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 묵상 35 : 상한 갈대, 꺼져가는 등불

w.j.lee 2022. 4. 10. 16:31

.

.

상한 갈대, 꺼져가는 등불

2022년 4월 11일(월)

말씀(이사야 42:1-9)

1.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영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정의를 베풀리라
2.  그는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아니하며
3.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4.  그는 쇠하지 아니하며 낙담하지 아니하고 세상에 정의를 세우기에 이르리니 섬들이 그 교훈을 앙망하리라
5.  하늘을 창조하여 펴시고 땅과 그 소산을 내시며 땅 위의 백성에게 호흡을 주시며 땅에 행하는 자에게 영을 주시는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6.  나 여호와가 의로 너를 불렀은즉 내가 네 손을 잡아 너를 보호하며 너를 세워 백성의 언약과 이방의 빛이 되게 하리니
7.  네가 눈먼 자들의 눈을 밝히며 갇힌 자를 감옥에서 이끌어 내며 흑암에 앉은 자를 감방에서 나오게 하리라
8.  나는 여호와이니 이는 내 이름이라 나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내 찬송을 우상에게 주지 아니하리라
9.  보라 전에 예언한 일이 이미 이루어졌느니라 이제 내가 새 일을 알리노라 그 일이 시작되기 전에라도 너희에게 이르노라

 

요절(要節)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영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정의를 베풀리라 (사 42:1)

 

 

 

수난 주간 첫날입니다.

이제 십자가의 길은 정점을 향해 한 걸음 내딛고 있습니다.

이사야는 하나님의 구원이 펼쳐지는 우주적이고 역사적인 파라노마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주께서 세운 종을 통해 하나님은 기쁨으로 온 세상에 공의를 펼치겠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광대한 선언에 이어지는 종의 움직임은 아주 연약하기 그지없습니다.

상한갈대에 뭔 의미가 있다고, 기름이 다한 등불에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그토록 연약한 것들을 감싸며 낙담치 않게 하여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낸다고 합니다.

 

거대한 파노라마를 드러내는 도구들은 너무도 미미합니다.

만물을 창조하신 이, 구원의 공의를 드러내실 분,

먼 땅끝의 민족과 섬들이 간절히 기다리는 분의 이미지는 초라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하나님의 구원의 섭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통로는 십자가입니다.

도무지 하나님의 구원을 담보할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출애굽과 광야, 가나안 정복을 통해 이스라엘이 경험한 구원은 하나님의 강력한 개입이었습니다.

만군(萬軍)의 여호와는 노도의 용사처럼 여리고 성을 무너뜨렸고

기드온의 300 용사만으로 수만 명의 미디안 군대를 멸절시키셨습니다.

전능하신 분의 힘이 악의 세력을 넘어뜨리고 신음하는 이들을 일으키시는 영웅적 방식이었지요.

 

마치 헐리우드 영웅이 거대한 악을 물리치는 이야기 같습니다.

박진감 넘치고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결국 힘으로 이겨내는 승리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사야는 이제 하나님께서 전혀 다른 구원의 이야기,

어쩌면 정반대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구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드러낼 종은 자기를 낮추며 힘없는이들 가운데 머무시고 고난을 받으면서도,

기가 꺾이거나 용기를 잃는 일 없이 마침내 공의를 온 세상에 드러내고,

이방에까지 그 빛을 드러낼 것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확신하고 계십니다.

당신의 종을 통해 눈먼 자들이 눈을 뜨고 갇힌 자들이 구속함을 얻으리라는 것을,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 당신이 받으실 영광을 우상에 결코 넘겨주는 바 없이 완전하게 취할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시작과 끝은 영광 가득하고 하나님의 확신으로 채워져 있는데 그 과정은 연약하고 궁상맞기까지 합니다.
믿음의 여정은 하나님의 이 거대한 구원의 파노라마가 

모욕과 수치의 나무 십자가에서 오롯이 이루어지는 것을 체험하는 여정 입니다. 

 

이 역설이 진리로 드러나는 것을 맛보는 여정입니다. 

그 리고 이 여정을 통해 성도는 하나님의 구원이 임하는 상한 갈대 와 꺼져가는 등불이 

바로 자신임을 발견하며 감격하게 됩니다.

 

영웅의 도래가 아닌 십자가의 길이야말로 

바로 연약하기 그지없 는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섭리며 은총임을 깨닫게 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을 되새겨 읽으십시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의 파노라마의 거대한 시작과

그 한가운데를 채우는 한없이 여린 긍휼, 그리고 영원한 완성을 받들어 읽으십시오. 

 

사순의 여정은 우리가 바로 그 긍휼을 기다리는 이들임을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기도
주님,

십자가를 구원의 통로로 삼으시는 하나님의 긍휼이 바로 저를 향한 것임 을 기억하고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장대한 구원의 섭리 안에 저 같은 인생이 참여할 수 있는 영광을 허락해주심을 정말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