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아론의 송아지

2-9. 김연아 선수의 연기와 엔트로피

w.j.lee 2024. 4. 18. 13:20

 

 

9. 김연아 선수의 연기와 엔트로피

 

1970-80년대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이 여름 방학 때 놀러갈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아마 시골에 있는 본가 내지는 외갓 집이 아니었을까 싶다.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뵙고 몇 주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 당시 방학을 보내는 학생들에게 줄 수 있 는 가장 큰 선물이었을 것이다.

초가지붕이 주를 이루던 시골의 저녁 풍경은 정말 푸근하고 아늑했다.

땅거미가 서서히 지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 이면 초가지붕 사이로 솟구친 굴뚝에선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장작 타는 냄새와 뜸드는 밥의 구수한 내음이 섞여 마을 어귀까지 퍼져나간다.

그러면 집으로 돌아와 할머니가 차려주신 저녁상을 뚝딱 해치우고 아직 여름 저녁 해가 떨어지지 않은 밖으로 다시 나간 다.

그리고 뒷산에 올라가 어슴푸레 어둠이 덮이기 시작하는 마을의 초가 지붕 사이로 솟은 굴뚝을 본다면 어떤 변화를 찾아볼 수 있을까?

밥 지을 때 모락모락 올라오던 연기는 어느덧 서늘해진 공기 속으로 흩어져서 이윽고 흔적도 남아 있지 않은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엔트로피 법칙, 혹은 열역학 제2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다소 에둘러왔다. 

앞서 묘사한 것처럼 연기가 굴뚝에서 모락모락 올라온 다음 공기 중으로 흩어져 사라지는 현상이 바로 엔트로피 법칙의 생생한 예다.

엔트로피 법칙은 창조과학회측에서 진화에 대한 강력한 반대 증거로 사용하고 있다.

엔트로피 법칙 때문에 진화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미국 창조연구소(Institute for Creation Research, ICR)의 설립자인 헨리모리스에 의해서 제기되었다.

그렇다면 진화론을 한 방에 때려눕힐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엔트로피 법칙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엔트로피 법칙 또는 열역학 제2법칙으로 불리는 이 법칙은 열 에너지를 가진 분자들이 무작위로 확산되는 것을 설명한다. 

따라서 분자들은 한 곳에서 질서 정연하게 정렬된 상태로 모여 있기보다는 무질서하게 퍼져 나가기 마련이며 또한 그렇게 퍼져나가면서 가지고 있던 열에너지를 전파한다.

따라서 열은 반드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즉 엔트로 피 법칙은 분자의 확산과 열에너지의 이동에 관련된 과학 법칙이다. 

질서 정연하게 모여 있던 분자들이 무질서하게 흩어지는 현상과,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때 분자들이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도 흩어지는 분자들을 따라서 골고루 전파되기 때문에

열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현상을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라고 표현한다.

엔트로피의 증가는 자연 상태에서 매우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맑은 물에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잉크가 물 속으로 확산되는 것이라든지, 

펄펄 끓는 찌개를 식탁 위에 놓아두면 찌개가 서서히 식으면서 주변 온도와 똑같아지는 것들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엔트로피 증가의 사례들이다.

 

엔트로피가 감소한다는 것은 반대 현상을 의미한다. 

이것은 무질서하게 퍼져 있는 분자들이 질서 정연하게 모여드는 현상을 뜻한다.

아시다시피 이런 현상은 자연 상태에서 발생할 확률이 대단히 낮다.

 

카페라떼 위에 하얀 우유로 그린 예쁜 하트 모양은 커피 잔이 조금만 흔들려도 번져서 커피와 섞인다.

질서 정연했던 하트 모양의 우유는 커피 잔이 흔들림에 따라 커피와 섞이면서 무질서인 엔트로피가 높아진 것이다.

이 상태에서 커피 속으로 완전히 스며든 우유 분자들이 무작위로 운동하면서 다시 예쁜 하트 모양을 만들어내는,

즉 엔트로피가 낮아지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을까?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창조과학회에서는 무작위로 확산되어야 하는 분자들이 결합해서 복잡한 화합물이 만들어지고,

이러한 화합물들이 또 결합되어 더더욱 복잡한 구조의 고분자 화합물이 만들어져,

종국에는 생명 현상이 가능한, 정교하기 이를 데 없는 복잡한 분자 기계가 생성된다는 것은

항상 증가해야 하는 엔트로피 법칙을 위반하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뜬금없을 수 있지만 잠깐 화제를 전환해서 김연아 선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김연아 선수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대부분의 진보나 발전은 주로 연속적인 흐름 속에서 전개되는데,

어떻게 저런 불연속적인 도약을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냈는지 경이롭기까지 하다.

