깨어 있다는 것은 자기 영혼의 상태를 살피고 점검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잘 살피는 이는 자신에게 정녕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게 됩니다.

혼의 형편은 누가 대신 알아줄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을 찾는이만이 자기 영혼의 형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인은 자신이 하나님 없이 얼마나 허기지고 목마른 형편에 처했는지를 탄식하며 주님을 찾노라고 고백합니다.

그 허기와 목마름은 하나님만이 채워주실 수 있으니

'하나님 당신 없이는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라며 주님 없이는 한순간도 버틸 수 없다고 호소하는거지요.

 

자기가 어떤 처지에 있는지, 어떤 인생인지 알기에 시인은 주의 자비가 제 생명보다 소중하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자비 없이 생명은 더 이상 생명 노릇을 할 수도 없고 아예 아무것도 아닙니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라는 거지요.

 

그는 하나님의 자비를 떠나 제멋에 취해 자기 길을 걸어본

둘째 아들(눅 15장)의 경험을 가졌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끝, 절망의 나락에서

아버지의 그늘에서 종노릇하는 것이 차라리 더 낫다는 것을 알아버린 거지요.

그러니 정확하게 자신을 파악합니다.

주님 당신의 자비가 제 생명보다 소중합니다!

그렇게 몸으로 깨닫고 돌아와 하나님을 뵙고 말씀에 젖어들

영혼의 갈함과 허기가 채워지니 한없는 만족을 누립니다.

 

그러니 온몸 가득한 감격으로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궤가 돌아올 때 하나님의 영광에 취하여 옷이 흘러내리는 줄도모르고 춤을 추었던 다윗과 같은 심정이겠지요.

제자들이 먹을 것을 구해와 주님 앞에 내어놓았으나 너희가 알지 못하는 양식

- 사람들의 비난을 피해 우물에 왔다가 예수님 만나 생명 가득한 기쁨을 누린 여인의 감격(요 4:32)-

이 있다고 슬쩍 물리치 신 예수님의 마음을 엿보는 것과도 같지요.

 

그렇게 충만한 시간을 맛보고 자리에 눕습니다. 잠이 올 리가 없습니다.

자신이 겪은 여정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다시 떠오르고 지나갑니다.

여기까지의 여정 그 어디에도 은총 아닌것이 없습니다.

밤이 깊어갈수록, 세상이 고요로 덮여갈수록부어진 은총이 주는 법열(法悅)이 쉬잠 못 들게 합니다.

 

시인은 베푸신 손길을 하나하나 세어봅니다.

그저 도우심에 안도만 하고 지나쳤던 사건 하나하나에 스며 있는

주님의 세밀한 돌보심을 짚어보면 더 생생히 살아오고 더 놀랍게 다가옵니다.

그렇게 밤새 지난 은총의 기억들을 묵상하다 피곤도 모른 채 새벽을 맞이합니다.

 

시편의 서술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이루어졌지만 시인의 현재는 8절입니다.

하나님 손에 잡힌 시인이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거꾸로 되돌아보는 여정(1-7)이며

이렇게 세밀히 돌보시는 주님이시니 앞으로는 더욱 하나님께서 돌보시리라는 확신의 고백(9-11)입니다.

 

여기까지 이르는 동안 이렇게 자비를 베푸신 분이니

앞으로의 여정은 오죽하시랴 싶은 확신 가득한 소망입니다.

소망은 앞으로 그랬으면 하는 불안한 기대가 아닙니다.

여기까지 이렇게 은총으로 이끄신 분이시니 앞으로의 나날은 더 그러하리라는 확신입니다.

보이지 않으나 보이는 것보다더 실재적입니다.

 

기도

깨어 있게 하셔서 저희에게 베푸셨던

그 놀라운 은총을 선명히 되새기는 지혜 를 주시기 원합니다.

그렇게 발견한 주님의 자비와 사랑에 놀라게 하시고

“제 희 또한 그렇습니다.

주님 제 목숨보다 주님 자비가 더 소중합니다” 라고

고백 하게 해주시기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