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 제18일 : 빛에 비추어보라

w.j.lee 2023. 3. 14. 00:00

 

빛에 비추어보라

2023년 3월 14일 화요일

고린도전서 10:1-4

(고전 10:1) 형제들아 나는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에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고전 10:2)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
(고전 10:3) 다 같은 신령한 음식을 먹으며
(고전 10:4)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 이는 그들을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

 

요절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 이는 그들을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 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 (고전 10:4)


현대의 영어사전조차 '고린도인'(Corinthian)이라는 단어가 방탕하고 음행을 일삼는 사람이란 뜻으로 풀이되니

그 당시엔 어떠했을지 미루어 짐작할 만합니다. 

고린도는 지중해의 국제도시였기에 그만큼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신, 

신을 섬기는 각양각색의 제의들로 가득했 습니다. 

온갖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도시에 세워진 고린도 교회 였기에 

교회 역시도 적지 않은 문제들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교우 간의 송사, 음행과 우상숭배와 관련된 문제에 부딪힌 교회는 사도에게 바른길을 물었고 사도는 자신의 신앙과 양심에 따라 신실하게 답 변해주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들이 겪는 각각의 문제가 가리키는 근본적인 의미를 기억하라고 부탁합니다. 

음행, 송사, 우상과 관련된 문제, 바울의 사도 권위를 흔드는 이 모든 것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반석이요 생명이신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이며

나아가 하나님과 멀어져 영원한 생명을 잃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그는 교회가 겪는 문제를 그리스도의 빛에 비추어 볼 것을 권면합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게 모세의 인도로 애굽을 떠나 가나안으로 향하던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겪은 일을 상기시킵니다. 

죽음의 바다 홍해를 건넜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보호 받으며

하나님께서 주는 양식,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고 반석에서 솟는 물을 마셨음에도

그들이 어떻게 죽음의 길에 들어섰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가득한 광야였음에도 생명의 땅에 이르지 못한

이스라엘 이야기를 듣는 고린도 교회는 무엇을 떠올렸을까요?

 

바울은 고린도 교회도 다르지 않다고 일러줍니다. 

성도들은 죄에 죽고 그리스도로 사는 세례를 받아 영원한 생명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모일 때마다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기념하는 거룩한 식사에 참여하며 그분의 은총 가운데 거합니다.

이처럼 매일의 삶을 그리스도의 생명에 의지하면서도 음행과 우상숭배, 서로를 향한 송사 등으로

하나님을 떠보기나 한다면 끝내 구원의 땅에 이르지 못한 구약의 백성과 다를 것이 없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애굽에서 가나안을 향하는 광야의 여정, 방탕한 도시에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이룬 고린도 교우들의 길, 사순절을 지나는 우리의 길, 

각기 다른 장소와 시간에 있지만 믿음의 여정이 다르지 않습니 다. 

과학기술시대를 사는 우리에겐 저들과 같은 우상숭배는 없지만 미묘한 우상은 더 많아졌습니다. 

물질이 삶의 전방위에서 주인이 되려 하고 욕망이 하나님을 대신하려 합니다.

고린도 교회를 향한 바울의 권면은 여전히 우리에게도 유효합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우들에 게 권면한 것과 같이 우리가 겪는 문제를 그리스도의 빛에 비추어 보아야겠습니다.

우리 또한 아직 여정 중에 있으며 우릴 넘어뜨리려는 것들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님, 

저희가 세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 속하였음을 주님의 살과 피를 마시며 거룩한 주님의 몸을 입었음을 고백합니다. 

이토록 귀한 은총 가운데 거하면서도 죽음에로 이끌려가는 허물에 빠지지 않도록 저희를 일깨워주십시오. 

당신의 선하신 돌보심에 더 민감한 사순의 여정이 되게 해주십시오. 아멘


출처 : 동행하는 길(송대선, 지강유철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