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감(자기기만, 위선)
직장이라는게 물론 '일'을 하는 곳이지만,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사람들의 인정, 사람들의 평가다.
내가 맡은 일만 열심히 잘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의 과정과 결과 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하고, 인정을 받아야지만 내가 안심이 되고 보람을 느끼게 되는 구조인 것이다.
때로는 그게 일뿐만이 아니라, 나의 행동과 태도까지 포함해서 사람들의 인정을 구하고자 할 때가 많다.
아니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직장은 이러한 구조가 너무나 당연히 여겨지는 곳이기 때문에 반대로 내가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마음이 상하고 좌절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로 인해 사람들의 시선과 평판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어느새 나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잡게 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일 잘하는 사람,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을 받아야만 나의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는 형태로 계속 살게 되고, 그 부분에 결핍이 생겼을 때 급격한 위기감, 불안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일을 잘하고, 인정을 받고, 승진하고, 높은 연봉과 성과급을 받아서 나와 내 가족들에게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에 나의 구원이 있다고 믿는 불편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크리스천 직장인들에게 가장 위험한 미혹이자 덫이라고 보여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가 아닐까 싶다.
사실 더 적나라하게 그 마음 깊숙한 곳을 파헤쳐 보면, 내가 섬기고 있는 대상이 하나님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시선과 인정인지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계명의 근본이 되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의 방식으로 말씀하신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하신 우상에 대한 경계와 경고, 이 지점을 가장 그럴듯한 포장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직장인들의 인정욕구와 시선의식이라고 생각 한다.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게 되거니와,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안전 하리라(잠 29:25)'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는데, 이 시대의 많은 크리스천들은 과연 이 말씀 앞에서 순종하고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 못한 사람 들이 많을 것이다.
심지어 그게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조차 많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성실하게 열심히 일했는데 그 결과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심지어 비난과 무시를 당하 기까지 하면 그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 하고, 심한 패배감과 좌절감을 느끼고 마는 것이다.
참 어려운 대목이다.
크리스천으로서 평소 성실하게 일하고,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만큼 잘하는 것이 말씀을 지키는 일이면서도 일과 인정, 성공에 나의 구원이 있다고 믿는 것은 우상숭배가 될 수 있으니 그 경계를 넘지 않으며 균형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평생을 경쟁환경에서 살아온 사람이 하루아침에 '그래 이것은 말씀에 어긋나는 것이니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마음과 생각을 바꾸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필자가 크리스천들에게 권하고 싶은 방법은 '가만히 내버려 두고, 묵묵히 지켜보기'다.
내가 그 동안 얼마나 자기 자신을 속이 면서, 위선적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믿어 왔는지 지켜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특별히 '실패'라고 부를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분명 열심히 기도하고, 성령님의 능력으로 함께하심을 입고, 하나님이 주신 은혜와 달란트로 내가 있는 곳에서 충분히 자신 있게 능력 발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왔던 모습이 사실은 자기기만이었고, 위선적인 우상숭배였다는 것을 냉정하게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서의 실패와 패배를 맛 본 그 순간, 분명 기도하고 응답 받은 것으로 믿었고, 말씀에 의지했는데도 불구하고 원치 않은 결과를 경험하게 된 그날. 그때가 자기 자신의 마음 깊숙한 곳을 솔직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내가 믿어왔던 구원이 예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있었는지,
아니면 나의 성취와 사람들의 인정과 시선에 있었는지.
어떠한 우상을 하나님과 같이 겸하여 섬기고 있었는지.
어쩌면 그 우상을 잘 섬기기 위해 하나님을 활용해서 믿은 것은 아니었는지.
냉정하게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확인이 되었다면, 이제는 가만히 그 마음과 생각을 내버려 두기를 바란다.
회개가 당연히 첫 번째 할 일이다.
하지만 진심어린 회개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무력감과 좌절감이 느껴진다면 나의 구원이 어디에 있다고 믿고 살아 왔는지 가만히 지켜보자.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회복되기 어려울 만큼 우울해져 가고 있다면, 오히려 진짜 구원이 다가오고 있는 신호일지 모른다.
그 어둠 속에서 발견한 빛이 진짜 구원의 빛이고 그게 바로 예수님이 주신 구원의 빛일지 모른다.
진짜 빛을 보고, 빛 가운데 평안히 거하는 크리스천이 되기를 소망한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6장 24절)
출처 : 크리스천 경영인과 직장인(지은이 :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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