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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거절
2022년 4월 13일(수)
말씀(요한복음 13:21-32)
21.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심령이 괴로워 증언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하시니
22. 제자들이 서로 보며 누구에게 대하여 말씀하시는지 의심하더라
23. 예수의 제자 중 하나 곧 그가 사랑하시는 자가 예수의 품에 의지하여 누웠는지라
24. 시몬 베드로가 머릿짓을 하여 말하되 말씀하신 자가 누구인지 말하라 하니
25. 그가 예수의 가슴에 그대로 의지하여 말하되 주여 누구니이까
26.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가 그니라 하시고 곧 한 조각을 적셔서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시니
27. 조각을 받은 후 곧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 이에 예수께서 유다에게 이르시되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 하시니
28. 이 말씀을 무슨 뜻으로 하셨는지 그 앉은 자 중에 아는 자가 없고
29. 어떤 이들은 유다가 돈궤를 맡았으므로 명절에 우리가 쓸 물건을 사라 하시는지 혹은 가난한 자들에게 무엇을 주라 하시는 줄로 생각하더라
30. 유다가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이러라
31. ○그가 나간 후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지금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도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도다
32. 만일 하나님이 그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으면 하나님도 자기로 말미암아 그에게 영광을 주시리니 곧 주시리라
요절(要節)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심령이 괴로워 증언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하 시니 (요 13:21)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며 사랑이라는 새 계명을 주신 예수님은 번민하시며
너희 가운데 나를 팔아넘길 사람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모두들 당황스러웠겠지요. 선생님을 팔아넘기다니요?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에 담긴 무게 때문인지 쉽게 입을 뗄수가 없어 사랑받는 제자에게 눈치를 주어 묻게 합니다.
주님께서는 떡을 한 조각 떼어 유다에게 건넴으로 답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수난은 로마제국과 유다의 지배 권력의 합작품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예수님과 함께한 제자 안에서 일어난 배신으로 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적이나 원수들의 미움이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귀기울이지 않는 사람들 의 외면과 이리저리 휩쓸리는 군중의 환호와 금세 뒤집어버리는 거부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했던 제자의 배신은 받아들이기 정말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함께했던 모든 시공간, 주고받았던 모든 대화들, 말씀과 치유 안에서 누렸 던 기쁨과 영광과 어우러짐 등
예수님의 사역 전체가 부정당하는 것이니 무엇보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일 것입니다.
그런데 요한복음은 예수께서 번민 가운데서도 이 배신을 드러내셔야 할 증언이라고 이릅니다.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덮어두었다가 그때 가서 겪으면 될 터인데 굳이 꺼내십니다.
이제 원수들의 음모와 주님의 제자들 안에서의 배신이 예수님의안팎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주님을 십자가로 내모는 세상의 거절이야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던 광야에서부터 시작해 끊임없이 이어진 원수와 악마의 음모라면
스승 예수님을 향한 제자의 배신은 그분을 따른다고 하면서
여전히 자기만의 헛된 생각들로 가득한 우리의 거절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고난을 받는 것은 거짓과 악이 도모한 음해이기도 하지만
주님의 사랑을 넉넉히 받고도 그분을 부인하는 이들로 인해 일어난 수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거절은 지금도 믿는 우리 안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증언이기도 합니다.
지독한 것은 그럼에도 사랑이신 주님은 이 고통스런 배신마저도 받아들이십니다.
스승을 부인하는 제자의 배신을 그분은 용인합니다.
그조차도 영원 전부터 준비된 하나님의 큰 사랑을 결코 훼방할 수 없다는 듯 말씀하십니다.
“이제 가서 네 할 일을 하라.”
이 수난의 여정에서 우리는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주님과 동행하고자 합니다.
거절하는 인생이며 동시에 동행하기 원하는 이 이중성이 우리임을 고백하면서
조심스레 우리의 내면을 돌아보고 주님과 함께 해야 합니다.
주님은 모순된 이 두 마음을 받아 주님을 따르는 마음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도무지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 채 그 시간을 보냈고 유다는 그 빵 조각을 받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성서는그때가 밤이었다고 기록합니다. 유다는 제 발로 어둠을 향해 들어갔습니다.
놀라운 것은 바로 그 배신의 정점에서 주님은 하나님의 영광과 그 아들의 영광이 드러났다고 선언하십니다.
배신마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수 없었습니다.
기도
주님, 베푸신 사랑을 잊고 당신을 부인하고 배신함에도 내치지 않으시고 품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주님을 외면하고 거절하는 마음이 세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 안에도 있음을 기억하고 제 영혼을 돌보고 주님께 드리게 해주십시 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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