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잘 됨과 나의 신앙
많은 크리스천 직장인들의 기도 제목 중 하나는 직장, 일과 관련된 내용일 것이다.
직장과 일 관련된 내용 중에서도 특히 '어떤 직장이 맞을까요?',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부터 시작해서 '어려운 일의 해 결', '지혜 구하기' 등 일의 진행과 결과에 대해서도 기도를 많이 하지않을까 싶다.
사실 이런 기도 자체가 적절한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크리스천 직장인들이 경계해야 하는 것만 잘 분별하면 될 것이다.
그중 가장 강력한 미혹과 시험 중 하나가 바로 '일의 잘 됨과 안 됨'의 주제일 것이다.
다들 하나님이 주신 능력 안에서 내가 맡은 일을 잘 수행해 나가길 바라겠지만, 그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내가 충분히 신실하게 기도하고 죄를 짓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말씀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가 첫 번째 위험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긴 하는걸까?'
'아니면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아니면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건가
이런 의문이 들기 시작하면서 믿음도 같이 흔들릴지도 모른다.
그 리고 그 주제를 계속 기도 제목으로 올려 놓고 하나님께 묻고 또 물으면서 응답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그런데 필자는 이런 접근이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조금 안타까운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일을 잘하든 못하든, 우선은 이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신 것 자체가 은혜이고 축복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일 안에서 내가 능력까지 잘 발휘해서 성공을 원하고, 간절 히 기도한다는 것은 무언가 불편한 부분이 있다.
애굽에서 기적적으로 구원해 주셨는데 이제와서 광야가 싫고 애굽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우상을 숭배하는 모습이 되지는 않았는지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 절)라고 말씀하셨지, "일의 잘 됨에 감사하라"라고 하시진 않으셨다.
물론 일이 잘 안 풀리고, 실패하고, 좌절해서 낙담도 되고 자존감도 낮아지고 자신감도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 그건 그냥 이 땅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아주 흔한 경험이고 수고하며 일을 하는 우리가 겪을 당연한 과정 중 하나라고 본다.
그리고 그런 낙담의 과정 안에서도 하나님께 감사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해 갔을 때 오히려 하나님이 훨씬 더 기뻐하시지 않을까.
일이 잘 안 되고 있을 때가 오히려 하나님이 기뻐하실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진짜 믿음이 발휘될 수 있는 시간. 좌절과 낙심 가운데에서도 의지적으로 하나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기도를 드리고 있을 때 그런 기도를 드리고 있는 나를 바라보는 주님의 마음은 어떠실지 생각해 보자.
아마도 엄청 기뻐하실 것 같다.
그리고 혹시나 일이 잘 될 때라도 그 잘 됨으로 인해 기뻐하고 안심하고 평안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그 역시 어쩌면 다음 절벽을 더 높게 쌓고 있는 사탄의 미혹일지도 모른다.
내가 회사와 일에 구원이 있다고 믿고, 그 잘 됨으로 감사하고 기뻐하고 안정을 찾게 되면 나중 언젠가 내가 한번에 떨어지게 될 낭떠러지가 훨씬 더 높아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잘 될 때 세상의 영에 미혹되지 않기를 간구하고, 잘 되지 않을 때 감사의 기도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진짜 믿음과 진짜 용기를 갖는 크리스천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고린도전서 10장 12~13절)
출처 : 크리스천 경영인과 직장인(지은이 :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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