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 25일 : 믿느냐?

w.j.lee 2023. 3. 22. 00:00

 
믿느냐?

2023년 3월 22일 수요일

마태복음 9:27-34

(마 9:27) ○예수께서 거기에서 떠나가실새 두 맹인이 따라오며 소리 질러 이르되 다윗의 자손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더니
(마 9:28) 예수께서 집에 들어가시매 맹인들이 그에게 나아오거늘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능히 이 일 할 줄을 믿느냐 대답하되 주여 그러하오이다 하니
(마 9:29) 이에 예수께서 그들의 눈을 만지시며 이르시되 너희 믿음대로 되라 하시니
(마 9:30) 그 눈들이 밝아진지라 예수께서 엄히 경고하시되 삼가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하셨으나
(마 9:31) 그들이 나가서 예수의 소문을 그 온 땅에 퍼뜨리니라
(마 9:32) ○그들이 나갈 때에 귀신 들려 말 못하는 사람을 예수께 데려오니
(마 9:33) 귀신이 쫓겨나고 말 못하는 사람이 말하거늘 무리가 놀랍게 여겨 이르되 이스라엘 가운데서 이런 일을 본 적이 없다 하되
(마 9:34) 바리새인들은 이르되 그가 귀신의 왕을 의지하여 귀신을 쫓아낸다 하더라

 

요절

이에 예수께서 그들의 눈을 만지시며 이르시되 너희 믿음대로 되라 하시 니 (마 9:29)


복음서는 예수님의 공생애를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축약합니다.

'그분은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며 회당에서 가르치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고 온갖 질병과 약함을 고쳐주셨다.

그렇게 하신 것은 목자 없는 양처럼 지친 그들을 긍휼히 여겼기 때문이다.'

그분은 늘 길 위에 계시며 연약한 이들을 찾아오셨지요.

좋은 자리에 머물며 위엄을 갖추고 기다린 것이 아니라 연약한 이들의 신음을 듣고 그들의 삶의 자리 가까이 다가가셨습니다.

본문의 보지 못하는 두 사람이 주님을 찾은 것도 예수님이 먼저 그들 가까이 가셨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는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소리, 청각뿐입니다.

그들은 주님을 향해 소리칩니다. 

혹여 그분이 들을 수 없을 만큼 떨어져 있지는 않을까 두려워 크게 소리치게 됩니다. 

주님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지라 외침은 간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복음서 에는 그들의 외침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이 잠잠하라며 야단치기도 합니다.

볼 수 있는 사람은 또다른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다른 기회는 없습니다.

보이지 않으니 찾아 나설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멈출 수 없습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님은 그들에게 묻습니다.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느 냐?" 

이 물음은 정말로 내게 구원의 능력, 눈을 뜨고 새로운 세계를 여는 힘이 있다고 믿느냐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믿음을 청합니다.

그들의 믿음이 있어야만 눈을 뜨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을 요구하는 것은 당신의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닙니다.

'믿음'은 그들도 하나님의 놀라운 일에 함께 참여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저 하나님의 능력을 일방적으로 경험하는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을 청하는 사람이며, 하나님의 능력이 실현되도록

자신을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사람으로 초대받고 있습니 다.

하나님과 더 긴밀한 관계로 부름받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믿 음의 사람을 품듯 믿는 이 또한 하나님께서 받아주실 것을 믿고 뛰어 들어야 합니다.

 

"예 제가 믿습니다" 그들이 대답하자 주께서 그들의 눈을 어루만지며 선언하십니다.

'너희의 믿음대로 되라'.

이 말씀은 예수께서 자주 단언하신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는 말씀과 같은 음조를 지녔습니다.

주님은 '하나님께서 너를 고쳐주셨다. 하나님께서 너를 구원하 신다'고 말씀하기보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선언하심으 로 우리의 믿음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게 된 이가 내 믿음으로 구원받았다고 말하겠습니까?

그들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고 눈이 열렸노라고, 자신들이 한 것은 아무것도 없노라 고백하겠지요.

 

주께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선언하심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얼마나 고대하는지, 믿음을 지닌 이를 얼마나 찾으며 귀히 여기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원은 하나님의 선물이요 은총 이지만 그 구원을 소망하는 이를 향한 하나님의 열망은 그보다 더 깊고 넓습니다.

 

기도

우리를 믿음으로 초대하는 주님, 

구원의 더 큰 기쁨과 감격을 맛보길 원하는 주 님, 감사합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는 이 은총의 선언 앞에 전적으로 엎 드려 

'이 모든 것을 당신께서 거저 해주셨습니다'라고 고백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출처 : 동행하는 길(송대선, 지강유철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