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은총(시편 128편)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 하리로다
(시128:1-2)
-집을 벗어나서야
선교사로 사역할 때 낯선 곳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낯선 얼굴, 익숙지 않은 잠자리,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내일의 여정을 앞두면 여쭙게 됩니다.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저를 통해 무엇을 하시고 또 제게 무엇을 허락하실는지요?'
낯선 곳에서는 더 주님을 찾고 그분과 더 깊은 관계에 이끌리게 됩니다.
낯선 길이 주는 은총입니다.
그 덕분에 주어지는 선물이 있습니다.
떠나야만 보이는 것 으로 본래의 삶의 자리, 집과 가족, 평범한 일상의 수고, 이 모든 것이 은총으로 가득한 하나님의 선물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집에서 누리는 안식, 서로 의지하며 격려하는 가족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한 축복입니다.
- 일상의 신비 : 수고의 열매와 가족
뿌린 대로 거둔다고 말하지만 삶은 때로 뿌린 대로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선한 땀을 흘리고도 쓰디쓴 열매를 거두기도 합니다.
시편에는 이 불공정을 하소연하는 기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소용돌이에서 오직 하나님만 이 답하실 수 있기에 외쳐 여쭙는 이가 욥 한 사람만은 아닐 것입니다. 사람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왕왕 발생합니다.
전쟁을 겪는 이들에게 수고한 만큼 먹는 것은 기적입니다.
예측 하기 쉽잖은 하루하루를 건너는 순례자에게 수고로 얻어지는 열매는 은총입니다.
땀 흘린 수고가 그만큼의 열매가 되는 그 사이에는 하나님의 돌보심이 있습니다.
수고할 힘도 주님이 주신 것이며 열매로 인한 생명의 연장도 주님의 손길입니다.
땀 흘릴 있는 것, 감사의 식탁이 마련된 것, 이 모두 하나님께서 일으키시는 신비의 일면입니다.
홀로 걷는 길에서 순례자는 가족이 하나님의 복임을 선명히 깨닫습니다.
가족이야말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근본 장소 이지요.
대가와 거래 없이 서로 보살피고 수고하고도 고마운 곳 입니다.
참된 용서를 체험하는 곳이며 넘어진 이가 새로운 걸음을 시작하도록 기다려주는 곳입니다.
온전한 걸음을 디디기까지 신뢰를 멈추지 않습니다.
가족은 하나님의 자비와 신실함을 맛보는 곳이며 그분의 거룩한 성품의 자취를 발견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수고의 열매를 하나님이 베푸신 자비임을 기억하고, 가족이 사랑의 선물임을 고백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 신비가 됩니다.
자고 깨며, 먹고 마시며, 만나고 대화하며 때로 침묵하는 모 든 일상이 하나님의 은혜, 경이로 가득한 곳임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을 찾고 가까이 느끼기 위해 특별한 곳을 찾는 순례도 귀한 걸음이지만 주어진 일상 또한 하나님으로 가득하기에 만나는 그 어떤 것도 뻔한 것으로 여길 수 없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한 해씩 사라지건만 저희는 기적들 사이를 장님처럼 걸어갑니다.
저희의 눈을 볼 것들로 채우십시오.
주의 현존이 마치 번갯불 처럼 저희가 걸어가는 어둠을 비추는 순간들이 있게 하시고, 저희가 어디를 바라보든 떨기에 불이 붙었건만 타서 없어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하십시오.
(유대인의 안식일 기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경이 와 놀라움을 잃어 하나님의 손길에 둔감한 거지요.
주어지는 모 든 것을 물질적 가치로만 환산하는 곳에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끼어들 수 없습니다.
순례자는 하나님의 집에 이르고서야 일상이 하나님의 은총으로 가득한 곳임을 발견합니다.
집을 떠나서야 집이 놀라운 곳임을, 하나님의 거룩한 현존 앞에서야 일상이 하나님으로 가득한 은총과 신비의 장소임을 확신합니다.
- 복을 주시는 분
4, 5절의 복은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바라크)이며 1, 2절의 복은 그의 백성이 누리는 행복(아쉬레), 즐거움이 가득한 상태를 뜻합니다.
수고한 열매를 누리는 즐거움, 서로 돌보는 가족의 행 복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복의 근원인 하나님 없이 행복이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순례자는 그것이 시온, 하나님의 집에서 이뤄지기에 예배하는 집에 나아가길 기꺼워합니다.
그는 엎드려 고백합니다.
"하나님 계십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기도
주님,
순례자처럼 저희도 성탄을 기다리며 우리의 일상이 주님의 은총으로 가득 도 한 곳임을 발견하게 하십시오,
식탁을 축복하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먹고 마시게 하시고 저희의 노동을 감사하게 하십시오.
일상에서도 주님이 제 곁에서 속삭여 주심을 듣게 하시고 나타내시는 것을 보게 하십시오,
아멘
출처 : 대림묵상집 - 보일示 모실侍(송대선, 지강유철 지음)
'신앙의 길 > 기도 &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림 3주(화) 마중 7 : 하나 됨 (0) | 2024.12.10 |
---|---|
대림 3주(월) 마중 6 : 깊은 곳 (0) | 2024.12.09 |
대림절 2주(토) 마중 4 : 우리 편이 아니셨다면 (0) | 2024.12.06 |
대림절 2주(금) 마중3 : 예배 (2) | 2024.12.06 |
대림절 2주(목) 마중2 : 막이 얇은 곳 (1) | 2024.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