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보다 큰 사랑
2023년 4월 5일 수요일
요한복음 13:21-32
(요 13:21)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심령이 괴로워 증언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하시니
(요 13:22) 제자들이 서로 보며 누구에게 대하여 말씀하시는지 의심하더라
(요 13:23) 예수의 제자 중 하나 곧 그가 사랑하시는 자가 예수의 품에 의지하여 누웠는지라
(요 13:24) 시몬 베드로가 머릿짓을 하여 말하되 말씀하신 자가 누구인지 말하라 하니
(요 13:25) 그가 예수의 가슴에 그대로 의지하여 말하되 주여 누구니이까
(요 13:26)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가 그니라 하시고 곧 한 조각을 적셔서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시니
(요 13:27) 조각을 받은 후 곧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 이에 예수께서 유다에게 이르시되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 하시니
(요 13:28) 이 말씀을 무슨 뜻으로 하셨는지 그 2)앉은 자 중에 아는 자가 없고
(요 13:29) 어떤 이들은 유다가 돈궤를 맡았으므로 명절에 우리가 쓸 물건을 사라 하시는지 혹은 가난한 자들에게 무엇을 주라 하시는 줄로 생각하더라
(요 13:30) 유다가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이러라
(요 13:31) ○그가 나간 후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지금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도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도다
(요 13:32) 만일 하나님이 그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으면 하나님도 자기로 말미암아 그에게 영광을 주시리니 곧 주시리라
요절
그가 나간 후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지금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도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도다(요 13:31)
예루살렘 입성 후 예수님의 걸음은 긴장으로 고조됩니다.
종교지 도자들과의 갈등도 더 깊어집니다.
주님은 또한 때가 되었음을 알고 제자들에게 복음의 정수(精髓)만을 전달합니다.
그 정수는 거룩한 성찬으로 전달되고 그들의 발을 씻겨 주심으로 종노릇 하는 것임을 보이셨습니다.
제자들과의 소중한 시간 한가운데서 파열이 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최선을 다해 당신의 모든 것을 제자들에게 건네지만 이 사랑을 거절하는 영혼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주어도 마음으로 거절하고, 무릎을 꿇고 더러워진 발을 씻겨주어도 제 길을 가려는 제자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제 주께서 입을 엽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제자들은 당황합니다.
예수께서는 떡 한 조각을 가룟 유다에게 주십니다.
눈앞에서 보고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알아 채는 사람은 없지만 떡을 받은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성서는 이 장면을 '떡을 받고 곧 사탄이 들어갔다'고 진술합니다.
예수님이 떡을 주어 사탄이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주님이 주는 떡의 의미를 알면서도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았고 그 생각은 사탄의 뜻과 합하여졌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로마제국과 유대 종교 지도자들이 자신의 권력과 종교적 지위를 유지하고자 만든 죄목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그분을 거절하고 외면한 이들로 인해 받은 것이기도 합니다.
그분은 지독하게도 고통스런 배신마저 사랑으로 받아들입니다.
제자의 배신을 기꺼이 용납하고 '가서 네 할 일을 하라'며 먼저 용서를 베푸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본문은 가룟 유다의 배반 이야기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십자가로 품으시는 예수님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더 나아가 가룟 유다의 이야기가 아니라 아직도 주님의 사랑에 녹아지지 못해
자기의 생각과 고집에 사로잡힌 어리석은 우리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수난 여정에서 주님과 동행하고자 하면서도 때로 주님을 외면하고 거절하는 가해자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따르면서 한편으로는 돌아서려는 연약한 이중성에 잡혀 있음을 고백하며 그 분의 은총을 구해야 합니다.
이 모순된 두 마음을 사랑으로 녹이시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드려야겠지요.
주님은 사랑이 때로는 이 땅에서 얼마나 무력한 것인지를,
거룩이 얼마나 거절되기 쉬운 것인지를,
하나님의 영광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를 보여주십니다.
그럼에도 그 사랑과 거룩한 구원의 여정을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사랑은 배반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유다는 곧 그 자리에서 일어나 어둔 밤으로 들어갔지만
배반의 그 자리에서 주님은 '하나님의 영광과 아들의 영광이 온전해졌 다'고 선언하십니다.
인간의 그 무엇도 하나님의 사랑과 영광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기도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하면서도 유다처럼
제 생각에 매여 주님을 거절하는 경우 가 제게 얼마나 허다합니까?
절망하지 않게 하소서.
제 거절과 어리석음을 녹이시는 사랑과 십자가의 은총을 사모하게 하십시오.
인간의 어리석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구원의 역사를 펼치시는 주님을 찬양하며 감사드립니다. 아멘
출처 : 동행하는 길(송대선, 지강유철 공저)
'신앙의 길 > 기도 &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순절 제39일 : 십자가 거절과구원 (1) | 2023.04.07 |
---|---|
사순절 제38일 : 사랑에 점령당하다 (1) | 2023.04.06 |
사순절 제36일 : 어떤 소리를듣습니까? (0) | 2023.04.04 |
사순절 제35일 : 사랑의 흔적 (0) | 2023.04.03 |
사순절 여섯째주일 : 동상이몽 (0) | 2023.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