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생명을
2023년 3월 8일 수요일
요한복음 7:53-8:11
(요 7:53) 2)[다 각각 집으로 돌아가고
(요 8:1) 예수는 감람 산으로 가시니라
(요 8:2) 아침에 다시 성전으로 들어오시니 백성이 다 나아오는지라 앉으사 그들을 가르치시더니
(요 8:3)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음행중에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우고
(요 8:4) 예수께 말하되 선생이여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나이다
(요 8:5) ㄱ)모세는 율법에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
(요 8:6) 그들이 이렇게 말함은 고발할 조건을 얻고자 하여 예수를 시험함이러라 예수께서 몸을 굽히사 손가락으로 땅에 쓰시니
(요 8:7) 그들이 묻기를 마지 아니하는지라 이에 일어나 이르시되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고
(요 8:8) 다시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에 쓰시니
(요 8:9) 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양심에 가책을 느껴 어른으로 시작하여 젊은이까지 하나씩 하나씩 나가고 오직 예수와 그 가운데 섰는 여자만 남았더라
(요 8:10) 예수께서 일어나사 여자 외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시고 이르시되 여자여 너를 고발하던 그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정죄한 자가 없느냐
(요 8:11) 대답하되 주여 없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하시니라]
요절
그들이 묻기를 마지 아니하는지라 이에 일어나 이르시되 너희 중에 죄 없
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고 (요 8:7)
예수님의 가르침과 말씀에 위기의식을 느낀 종교지도자들이 그분을 체포할 기회를 엿보던 중에 좋은 구실을 얻습니다.
간음 중에 잡힌 여인을 끌고 와서는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한 겁니다.
그들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는데 율법에는
이런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습니까?"
이제까지의 가르침으로 보아 예수님은 모세의 율법과는 다른 결을 지녔을 것이라 확신한 저들은
예수님의 입에 서 나온 말로 고발할 명분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모두의 시선은 예수님의 입을 향하는데 주님은 말없이 몸을 굽혀 바닥에 뭔가를 씁니다.
기세등등한 그들은 예수께 속히 대답하라고 다그칩니다.
주께서 천천히 몸을 일으켜 모든 눈길이 당신을 향하자 말씀하십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그리고 다시 몸을 굽혀 땅에 뭔가를 씁니다.
예수님의 이 한마디에 사람들은 천천히 하나둘씩 빠져나갑니다.
나이 든 이부터 시작해서 젊은이까지 다 떠나고 주님과 여인만 남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에게 묻습니다.
"고발하던 이들이 다 어디갔느 냐?" 여인이 "없습니다" 대답하자 주님은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합니다.
고발할 기회만 찾던 이들이 의도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 다.
율법대로 하라고 하면 예수도 별수 없다고 조롱하며 여인을 향 해 돌을 던져 정죄하고,
율법과 다른 말씀을 한다면 예수를 고발하든지,
저들이 기대하는 것은 고발이든 정죄이든 죽음과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어떤 선택에도 생명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율법을 주신 것은 생명을 살리고자 한 것인데 저들은 죽음을 끌어오 는 도구로 삼았습니다.
예수님은 저들 앞에서 먼저 침묵하셨습니다.
죽음의 언어는 이해나 합리적 대화를 원치 않지요.
분노를 터뜨릴 계기와 정당화하기 위 한꼬투리만을 찾습니다.
생명의 말씀은 분노를 이기려 대결하지 않 습니다.
예수님은 침묵을 통해 저들의 분노를 잠시 가라앉히고 말씀이 머물 자리를 마련한 후 입을 뗍니다.
'하나님을 대신해 하나님 처럼 심판하고 정죄할 사람이면 돌을 던지라.
침묵에서 나온 말씀은 다시 침묵으로 돌아갑니다.
스스로가 옳다 주장하지도 설득하지도 않습니다.
침묵에서 나온 말씀이 뿌려지고 생명이 시작됩니다.
말씀에 자신을 비추어 본 이들도 조용히 침묵 가운데 흩어집니다.
모두 떠나간 자리에서 예수님은 여인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해 주십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이 여정에서 말씀에 귀를 기울입니다.
판단과 정죄의 언어, 다른 이를 넘어뜨리는 언어가 자주 입에 오르는 세상에서 예수님의 언어는 생명의 언어입니다.
넘어진 이를 일으키고 죽음에 내몰리는 이를 생명으로 건지는 언어입니다.
그리고 이 언어는 하나님의 침묵에서 시작되어 그리로 돌아갑니다.
이 여정에서 우리의 언어는 어디에 속하였는지를 살펴야겠습니다.
기도
주님.
오늘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이 생명의 언어가 되게 해주십시오.
판단하고 정죄하는 죽음의 언어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있게 하십시오.
그러기 위해 먼저 주 님과 함께하는 침묵을 맛보게 하시고
제 입술을 당신이 사용하시도록 내어드리 게 하십시오. 아멘
출처 : 동행하는 길(송대선, 지강유철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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