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 제5일 : 영혼의 어둔밤

w.j.lee 2023. 2. 27. 00:00

영혼의 어둔밤

2023년 2월 27일 월요일

열왕기상 19:1~8
(왕상 19:1) 아합이 엘리야가 행한 모든 일과 그가 어떻게 모든 선지자를 칼로 죽였는지를 이세벨에게 말하니 
(왕상 19:2) 이세벨이 사신을 엘리야에게 보내어 이르되 내가 내일 이맘때에는 반드시 네 생명을 저 사람들 중 한 사람의 생명과 같게 하리라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신들이 내게 벌 위에 벌을 내림이 마땅하니라 한지라
(왕상 19:3) 그가 이 형편을 보고 일어나 자기의 생명을 위해 도망하여 유다에 속한 브엘세바에 이르러 자기의 사환을 그 곳에 머물게 하고
(왕상 19:4) 자기 자신은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 가서 한 로뎀 나무 아래에 앉아서 자기가 죽기를 원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 하고
(왕상 19:5) 로뎀 나무 아래에 누워 자더니 천사가 그를 어루만지며 그에게 이르되 일어나서 먹으라 하는지라
(왕상 19:6) 본즉 머리맡에 숯불에 구운 떡과 한 병 물이 있더라 이에 먹고 마시고 다시 누웠더니
(왕상 19:7) 여호와의 천사가 또 다시 와서 어루만지며 이르되 일어나 먹으라 네가 갈 길을 다 가지 못할까 하노라 하는지라
(왕상 19:8) 이에 일어나 먹고 마시고 그 음식물의 힘을 의지하여 사십 주 사십 야를 가서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니라

요절

여호와의 천사가 또 다시 와서 어루만지며 이르되 일어나 먹으라 네가 갈 길을 다 가지 못할까 하노라 하는지라 (왕상 19:7)


엘리야는 예언자의 상징이라 불릴 만큼 위대한 인물입니다. 

바알 과 아세라의 선지자 8백 50명과 갈멜산 대결에서 승리하여 저들의 신이 우상에 불과하고 여호와 하나님만이 참된 신임을 온 이스라엘 에 드러냈습니다. 

홀홀단신으로 8백 50명과 대결할 만큼 담대했던 엘리야가 어느 순간 이세벨의 한마디에 두려워 도망합니다. 

하나님께 너무 힘드니 자기 생명을 거두어달라고 청합니다.

갈멜산의 엘리야와 로뎀나무아래의 엘리야는 전혀 다른 사람 같습니다.

 

믿음의 여정은 은총에 감싸여 기쁨과 감격이 가득한 시간으로만 채워져 있지 않습니다. 

은총 가득한 시간이 있다면 광야 같은 메마름의 시간을 겪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지 않는 부재의 경험,하나님이 나를 버리신 것 아닌가 하는 낙심에 빠지기도 합니다.

선진들은 믿음의 여정 중 이러한 어둠을 반드시 겪게 되는데

이 어둠 속에서 믿음의 새로운 세계가 시작된다고 일러줍니다.

그들은 이를 영 혼의 어둔 밤 혹은 영적 탈진이라고 표현합니다.

 

'어둔 밤'을 지나게 되면 생생하게 누리던 은총과 하나님의 사랑은 아득해지고 그저 홀로 버려진 듯한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엘리 야가 그러했습니다. 

하나님께 잡힌 바 된 그는 제단에 불이 임하게 하여 제단 위 제물을 태우는 놀라운 이적을 행했습니다. 

그러나 그 놀라운 기적조차도 힘이 되지 않습니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두 려움과 공포입니다.

 

기억할 것은 연약한 인생, 흙으로 돌아갈 인생이 영원하신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하고 놀라운 일을 체험한 것 자체가 '은혜'라는 것입 니다. 

하나님의 손에 이끌리어 행한 것일 뿐 인생이 흙이라는 존재의 한계를 넘어선 것은 아닙니다. 

보잘것없는 존재가 하나님의 손에 잡혀 감히 영원한 일에 참여한 감격을 누렸다가

현실에서 자신의 한계 를 다시 확인하는 순간 느끼는 그 간격은 절망적이기도 합니다.

영 혼의 어둔 밤은 두렵고 무섭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지요.

하나님 의 능력을 힘입고는 제 능력인 양 여기며 보잘것없는 흙과 같은 존재임을 감추려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는 점점 더 큰 위선에 빠질 수밖에 없고 영혼을 잃게 됩니다.

 

믿음의 선진들은 '영혼의 어둔 밤'에 하나님께서 그 영혼을 더욱 세 밀히 돌보신다고 일러줍니다. 

마치 로뎀나무 아래서 완전히 지쳐 쓰러져 잠든 엘리야를 어루만지고 일으키셔서 먹을 것을 주신 것처럼 말입니다.

주님은 잠든 그를 기다려주고 먹을 것을 챙기고 새 힘을 얻기까지 눈동자같이 돌보며 기다립니다.

그렇게 40일을 한결같이 돌보며 하나님의 산으로 인도합니다.

그 '어둔 밤'을 지났을 때 엘리야는 호렙의 동굴에서

하나님을 더 깊이 체험하고 새 소명을 받아 세 상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십자가의 길 또한 영혼의 어둔 밤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주님도 이 때를 위해 기도하셨고 믿는 이에게도 이때를 위해 깨어 기도하라고 일러주셨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때론 어둠으로 가득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세밀한 돌봄으로 가득한 은총의 시간이며, 

이 길을 통 해 영혼은 더욱 성숙하고 온전한 은총을 입을 것입니다.

 

기도
주님 은총에 감싸여 생생한 믿음의 순간을 살다가도 때로는 당신이 부재하신 것처럼, 

제 영혼이 길을 잃어 두려움에 빠지기도 합니다. 

주님, 어둠의 때에 당신 께서 저보다 더 제게 가까이 계시고 세밀히 돌보며 인도하고 계심을 고백하게 하 십시오. 

그로 인해 새로운 믿음의 세계로 나아가게 해주십시오. 아멘


출처 : 동행하는 길(송대선, 지강유철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