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 드릴 것과 받을 것
2022년 3월 7일(월)
말씀(요한1서 2:1-6)
1. 나의 자녀들아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씀은 너희로 죄를 범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만일 누가 죄를 범하여도 아버지 앞에서 우리에게 대언자가 있으니 곧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시라
2. 그는 우리 죄를 위한 화목 제물이니 우리만 위할 뿐 아니요 온 세상의 죄를 위하심이라
3. 우리가 그의 계명을 지키면 이로써 우리가 그를 아는 줄로 알 것이요
4. 그를 아노라 하고 그의 계명을 지키지 아니하는 자는 거짓말하는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있지 아니하되
5. 누구든지 그의 말씀을 지키는 자는 하나님의 사랑이 참으로 그 속에서 온전하게 되었나니 이로써 우리가 그의 안에 있는 줄을 아노라
6. 그의 안에 산다고 하는 자는 그가 행하시는 대로 자기도 행할지니라
요절(要節)
누구든지 그의 말씀을 지키는 자는 하나님의 사랑이 참으로 그 속에서 온전하게 되었나니 이로써 우리가 그의 안에 있는 줄을 아노 라 (요일 2:5)
믿음의 공동체를 돌보는 요한의 편지에는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고자 믿음의 자녀들에게 권하는 덕목이 있습니다.
예수 그 리스도를 따르며 그분이 베푸신 사랑에 흠씬 젖어 살았던 요한에게
믿음의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주요 덕목은 둘로 요약됩니다.
바로 죄의 용서와 사랑입니다. 요한은 이 두 덕목을 사랑의 새 계명으로 정의합니다.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즈음에는 회개와 죄의 용서에 대한 인식에 민감합니다.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것의 소중함을 새기고 그 감사와 감격을 누리기도 하였지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익숙함에 젖기도 하고 신앙연륜이 쌓이며
죄의 고백과 용서를 가벼이 여기고 형식으로 지나칩니다.
분명한 것은 죄의 고백과 용서가 희미해지면서 사랑하는 힘도 희미해집니다.
신앙인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 모시고 마치 구심 력에 이끌리듯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주님 앞에 내어놓으며 날마다 그분과 생생한 관계를 맺는 사람입니다.
선한 것의 감사와 부족한 허물의 고백으로 날마다 주님과의 관계가 생생 해질 때 생겨나는
내적이고 영적인 힘이 우리로 하여금 사랑할 수 있게 하지요.
사랑할 수 있는 힘이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용서와 사랑은 늘 우리를 새롭게 하기에 새 계명입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앞에 내어놓는 것은 초신자 시절에만 할 일이 아니라 갈수록 더 소중한 것이 되어 야 합니다.
그래야만 계명을 지킬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사와 용서받은 감격은 힘이 되어 우리 안에서 작동합니다.
부족함에도 용서받았기에 그 은총이 우리를 새로운 방식의 삶으로 이끌어갑니다.
계명은 짐, 무거운 부담이 아닙니다. 믿는 이를 넘어뜨릴 시험 도구가 아닙니다.
용서의 은총을 입은 이가 그 은총을 삶에 담아내면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얻고 행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감사의 응답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의 길 이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지라 넘어지기도 하고 간혹 길을 벗어나기도 합니다.
사랑을 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은 중심이신 그리스도,
구심력이신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날마다 공급받아야 지요.
사랑이 이 믿음의 여정에서 생성되는 은혜의 길이며
어둠에 빠지지 않게 하고 은총으로 걷는 길임을 확신하기까지 말입니다.
그렇게 될 때 사랑은 숙제가 아니라 거저 누리는 은총, 주님의 선물임을 알게 됩니다.
새 계명은 깜냥도 안되는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점차 주님을 더 깊이 알아갑니다.
용서받고 새 힘을 얻고 그 힘으로 사랑하며 사랑 그 자체이신 분께로 나아갑니다.
그러니 새 계명, 사랑 없이 그분을 안다거나 믿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믿는 이는 언제나 그분께 허물을 들고 나아가 용서를 받으며, 날마다 사랑을 행할 새 힘을 얻습니다.
이 신비를 마다하고는 아무도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기도
우리의 중심이신 예수님,
날마다 순간마다 제게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주님 앞에 가지고 가는 은총을 허락하시고
부족함과 허물을 드려서 사랑의 힘을 얻는
이 기막힌 교환으로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주님,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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