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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은총, 다른 걸음
2022년 3월 15일(화)
고린도전서 10:1-13
1. 형제들아 나는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에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2.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
3. 다 같은 신령한 음식을 먹으며
4.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 이는 그들을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
5. 그러나 그들의 다수를 하나님이 기뻐하지 아니하셨으므로 그들이 광야에서 멸망을 받았느니라
6. 이러한 일은 우리의 본보기가 되어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악을 즐겨 한 것 같이 즐겨 하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 함이니
7.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과 같이 너희는 우상 숭배하는 자가 되지 말라 기록된 바 백성이 앉아서 먹고 마시며 일어나서 뛰논다 함과 같으니라
8. 그들 중의 어떤 사람들이 음행하다가 하루에 이만 삼천 명이 죽었나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음행하지 말자
9.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이 주를 시험하다가 뱀에게 멸망하였나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시험하지 말자
10.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이 원망하다가 멸망시키는 자에게 멸망하였나니 너희는 그들과 같이 원망하지 말라
11. 그들에게 일어난 이런 일은 본보기가 되고 또한 말세를 만난 우리를 깨우치기 위하여 기록되었느니라
12.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13.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요절(要節)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고전 10:12)
어릴적 주일학교 선생님이 들려주던 출애굽 이야기는 굉장한 서사였습니다.
이집트에서 바로를 무릎 꿇린 열 번의 기적,
홍해가 갈라져 이스라엘이 물을 벽처럼 세우고 건넌 이야기와 구름기둥과 불기둥,
광야에서 주어진 매일의 만나와 반석에서 물이 나온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내 앞에 그런 기적이 펼쳐 진다면 나라면 저들처럼 하나님을 원망하고 우상을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을텐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매일 매순간 그분의 손길을 누리고 인도하심을 경험하면서도 어떻게 하나님께 불충할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믿음의 여정을 지나면서 나 또한 저들과 다를 바 없는 어리석은 인생임을 알게 되었지요.
가끔은 도리어 그들보다 더 미련하고 목이 곧은 인생임을 발견하곤 합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어리석고 미련한 경향이 과거 구약 백성에게만 있었던 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고 고백하는 신약 백성에게도 일어날 수 있음을 일러주며 깨어 있을 것을권면합니다.
그는 출애굽의 백성들과 그리스도의 교회 성도들의 여정을 비교합니다.
저들은 홍해를 건너는 세례를 받고 모세에게 속하였습니다.
만나라는 하나님께서 직접 주시는 영적 음식을 먹고 바위에서 솟는 영적 생수를 마셨습니다.
바울의편지를 읽는 고린도 교우들은
믿음으로 받은 세례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매일의 영적 양식을 떠올리며
저들과 다른 처지가 아님을 발견할 수 있었겠지요.
그런데 그토록 놀라운 사랑과 은총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패역, 우상숭배와 악행으로 말미암아 대부분 광야에서 죽음을 맞고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였습니다.
날마다 하나님의은총을 누리고, 순간마다 주님의 기적을 경험한다 해도
그것을 마치 자신이 받아야 할 것을 받는 것처럼 당연히 여기는 순간부터
하나님을 향한 감사는 사라지고 하나님은 우리의 뒷전이 됩니다.
그저 우리 필요를 채우신 다음 뒤로 조용히 물러나계시면 되는 분입니다.
베풀어주신 은총이 아무리 많아도 아직채워지지 않은 욕망으로 허기만 가득합니다.
이미 받은 것은안중에도 없습니다.
오직 채워지지 않은 것을 향한 욕망은 그무엇으로도 끌 수 없어서 불평과 원망으로 타오릅니다.
그러니 임금님께 진 빚 만 달란트(1달란트=6,000데나리온)를 막 탕감받고도
백 데나리온을 빚진 동료를 옥에 가두는 것은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이것이 광야의 이스라엘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영적인 출애굽을 겪고 구원을 체험한 교회의 성도들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광야의 이야기를 그저 과거 이스라엘의 이야기로 읽을 것이 아닙니다.
사도는 말합니다. 그러니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 말입니다.
이 말씀을 좀 더 노골적으로 읽는다면 스스로를 광야의 저들과 다를 바 하나 없는 사람으로 여겨야 합니다.
그리고 주어지는 그 어떤 것도 당연히 여기지 않습니다.
그래야 설사 시련을 받는다 하더라도 불평하지 않을 수 있고
그에 맞갖는 힘도 주시는 주님의 선하심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약함을아셔서 미리 피할 길도 마련하시는 선하신 배려를 찬양할 수도있습니다.
선 줄로 여기지 않는 것! 은총의 시작입니다.
기도
주님,
저는 지금 주님을 어디쯤 세워두고 있는지요.
제 필요에만 호출되는 당 신인가요?
아니면 제가 언제나 우러르는 당신입니까?
이 사순의 시간을 통해 저를 깨어있게 하시고
세미한 음성과 작은 손짓에도
당신을 향하는 은총을 허 락해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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