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 제10일 : 한 말씀만

w.j.lee 2023. 3. 4. 00:00

 
한 말씀만

2023년 3월 4일 토요일

누가복음 7:1~10

(눅 7:1) 예수께서 모든 말씀을 백성에게 들려 주시기를 마치신 후에 가버나움으로 들어가시니라 
(눅 7:2) ○어떤 백부장의 사랑하는 종이 병들어 죽게 되었더니
(눅 7:3) 예수의 소문을 듣고 유대인의 장로 몇 사람을 예수께 보내어 오셔서 그 종을 구해 주시기를 청한지라
(눅 7:4) 이에 그들이 예수께 나아와 간절히 구하여 이르되 이 일을 하시는 것이 이 사람에게는 합당하니이다
(눅 7:5) 그가 우리 민족을 사랑하고 또한 우리를 위하여 회당을 지었나이다 하니
(눅 7:6) 예수께서 함께 가실새 이에 그 집이 멀지 아니하여 백부장이 벗들을 보내어 이르되 주여 수고하시지 마옵소서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  눅5:8
(눅 7:7) 그러므로 내가 주께 나아가기도 감당하지 못할 줄을 알았나이다 말씀만 1)하사 내 하인을 낫게 하소서  눅15:19
(눅 7:8) 나도 남의 수하에 든 사람이요 내 아래에도 병사가 있으니 이더러 가라 하면 가고 저더러 오라 하면 오고 내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하나이다  마8:9
(눅 7:9) 예수께서 들으시고 그를 놀랍게 여겨 돌이키사 따르는 무리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에서도 이만한 믿음은 만나보지 못하였노라 하시더라  막6:6, 마21:31, 롬3:1
(눅 7:10) 보내었던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 보매 종이 이미 나아 있었더라

요절

나도 나의 수하에 든 사람이요 내 아래에도 병사가 있으니 이더러 가라 하면 가고 저더러 오라 하면 오고 내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하나이다 (눅 7:8)


하인이 병들어 백방으로 방도를 찾던 로마의 백부장은 예수님의 소문을 듣습니다.

그를 대신해 유대 원로들이 예수님을 찾아와서는 그의 간청을 들어주십사 중재합니다.

로마의 군인이지만 그는 유대인을 선대하고 유대신앙의 근간인 회당까지 지어주었다고 주님께 설명합니다.

예수께서 그들의 청을 수락하여 그의 집으로 향했고, 집이 멀지 않은 때에 다른 중재자가 나타나 그의 말을 전합니다.

“주님, 주님의 수고를 제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부족한 제가 어떻 게 선생님을 집에 모실 수 있겠습니까?

저도 선생님 앞에 나아가고 싶지만 한없이 부족한 인생인지라 이렇게 선한 이들의 중재만 바랄뿐입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시면 제 종이 나을 것이니 수고를 더하 지 마십시오.

저도 남의 밑에 있는 사람이고 제게도 아랫사람이 있는 지라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갈 뿐입니다.

작은 권력만으로도 명령한 말이 그대로 이루어지는데 하물며 주께서야 한 말씀이면 충분하지 않 겠습니까?

제가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저 한 말씀으로 넉넉합 니다"

 

예수께서는 놀라며 따르는 이들에게 '이스라엘 중에서도 이만 한 믿음을 만나지 못하였다'며 그 종을 낫게 했습니다.

본문에서 온전한 신앙의 예가 된 이는 유대인이 아니라 로마제국의 백부장입니다.

지위와 명성으로는 가버나움에서 손꼽을만한 권력자인 백부장이 하인의 병을 안타까워하며 예수님을 찾았다는 것은 그가 작은 이를 귀히 여기는 사람임을 말해줍니다.

제국의 권력자 임에도 식민지의 신앙을 존중하며 회당 건립까지 도운 그가 예수님을 직접 만나 청하지 않고 중재자를 세운 것도 '이방인을 만나는 것이 부정한 것'이라는 저들의 율법을 존중해서 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귀한 것은 백부장이 삶에서 체득한 바를 통해 그분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를 알았다는 것입니다.

군인인 그는 직업상 명령이 가진 무게를 압니다.

세상에서도 명령 하나로 이뤄지는데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지닌 분이라면 한 말씀만으로도 능히 병을 고칠 것 이라고 확신합니다.

백부장은 자기 경험을 통해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발견합니다.

삶에서 말씀이 가진 힘을 깨닫다니 참 놀라운 일입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주께 신실한 신뢰를 고백하였거니와

주께서는 이처럼 자기 삶을 통해 하늘의 진리를 발견한 이의 고 백을 기뻐하십니다.

참다운 믿음의 고백은 어렵거나 현학적이지 않 습니다.

생활에서 우러나 자연스러우면서도 삶의 깊이를 간직합니 다.

 

사순의 길에서 백부장처럼 우리의 삶이 녹아진 고백을 드릴 수 있 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십자가는 신앙과 삶이 하나될 때 붙잡을 수 있으며 또 질 수도 있습니다. 

십자가는 주어진 삶의 자리를 떠나서는 만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님, 

제 삶이 녹아진 고백, 제 삶이 우러난 고백을 당신께 바치고 싶습니다. 

부족하고 어눌하지만 주님이 제게 어떤 분인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마음을 열어주시고 제 입술을 받아주십시오. 아멘


출처 : 동행하는 길(송대선, 지강유철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