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음악

구노 : 오라토리오[죽음과 삶]

w.j.lee 2022. 3. 22. 11:37

 

구노  : 오라토리오<죽음과 삶>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Charles Gounod, 1818-1893)는

20여 개의 미사곡과 6개의 오라토리오, 100곡의 종교 모테트를 남겼습니다.

한 때 성직자가 되기 위해 생 쉴피스 신학교에 입학하기도 했습니다.

 

3년간의 로마 유학을 마치고 파리로 와서는 우리에게 기해 박해 당시 3명의 신부가 순교했던

파리 외방전교회(Missions étrangères de Paris) 소속의 음악감독 겸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했습니다.

 

그의 나이 51살 때는 교황 비오 9세의 서품 25년을 축하하기 위해 교황 행진곡을 작곡하여 헌정했는데

바티칸에서는 1949년 이 작품을 공식 국가로 채택하였습니다.

 

1847년에는 카르멜 수도회의 견습 수사가 되기도 했습니다.

구노는 가톨릭 측으로부터 허락을 받고 준 성직자 의상을 입었고, 서명도 아베 구노라고 했습니다.

 

1885년에 작곡한 <죽음과 삶>은

제1부가 '죽음' 이고, 제2부가 '심판', 제3부가 '삶'을 내용으로 하는 오라토리오입니다.

구노는 악보를 출판하면서 서문에 '왜 삶 앞에 죽음이 놓여야하 는지'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영원한 것들의 순서에서 죽음은, 삶 앞에 온다.

죽음은 매일 죽는 존재들의 마지막일 뿐이다.

그것은 계속되는 '죽음의 끝일뿐이다.

하지만 죽음은 그 자체로서 더 이상 죽 지 않는 존재의,

즉 탄생의 첫 번째 순간이기도 하다.”

 

오라토리오 <죽음과 삶>을 듣다 보면

어느 순간 다른 세상이 슬쩍 보이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작곡가가 깊은 영적 경험을 하지 못했다면 쓸 수 없는 곡이란 의미입니다.

연주는 미셸 플라송이 지휘한 음반 말고는 다른 대안이 쉽 게 보이지 않습니다.

거의 3시간에 가까운 대곡입니다.

하지만 어렵지 않고 음악이 아름다워서 몇 일에 나눠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