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 제11일 : 중보자

w.j.lee 2023. 3. 6. 00:00

  
중보자

2023년 3월 6일 월요일

민수기 21:4-9

(민 21:4) 백성이 호르 산에서 출발하여 홍해 길을 따라 에돔 땅을 우회하려 하였다가 길로 말미암아 백성의 마음이 상하니라
(민 21:5) 백성이 하나님과 모세를 향하여 원망하되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는가 이 곳에는 먹을 것도 없고 물도 없도다 우리 마음이 이 하찮은 음식을 싫어하노라 하매
(민 21:6) 여호와께서 불뱀들을 백성 중에 보내어 백성을 물게 하시므로 이스라엘 백성 중에 죽은 자가 많은지라
(민 21:7) 백성이 모세에게 이르러 말하되 우리가 여호와와 당신을 향하여 원망함으로 범죄하였사오니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 뱀들을 우리에게서 떠나게 하소서 모세가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매
(민 21:8)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불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매달아라 물린 자마다 그것을 보면 살리라
(민 21:9) 모세가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다니 뱀에게 물린 자가 놋뱀을 쳐다본즉 모두 살더라

 

요절

백성이 모세에게 이르러 말하되 우리가 여호와와 당신을 향하여 원망함 으로 범죄하였사오니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 뱀들을 우리에게서 떠나게 하소서 모세가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매 (민 21:7)


이스라엘이 네겝 지역의 왕 아랏과의 전투에서 승리(민21:1-3)한 후 다시 가나안으로 향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에돔과의 대결을 피하  하려고 길을 우회하게 하셨습니다.

길을 왜 돌아서일까요?

백성은 불만을 늘어놓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해서 얻은 승리의 감격은 어느새 잊고 원망이 분출합니다.

 

그들은 모세를 향해

"애굽에서 인도 해내서는 이 광야에서 죽게 하려는가?

먹을 것도 없고 물도 없다.

보잘것없는 음식은 진저리 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공급하는 만 나가 지겨운 음식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은 이들의 원망을 듣고 불뱀을 보내어 저들을 물게 했고

백성은 황급히 모세에게 자신들이 죄를 지었으니 여호와께 중재하여 주기를 청합니다.

요란스런 원망을 듣던 모세는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말씀에 따라

놋뱀을 만들어 장대에 달아 백성이 이를 보게 해서 저들을 살립니다.

 

이스라엘이 거쳤던 광야 40년은 한결같아 보입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구하던 것을 얻으면 기뻐하다가 어려움이 생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득달같이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합니다.

노예생활 때 감독관이 던져주던 고기를 그리워하고, 죽을 곳이 없어서 이곳까지 끌고왔느냐며 삿대질을 합니다.

모세가 선 자리는 언제나 원망을 듣는 자리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스라엘을 이끌고 가나안을 향하 는 그에게 영웅적 카리스마는 전혀 없습니다.

존경받는 순간도 있지만 광야의 모세는 백성의 욕받이일 때가 많습니다.

어려움만 생기면 그는 백성에게 둘러싸이고 그들의 원수처럼 여겨지고 손가락질당합니다.

저들의 모든 원망은 모세를 향하고 백성이 겪는 어려움은 모두 모세 때문이라 여기는 것 같습니다.

억울할 것 같은데 그는 원망 속 에 묵묵히 머물 뿐입니다.

그러다가 백성이 하나님의 징계를 받으면 다시 요청을 받아들이고 '욕받이에서 중보자'가 됩니다.

원망을 듣던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무릎 꿇습니다.

속된 말로 그는 배알도 없어 보입니다.

 

모세가 모세인 것은 출애굽을 이끌고, 이스라엘 신앙의 근간인 율법을 전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광야 40년간 이스라엘의 원망과 불평을 온몸으로 받으면서도 그들을 위해 중보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성서는 모세가 이 지상에서 가장 온유한 사람, 겸손한 사람이라고 증언합니다.

그의 온유함은 광야 40년의 원망과 불평 가운데서 대거리하지 않고

묵묵히 하나님 안에서만 머물렀기에 익어간 열매일 것입니다.

 

불평과 원망은 광야 백성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믿음의 여정에 있는 우리 또한 그러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의 어리석음이나 불순종을 내어드리고 무릎 꿇기보다는

비난할 것을 찾아 두리번거리고 희생양을 찾습니다.

사순의 시간은 불순종하며 희생양을 찾아 허물을 뒤집어씌우는 우리의 고약한 자아와 대면하는 시간입니다.

신 학자 비겐 구로얀은 사순의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아라는 토양에 우거진 불순종이라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힘껏 고투하는 것이 라고 말합니다.

이 여정에서 우리의 욕(원망과 허물)을 다 받으면서도

말없이 높이 달리며 우리의 중보자가 되신 그리스도를 우러러야 합니다.

놋뱀을 본 이들이 살았듯 구원은 공로가 아니라 간절한 우러름의 열매입니다.

 

기도

주님, 

문제가 생기면 어느새 원망하며 뒤집어씌울 희생양을 찾는 고약한 이 버릇을 주님 앞에 드립니다. 

이 40일의 여정 동안 남을 원망하는 손가락질을 멈추게 하시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눈을 들어 저의 허물을 뒤집어쓰신 십자가의 주님을 우러르게 하십시오. 아멘


출처 : 동행하는 길(송대선, 지강유철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