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한국의 說話

도선국사와 고로쇠

w.j.lee 2016. 2. 1. 12:29


도선국사와 고로쇠


광양 백운산 전경. 백운산에는 고로쇠가 유명하다.



642년 대야성(大耶城 지금의 경남 합천군) 전투에서 백제는 대승을 거둔다.

하지만 대야성 전투의 패배로 신라의 정치권력에 변화가 생겨

김춘추와 김유신정권 실세로 오르게 된다.





다시 싸움에 임하였다. 백제 군사가 도망치니까 쫓아오기는 하였지만

어차피 지치기는 신라 군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갑자기 원기를 회복하고 나타난 백제 군사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신라 말기 승려이자 풍수의 대가로 잘 알려진 도선(道詵 827~898)국사.

 

<도선비기(道詵秘記)>로 유명한 도선국사는

고려 태조 왕건의 탄생을 예언하였다 하여 널리 알려졌다.


도선국사가 37세 되던 해인 864년(신라 경문왕 4년) 겨울,

희양현(晞陽縣 지금의 광양)에 흉사가 거듭되었다.



말로만 듣던 고승이 희양현까지 내려온다 하니

먼발치에서나마 도선국사 얼굴이라도 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현감의 부탁을 받고 사흘 내내 백운산에 올라 희양현을 둘러본 도선국사가 현감을 찾았다.

도선국사는 옥룡사 쪽에 뭔가 문제가 있다며 백일기도를 드릴 테니

자신이 기도를 하는 동안 그 누구도 가까이 와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였다.



드디어 백일이 되었다.

백일기도를 드리는 동안 벌써 나무에는 새순이 돋기 시작했다.

도선국사가 백일 동안의 면벽 기도를 드리고 일어서려 하는데 무릎이 펴지지 않았다.

그래서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붙잡고 일어서려는 순간 가지가 부려져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도선국사는 현감에게 용의 기운이 강하여 백호의 좋은 기운을 누르는 형국이라며

누군가가 용의 혈을 지닌 옥룡사지에 사찰을 세워 그 기운을 눌렀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사찰 내부에 커다란 연못을 만드는 바람에 용의 기운이 다시 살아나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원인을 알았다면 해결 방법은 명약관화한 것, 현감의 얼굴이 펴지더니 활짝 웃었다.


그런데 현감이 보기에 도선국사의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였다.

도선국사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현감이 그 물 이름을 '뼈에 이로운 물'이라 하여 골리수(骨利水)라고 했으며,

이후 음이 변하여 고로쇠가 되었다.


백운산 고로쇠 수액은 백운산에 자생하는 고로쇠나무에서

경칩(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절기)을 전후하여 채취하는 수액이다. 

실제로 백운산 고로쇠는 비타민 A, B, C와 자당, 마그네슘, 칼슘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 관절염, 신경통, 위장병, 고혈압, 비뇨기 계통에 효험이 있다.

광양 백운산의 고로쇠 나무



출처 : 설화 그 원석을 깨다

허석 / 한국설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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