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하는 사위
외형상으로는 과묵하고 어리석어 보이는 큰사위가
영리한 작은사위보다 속으로는 알차고 깊은 지식을 간직하고 있다는 내용의 설화.
옛날 어떤 사람이 사위 둘을 보았는데
큰사위는 과묵하여 어리석게 보여 처가의 멸시를 받았으나
작은사위는 영리하게 처신하여 처가의 사랑을 독차지하였다.
하루는 장인이 두 사위를 불러
“산은 어째서 저렇게 높은가?
소나무는 어째서 저렇게 푸른가?
버드나무는 왜 크지 않는가?
내 머리는 왜 이렇게 벗어졌는가?” 하고 물었다.
이때, 작은사위가 뽐내면서
“산이 높은 것은 바윗돌이 버티고 있어서이고,
소나무가 푸르고 푸른 것은 속이 가득 차 있어서 그러함입니다.
길가의 버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은 사람들이 만지고 접촉하기 때문이며,
장인께서 머리가 벗어진 것은 연세가 많은 까닭입니다
(山之高高撑石故 松之靑靑實中故 路柳不長閱人故 丈人脫頭年滿故).”
라고 답하니 장인이 흐뭇해하였다.
그런데 어리석게만 보이던 큰사위가 조용히 운을 떼어
“산이 높은 것이 바윗돌이 버티고 있어서이면
하늘이 높은 것도 바윗돌이 버티고 있어서이며,
소나무가 푸르고 푸른 것이 속이 가득 차 있어서이면
대나무가 푸르고 푸른 것도 속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인가?
길가의 버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이 사람들이 만지고 접촉하기 때문이라면
장모가 키가 크지 못한 것도 사람들이 만지고 접촉하기 때문이며,
장인께서 머리가 벗어진 것이 연세가 많은 까닭이라면
나의 신두(腎頭:남자 성기인 귀두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가
벗어진 것도 나이가 많기 때문인가
(山之高高撑石故 天之高高撑石故 松之靑靑實中故 竹之靑靑實中故 路柳不長閱人故
丈母不長閱人故 丈人脫頭年滿故 吾畸脫頭年滿故).” 라고 반박하니
그 동안 멸시하던 장인과 동서가 놀라고 무안해 하였다.
하나 더 “학이 소리 높이 우는 것은 목이 긴 까닭이다(鶴之高聲長頸故).”라는
작은사위의 시구에 대하여
큰사위가 “학이 소리 높이 우는 것이 목이 긴 까닭이라면,
개구리(혹은 매미)가 잘 우는 것도 목이 긴 까닭인가
[鶴之高聲長頸故 蛙(혹은 蟬)之善鳴亦長頸故〕.”라고 반박했다는 얘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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