 

비록 김연아 선수가 소치 동계 올림픽에선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이 깊게 남아 있지만,

그녀가 세계 피겨 스케이팅 역사에서 확고한 여왕의 반열에 오르게 된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의 환상적인 연기가 자아냈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나는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미국의 NBC 방송국의 중계를 통해 시청했는데, 당시 피겨 해설 위원이었던 산드라 베직(Sandra Bazic)이 김연아 선수의 프리 스케이팅을 중계하면서 진심으로 감격해서 소리치던 말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오! 정말 영광이네요. 이건 제가 본 최고의 올림픽 연기입니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는 228.56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로 금 메달을 차지했다. 

그럼 여기서 한 가지 재밌는 생각을 해보자. 

김연아 선수가 228.56점이라는 완벽한 연기를 펼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만약 이탈리아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카롤리나 코스트너(Carolina Kostner)나 일본의 아사다 마오 같은

김연아 선수의 경쟁자들이 김연아 선수가 선율에 맞춰 연기하고 있는 링크를 들락날락 하면서 김연아 선수의 동선을 방해한다면,

과연 김연아 선수가 무결점의 완벽한 연기를 펼칠 수 있을까?

당연히 불가능할 것이다.

 

김연아 선수가 연기하는 동안 링크가 개방되어 다른 선수가 자유롭게 출입한다면 그녀는 무결점의 완벽한 연기를 펼칠 수 없다.

링크가 철저하게 차단된 상태에서 김연아 선수가 다른 선수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연기해야만 그런 세계적 점수가 나올 수 있다.

즉 김연아 선수가 이상적인 연기를 하려면 링크는 김연아 선수 혼자만이 연기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하고 다른 선수들에게는 개방 되지 않고 철저하게 닫혀 있어야만 한다.

 

엔트로피의 법칙도 마찬가지다.

엔트로피 법칙이 이상적으로 작동하려면 그 시스템(계, 系)이 개방되어 있으면 안 되고 반드시 폐쇄되어 있어 야만 한다.

시스템이 열려 있다는 의미는 외부에서 열에너지가 그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거나 또는 시스템이 보유하고 있는 열에너지가 외부로 흘러나갈 수 있는 조건을 의미한다.

 

시스템이 열려 있어 열이 들락날락하는 가운데 외부와 열 교환이 이루어진다면 그 시스템 내에서 엔트로피 법칙은 이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

열린 시스템에서는 외부로부터 받은 열 에너지나 외부로 흘러나간 열에너지가 어지럽게 교차하면서 그 시스템 내에는 국부적으로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 다.

그렇다면 진화가 이루어지는 무대인 지구라는 시스템은 어떠할까?

과연 지구는 열린 시스템일까, 닫힌 시스템일까?

 

주지하다시피 지구는 열린 시스템이다.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지속적 으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 

또한 지구는 복사를 통해 우주 공간에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다. 

따라서 지구는 폐쇄 시스템이 아니라 무한한 열 교환이 외부 세계와 자유롭게 일어나는 열린 시스템이며,

시스템 내부에서 엔트로피의 변화는 헤아릴 수 없이 복잡하고 역동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남극과 같은 극지방과 열사의 사막 지역을 비교해보면 엔트로피 감소의 예를 극명하게 깨달을 수 있다.

남극지방의 온도는 겨울 에 영하 50도 이하로 내려간다.

하지만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의 데스 밸리(Death Valley) 사막 지역의 여름 수은주는 영상 섭씨 50도가 넘어가기도 하고 이란의 루트 사막은 2005년 섭씨 70.6도를 기록하여 세계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행성에서 장소에 따라 120도 이상의 편차가 나타나는 것은 지역적으로 어마어마한 엔트로피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장소라도 고도에 따라 온도의 차이가 나타나는 예도 쉽게 볼 수 있다.

