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四旬節) 묵상(默想, meditation) 8 : 믿음: 경중(輕重)의 바뀜

w.j.lee 2022. 3. 10.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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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경중(輕重)의 바뀜

2022년 3월 10일(목)

말씀 (빌립보서 3:2-12)

2.  개들을 삼가고 행악하는 자들을 삼가고 몸을 상해하는 일을 삼가라
3.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는 우리가 곧 할례파라
4.  그러나 나도 육체를 신뢰할 만하며 만일 누구든지 다른 이가 육체를 신뢰할 것이 있는 줄로 생각하면 나는 더욱 그러하리니
5.  나는 팔일 만에 할례를 받고 이스라엘 족속이요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
6.  열심으로는 교회를 박해하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라
7.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8.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9.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 내가 가진 의는 율법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곧 믿음으로 하나님께로부터 난 의라
10.  내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여함을 알고자 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
11.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르려 하노니
12.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요절(要節)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 (빌 3:8-9a)

 

 

 

내적인 아름다움을 누리지 못하면 외적인 치장에 더 마음을 쏟게 되는 것처럼

그리스도 안에서 은밀한 영적 교제를 누리지못하면 종교적 형식에 더 매이게 됩니다.

속이 메마를수록 외양을 더 꾸미고 그것으로 비교하고는 자신을 내세우고 남을 비난합니다.

 

바울은 육체의 할례를 신앙의 핵심인 양 자랑하는 이들을 보며 안타까워합니다.

물론 그 자신도 한때 그러한 표식에 목숨을 걸었던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나

그것이 자신의 신앙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고

육체적 증거들을 배설물처럼 여기게 되었습니다.

까워하며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피하고 싶은 것이 된 거지요.

그토록 소중하게 여겼던 것을 배설물이라는 극적 언어로 표현하는 그 전환과 변화는 무엇일까요?

내게도 믿음의 여정에서 그런 적이 있었나요?

 

신앙이란 이렇게 경중(輕重)이 바뀌는 것을 경험하는 기쁨입니다.

절로 사모하는 것과 절로 멀어지는 것을 발견하며 그 변화를 주님께서 일으켜 주셨음을 감사하는 거지요.

 

정녕 사랑에 빠진 이는 사랑의 소중한 흔적을 함부로 내비치지 않습니다.

그 사랑이 함부로 평가되거나 희화화될까 두렵 기 때문이지요.

사랑하면 그 사랑을 더 깊이 간직하고 더 돈독 하게 하여 더 은밀한 기쁨으로 지켜가고 싶어집니다.

 

믿음 또 한 사랑과 같습니다. 참된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에 내적인 기 쁨과 든든함을 지닙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기준으로 삼지도 않고 그러한 것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으로 자랑하는 것이 어리석어 보입니다.

어떻게 믿음을 보이는 것으로 증거 삼을 수 있겠습니까?

믿음은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의 관계에서 생성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육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것은 이제 해(害)로 여깁니다.

이제 그에게 소중한 것은 조금이라도 더 그 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입니다.

그분을 알아가는 것만이 삶의 길이요 지향입니다.

그분을 알면 따르게 되고 따르면 닮아가니 자연스레 주님과 동행하며 부활의 여정에 참여합니다.

진리이신 분을 알고 닮아가는 것이야말로 그의 생의 목표입니다.

다가 이것은 어둠에서 헤매는 것도 아니고 고군분투도 아닙니다.

 

바울의 고백대로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를 사로잡으셨기에 그 은총에 감격하며

그 은총이 낳은 힘으로 그분을 잡고자 달려가는 길입니다.

그분이 앞서가셔서 이미 바울에게 이정표가 되었고 힘과 격려를 주시며 끌어당기십니다.

바울은 그가 힘쓰는 모든 것이 이미 그리스도께서 부으신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그러니 그는 아무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온몸과 맘으로 찬양하며 감사만이 가득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은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주님 안에서 소중한 것, 열심히 붙잡아야 할 것과 하찮은 것,

마음에서 멀어지는 것이 분별되어 새로운 눈이 열립니다.

사순의 시간이 경중이 새로워지는 시간이 되길 청해야겠습니다.

 

 

기도

주님,

이 사순의 시간을 걷는 동안 제게서 쓸모없는 것들이 떨어져 나가길 원 합니다.

주님의 걸음과 말씀을 더 깊이 간직하는 시간으로 삼게 해주십시오.

배설물을 움켜쥐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생명과 진리로 감격하는 시간을 두 리게 해주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