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 제21일 : 어둔골짝, 생명의 길

w.j.lee 2023. 3. 17. 00:00

 
어둔골짝, 생명의 길

2023년 3월 17일 금요일

시편 23편

(시 23: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시 23:2)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시 23:3)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시31:3
(시 23:4)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시 23:5)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시 23:6)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요절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 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시 23:4)


시편 23편은 목가적인 모습으로 인해 사랑받는 시편으로,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성서는 여러 곳에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관계를 목자와 양으로 묘사합니다.

푸른 초장과 물가로 인도하는 목자의 성실함과 목자를 신뢰하는 양의 관계를 신앙의 이상적인 모습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출애굽 후 광야생활을 상기시키는 예언자들은 이스라엘과 하나님의 관계를 양과 목자로 표현하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목자는 양을 안 전하게 돌볼 뿐 아니라 양을 먹이는 책무를 지닙니다.

 

믿음이란 하나님께서 안전하게 지켜주신다는 확신이며 동시에 삶의 필요를 채우는 돌봄에 대한 신뢰입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만나는 시편 23편은 우리를 더 깊은 믿음으로 초대합니다.

 

목자는 푸른 풀밭과 맑은 물가로 양을 인도하지만 때로 양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깊고 어두운 골짜기로 이끌기도 합니다. 

평안은 사라 지고 어둠과 위협이 가득한 곳입니다. 

양에게 허락된 것은 목자와 더 가까이 머무는 것뿐입니다. 

양은 목자의 품에서 골짜기를 건넙니다.

그렇게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고서야 다시 풍성한 생명의 상이 펼쳐지고 거룩한 집에 이르러 안식을 누립니다.

돌이켜보면 양이 목자를 온전히 체험한 곳은 어둔 골짜기였습니다.

그 골짜기를 지나고서야 양은 목자가 어떤 분인지, 그 베푸심이 얼마나 풍성한지 절감 합니다

죽음의 골짜기에서 양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하고 어리석은 자신을 발견하고, 이제까지의 안전과 평안이 목자로부터 온 것이지 으레 자신이 누려야 할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목자의 은혜 를 거저 누렸을 뿐입니다. 

목자는 죽음의 위협에 양을 제 뒤로 감추고 죽음과 맞서 생명을 지킨 '상처 입은 치유자'였습니다.

자기 생명 보다 양의 목숨을 소중히 여긴 분입니다.

양의 생명은 자신이 아니라 목자에게 달려 있었습니다.

 

이제 양과 목자는 새로운 관계를 맺습니다. 

양은 목자를 온전히 알고 자신을 위해 생명을 내어놓는 목자를 따릅니다.

목자로 인하여 죽음의 골짜기는 생명과 은혜의 골짜기로 기억됩니다.

이제 푸른 초장, 맑은 물가와 어둠의 골짜기는 하나입니다.

목자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양에겐 중요한 것은 어떤 장소냐가 아니라 목자와 동행중인가 하는 것입니다.

 

사순의 여정이 그렇습니다. 

우리의 일상에 함께하는 주님은 당신이 걷는 어둔 골짜기-십자가의 길로 이끄십니다.

분명한 것은 고통에로의 초대가 아니라 더 풍성한 생명으로의 초대입니다.

홀로 걷는 길이 아니라 그분과 동행하는 길이며, 그분이 앞서 걸으신 길이며, 우리를 지키는 길입니다.

우리는 이 길에서 주님이 어떤 분인지 더 깊이 체험하며 우리 자신도 어떤 모습인지 발견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 십자가의 길이 더없는 은총의 길임도 깨닫게 하실 것입니다.

필요한 것은 신실한 신뢰입니다.

 

기도
주님, 

제가 양임을 알게 하시고 당신이 목자이심을 더 깊이 깨닫게 해주십시오. 

그래야 어둔 골짜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주님과 함께 생명의 풍성함을 누렸노라 고백하지 않겠습니까? 

이제는 제가 겪는 문제보다 주님과 함께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제가 되게 해주십시오.

이 길에서 주님과 더 가까워지게 하십시오. 아멘


출처 : 동행하는 길(송대선, 지강유철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