 

만년설로덮인 5,895m 높이의 킬리만자로 산 영봉 아래 위치한 사바나 지역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이 뜨거운 지열이 아지랑이처럼 올라오는 초원에서 풀을 뜯어먹는 사진은 같은 장소라도 고도에 따라 온도 차이가 있는, 즉 엔트 로피가 감소한 현상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김연아 선수가 이상적인 연기를 하려면 다른 선수들에게는 철저하게 폐쇄된 링크 위에서 홀로 연기해야 하듯이, 

엔트로피 법칙이 이상적으로 작동하려면 그 배경이 되는 시스템이 외부와의 열 교환이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폐쇄 시스템이어야만 한다. 

하지만 위의 예들에서 볼 수 있듯이 지구는 확실한 개방 시스템이다.

 

물론 지구가 개방 시스템이라고 할지라도 엔트로피의 부분적인 감소가 가역적인 에너지원을 만들어내고,

그 에너지를 동력삼아 어떤 특정한 공정(specialized process)이 진행되어 특화된 결과물(생명 현상이 가능한 고 분자 화합물)이 생성될 수 있는 확률이 대단히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창조과학회에서 주장하듯이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의해서 진화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는 것은 지극히 아전인수격인 왜곡이다.

창조과학자 헨리 모리스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엔트로피 법칙은 사실 닫힌 계라는 말로 한정된다. 

그러나 이 기준은 사실 있으나 마나 한데, 실제 세상에는 닫힌 계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열역학 법칙들을 오로지 열린 계에서만 시험하고 증명했기 때문에 이 법칙들은 열린 계에 적용된다는 것이 분명하다.

 

헨리모리스는 나처럼 토목 공학 전공자이자 버지니아 공과대학 (Virginia Tech)에서 토목 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런데 위의 발언은 공대 교수의 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터무니없는 말이 아닌가!

이상적인 조건을 완벽하게 발현시키지 못한 실험을 통해서 증명된 엔트로피 법칙이므로 우주와 열 교환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전 지구적인 환경에서도 엔트로피 법칙이 완벽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말이 과연 맞는 말일까?

 

이것은 김연아 선수가 심리적으로 가장 편하게 느낄 수 있을 만큼 친숙 한 링크 상태, 음향, 조명 등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진 못한 밴쿠버에서도 228.56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더더욱 해괴한 조건, 즉 연기 도 중에 다른 선수들이 링크를 들락거리면서 연기 동선을 방해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김연아 선수가 거뜬히 228.56점을 얻어낼 수 있다고 하는 궤변과 다름 없다.

 

물론 이 세상에는 완벽하게 닫혀 있음으로 외부와의 열 교환을 전혀 하지 않는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잘 만든 보온병에 온수를 집어넣었다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보온병 안에 있는 물은 주변 온도와 똑같아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실험을 할 때 이상적인 조건에 최대한 가까운 모습을 만든 다음 그러한 조건 아래서 자연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낸다.

이런 노력은 순수 과학뿐만 아니라 응용과학인 공학에서도 마찬 가지다.

 

토목 공학자가 교량의 재료를 실험할 때는 콘크리트같이 강성과 내구성이 있는 재료를 가지고 실험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정확한 배합 설계로 생산된 콘크리트라고 할지라도 이상적인 설계 조건을 100% 완벽 하게 구현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토목 공학자는 무겁고 실험하기 힘든 콘크리트 대신에 가볍고 다루기 쉬운 두부나 도토리묵 같은 것들을 가지고실험해서 교량 구조물의 거동을 파악하는 따위의 짓은 하지 않는다. 

헨리 모리스의 주장은 미국에서도 꽤 지명도 높은 대학에서 가르쳤던 인물의 말이라고 하기에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말에 불과하다.

 

엔트로피 증가 법칙 때문에 진화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기독교 변증 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기독교 변증가인 래비 재커라이어스는 무신론의 진짜 얼굴에서 생물학에서 말하는 진화론은 물리학의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위배된다고 기술한다.

하지만 이것은 심각한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김연아 선수가 연기를 하고 있는 아이스 링크의 예를 다시 한 번 상기해보자.

김연아 선수가 연기하는 도중에 다른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뿐 만 아니라 6명이 한 팀인 아이스하키팀 둘이 시속 160km의 퍽 (Puck, 아이 스하키에서 쓰는 둥근 원반 모양의 공을 퍽이라고 한다)을 날리며 시합을 하고 있다면 과연 김연아 선수가 제대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228.56점의 환상 적인 연기는 커녕 시속 160km로 날아다니는 떡과 12명의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바디 체크(Body Check, 선수들이 몸을 부닥쳐 수비하는 아이스하키 기술),

그리고 12개의 스틱이 난무하는 링크에서 김연아 선수는 자칫하면 큰 부 상을 당할 수도 있다.

