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 설화
전우치는 신광한(申光漢)과 내왕하였던 사람으로 전해지는데,
태백산의 여우한테서 영전(靈詮)과 비기(煉記)가 적힌 소서(素書)를 얻어
그 일부를 익힌 끝에 여러 가지 환술(幻術:도술)을 부리게 되었다.
한번은 신광한의 집에서 내객들과 함께 있을 때
천도(天桃:하늘나라에 있다는 복숭아)를 얻어낼 수 있느냐는 말을 듣고,
그는 새끼 수백 사리(뭉치)를 공중 구름 밖으로 던져 올려놓고,
동자를 시켜 그 새끼를 타고 올라가 새끼가 다하는 곳에서
벽도(碧桃:仙境에 있다는 과실)를 따오게 하였다.
동자가 새끼를 타고 공중으로 올라갔는데,
잠시 후 벽도의 잎과 열매가 마당에 떨어졌다.
좌객들이 다투어 그 벽도를 집어 먹었는데
그 단물의 싱그러움이 속세의 복숭아가 아니었다.
그런데 공중에서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이었다.
전우치는 놀라며 “복숭아 한 알을 먹으려고 동자의 목숨을 없앴다.”고 말하였다.
천도를 지키는 자가 상제(上帝)에게 고하여 동자를 죽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던 중 팔 한 짝이 땅에 떨어지더니,
또 한 팔이 뒤이어 떨어지고 양다리와 몸뚱이와 머리가 떨어졌다.
좌객들이 아연실색하고 있는 가운데 전우치가 천천히 걸어가
동자의 시체를 수습하여 이리저리 이어붙였다.
한참 후에 동자가 툭툭 털고 일어나 비틀거리며 가버렸다.
그런데 전우치는 그 뒤 괴술로
군중을 현혹시킨다는 죄목으로 체포되어 옥사하였다.
태수가 내어다 묻게 하였는데
친척들이 이장하려고 파내어서 관을 열어 보았더니 빈 관이었다.
그 일이 있은 다음 전우치를 만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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