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 제16일 : 간격을 뛰어넘어

w.j.lee 2023. 3. 11. 00:00

 

간격을 뛰어넘어

2023년 3월 11일 토요일

시편 95편

(시 95:1)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 노래하며 우리의 구원의 반석을 향하여 즐거이 외치자
(시 95:2) 우리가 감사함으로 그 앞에 나아가며 시를 지어 즐거이 그를 노래하자
(시 95:3) 여호와는 크신 하나님이시요 모든 신들보다 크신 왕이시기 때문이로다
(시 95:4) 땅의 깊은 곳이 그의 손 안에 있으며 산들의 높은 곳도 그의 것이로다
(시 95:5) 바다도 그의 것이라 그가 만드셨고 육지도 그의 손이 지으셨도다
(시 95:6) 오라 우리가 굽혀 경배하며 우리를 지으신 여호와 앞에 무릎을 꿇자
(시 95:7) 그는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우리는 그가 기르시는 백성이며 그의 손이 돌보시는 양이기 때문이라 너희가 오늘 그의 음성을 듣거든
(시 95:8) 너희는 므리바에서와 같이 또 광야의 맛사에서 지냈던 날과 같이 너희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지어다
(시 95:9) 그 때에 너희 조상들이 내가 행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시험하고 조사하였도다
(시 95:10) 내가 사십 년 동안 그 세대로 말미암아 근심하여 이르기를 그들은 마음이 미혹된 백성이라 내 길을 알지 못한다 하였도다
(시 95:11) 그러므로 내가 노하여 맹세하기를 그들은 내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하였도다

 

요절

그는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우리는 그가 기르시는 백성이며 그의 손이 돌보시는 양이기 때문이라 너희가 오늘 그의 음성을 듣거든 너희는 므리바에서와 같이 또 광야의 맛사에서 지냈던 날과 같이 너희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지어다(시 95:7-8)


시편 95편은 활기차고 장엄하게 전개되며, 구원의 반석이신 하나 님을 찬양하자고 권합니다.

그가 권하는 찬양은 외침에 가깝습니다.

온 마음과 영혼으로 찬양하라! 환희용약 그의 찬양 하는 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그것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확신 하는 것에서 솟구친 것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신 분입니다.

시인이 경험하는 온 세상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힘이 넘쳐나는 세 상이지만

그 어느 하나도 하나님의 손길을 벗어난 것이 없습니다.

 

고대인에게 두려움을 일으키는 죽음과 연관된 깊은 곳,

온갖 힘으로 넘쳐나는 신들의 세계인 높은 곳,

도무지 측량할 수 없는 힘이 지배하는 바다와 사람과 뭇 생명이 거하며 생존하고자 힘쓰는 온 땅,

모두가 하나님의 피조세계입니다.

시인에게 하나님은 가장 크신 분입니다.

오늘날의 언어로 말한다면,

'창백한 푸른 점' 지구에서 태양 과 같은 별 천억 개가 빛나는 우리 은하계,

더 나아가 그와 같은 은하계 수천억을 어림하며 광대무변한 세계를 지으신 하나님을 우러르며 경탄하는 것입니다.

 

믿음이란 하나님과 그분의 세계를 우러르는 가운데

창조주와 피조물인 우리 사이의 헤아릴 수 없는 간격을 발견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도무지 닿을 수 없는 간격이 있고 그 어떤 것도 그 간격을 좁힐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영원하시고 인생은 잠시간의 '숨붙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시인은 그런 하나님께서 인생을 양처럼 여겨 목자가 되어 이끌어주신다고 노래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주와 피조물의 간격을 뛰어넘어서 '목자와 양'이라는 깊고 친밀한 관계를 맺으셨다는 것입니다.

아득한 두려움에 떨던 인생이 그분 앞에 나아가 엎드려 경배할 수 있는 백성이 되었다는 감격입니다.

 

7절의 '그분은 우리 하나님이시며 우리는 그의 백성이라'는 선언은 고대의 계약언어입니다.

하나님은 백성을 돌보기로 약속하셨습니 다.

그에 합당한 백성의 의무는 말씀에 귀 기울여 듣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이를 기억하는 시인은, 광야를 건너던 백성이 완악한 마음으로 거역을 일삼았던 시절을 상기시킵니다.

하나님은 그 40년을 한결같이 돌보며 이끌었지만

저들은 거역하였고 하나님을 끊임없이 시험함으로 계약을 스스로 깨뜨렸습니다.

 

시인의 찬양이 담고 있는 흐름에 주의할 만합니다. 

그는 먼저 하나님의 하나님되심, 주님이 지으신 피조세계 하나 하나를 들어가며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 놀라우심을 우러르며 거기에 오래 머뭅니다.

그런 후에야 아무것도 아닌 인생을 거두어서 당신 양떼로 삼으신 은총을 되새깁니다.

한없는 하나님과 아무것도 아닌 인생이라는 양 끝의 균형추를 조심스레 유지합니다.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은 이 간격을 잊어버린 어리석은 행위이자 교만입니다.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을 기억할 때 양에게 주어지는 은총에 더 감격할 수 있고 그 음성에 귀 기울일 수 있습니다.

 

기도

주님, 

믿음을 지녔다는 것이 마치 저 자신이 신앙을 지닐만한 성품과 지혜를 지닌 것으로 착각하지 않게 하십시오.

그러기 위해 피조된 세계 안에서 살아가며 이를 지으신 하나님을 더 자주 우러르게 하십시오.

그런 분이 저를 이끌고 계시다는 사실에 감격하며 더 엎드리는 인생이 되길 원합니다. 아멘


출처 : 동행하는 길(송대선, 지강유철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