 

생물학의 진화론은 물리학의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위배된다는 논리 대로라면 우주 전체가 어떤 별도 은하도 존재하지 않는 무의 공간이어야 만 한다. 우주에 별이 생성되고 또 은하가 생성되는 것 역시 엔트로피 가 법칙에 위배되는 현상이므로 우주에는 별이나 은하가 일절 없어야 한다. 

 

하지만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별과 또 그 별들로 구성된 천억 개 이상 의 은하가 존재한다. 

그 이유는 엔트로피 법칙 홀로 우주의 모든 물리적 현상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스하키팀 선수들이 김연아 선수가 연기하는 링크에서 동시에 시합을 하면 김연아 선수가 전혀 연기를 할 수 없듯이,

우주에도 엔트로피 법칙이 이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간섭하고 억제하는 다른 많은 물리적 인자들이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별과 은하를 만든 우주의 거시 구조 형성에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법칙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중력의 법칙"이다.

중력이라는 실체가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의해 중구난방으로 퍼져나가려는 물질들을 끌어모아 천억 개의 별을 거느린 은하를 천억 개 이상 거느 리고 있는 우주의 거시 구조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따라서 생물학의 이론인 진화론이 물리학 법칙에 위배된다는 유의 저급한 논증은 제대로 된 기독교 변증을 위해서는 자제되야만 한다.

 

창조과학의 주장에 동의하는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엔트로피에 대한 또 다른 잘못된 이해를 갖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다. 

엔트로피는 물리량이다.

물리량이라는 것은 온도, 속도, 질량, 거리 등과 같이 양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엔트로피가 무질서로도 표현되기 때문에 이것이 마치 "하나님이 부재한 상태에서 인간이 타락하고 혼탁한 정도"라고 생각 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이는 매우 그릇된 이해다.

나는 과거 어떤 사람의 블로그에서 "아담이 타락하기 이전의 완벽한 에덴 동산에서는 결코 엔트로피의 증가가 없었을 것이다"라는 글을 보고 깊은 한숨을 쉰 적이 있 었다.

 

만일 에덴동산에서 엔트로피의 증가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태양이 따사롭게 햇살을 비춰도 온기를 느낄 수 없고, 추워서 불을 쬐도 따뜻하지 않고, 열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 않는다면 즉 엔트로피가 증가되지 않고 감소된다면,

차가운 것은 더 차가워지고 뜨거운 것은 더 뜨거워져서 한쪽은 초열 지옥이 되고 다른 한쪽은 극한의 지옥이 될 것 이다.

 

또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자동차 혹은 다른 내연 기계와 같은 열기관이다.

우리는 당(glucose)을 분해해서 그 열을 동력삼아 생명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데 엔트로피의 증가가 없으면 이러한 열을 동력으로 사용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낙원, 생명력이 넘치는 에덴 동산은 한순간에 죽음의 기운이 물씬한 저주받은 공간이 될 것이다.

따라서 엔트로피의 증가는 어쩌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축복 인지도 모른다.

 

사실 성경을 통틀어 엔트로피의 증가가 없다면 좋을 사건은 단 하나 밖에 없다. 

바빌로니아 제국의 느부갓네살 대왕이 다니엘의 세 친구인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를 7배나 더 뜨겁게 한 풀무불에 던졌을 때는 엔트로피의 증가가 없는 것,

즉 7배나 뜨거워진 한 풀무불의 열이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르지 않는 것,

그 엄청난 화마가 다니엘의 세 친구를 삼키지 않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그 외에는 엔트로피의 증가가 발생하지 않는 것, 즉 열평형이 일어나지 않고 열이 거꾸로 흐른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생명이 존재할 수 없는 지옥으로 한순간에 변한다는 것이므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끔찍한 현상이다.

 

너무도 많은 그리스도인이 과학자들이 마치 무신론적인 신념으로 똘똘 뭉쳐서 이러한 간단한 엔트로피 법칙도 무시하고 진화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인 줄 오해한다.

하지만 우리가 엔트로피의 대략적인 정의만 이해 한다면 

창조과학회가 이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대단히 오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출처 : 아론의 송아지(저자 임택규, 출판 새물결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