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四旬節) 묵상(默想, meditation) 21 : 광자(狂者)의 고백

w.j.lee 2022. 3. 25. 07:08

.

.

광자(狂者)의 고백

2022년 3월 25일(금)

말씀(고린도후서 5:6-15)
6.  그러므로 우리가 항상 담대하여 몸으로 있을 때에는 주와 따로 있는 줄을 아노니
7.  이는 우리가 믿음으로 행하고 보는 것으로 행하지 아니함이로라
8.  ○우리가 담대하여 원하는 바는 차라리 몸을 떠나 주와 함께 있는 그것이라
9.  그런즉 우리는 몸으로 있든지 떠나든지 주를 기쁘시게 하는 자가 되기를 힘쓰노라
10.  이는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게 되어 각각 선악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
11.  ○우리는 주의 두려우심을 알므로 사람들을 권면하거니와 우리가 하나님 앞에 알리어졌으니 또 너희의 양심에도 알리어지기를 바라노라
12.  우리가 다시 너희에게 자천하는 것이 아니요 오직 우리로 말미암아 자랑할 기회를 너희에게 주어 마음으로 하지 않고 외모로 자랑하는 자들에게 대답하게 하려 하는 것이라
13.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
14.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우리가 생각하건대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었은즉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라
15.  그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살아 있는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그들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그들을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이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라

 

요절(要節)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고후 5:14-15a)

 

 

 

바울의 복음 사역은 유대교와 척을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대 그리스도인들에게서 조차 교회를 박해했던 이력과 이방인을 위한 사도를 자처해 힐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런 안팎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사도직을 한순간도 포기할 수 없었고 복음의 열정은 더 깊어졌습니다. 

이미 그리스도께 사로잡혔으니 다른 그 무엇도 그를 휘두를 수가 없습니다. 

그가 붙잡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은 그에게 목숨보다 소 중했습니다.

 

동양에서 가장 높은 인격을 지닌 이를 성인(聖人)과 현인(賢人) 이라 하지요. 

반면 높은 뜻은 지녔으나 그 높은 뜻만큼 삶을 아직 살아내지 못한 이를 광자(狂者)라 칭합니다. 

미쳤다는 뜻보다는 높은 뜻에 자기를 던져 살아가고자 하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여 부딪히기도 하고 꺼내놓는 말과 실제 행실에 간격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한 능력이나 인품을 갖추진 못했으나 그는 진리의 열정에 완전히 사로잡혔기에 주변에 긴장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래서 광자는 모순의 사람입니다. 

그를 몰아가는지향의 강력한 힘을 스스로도 소화해 내지 못해서 힘겨울 때가 있지요. 

그러나 그는 결코 위선의 사람이 될 수는 없습니다. 

미 더 높은 것에 사로잡혔기 때문입니다.

 

예언자들이 그랬습니다.

백성이 안들을 줄 뻔히 알면서, 아니 거부할 뿐 아니라 핍박할 줄 알면서

하나님께 사로잡혀 반향 없는 선포와 퍼포먼스를 해야 했습니다. 

프란치스코도 십자군 전쟁 한가운데서 순교와 평화를 위해 이슬람의 적진을 걸었고 술탄 앞에 섰습니다.

하나님께 사로잡힌 것이고 복음에 미친 거지요.

 

바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복음이 어떻게 사람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만 행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복음에 사로잡힌 이의 열정을 통해 일하시지 싶습니다.

인간이 완전해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지요. 

그런 분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입니다. 

구원에 완전한 복음이 일꾼의 부족함과 모순에도 불구하고 역사하는 거지요. 

 

바울은 이를 그리스도의 사랑이 그를 강권한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그리스도의 사랑이 그를 강권한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부끄러워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사로잡은 더 높은 부름에 이 끌리는 것에 감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는 믿음 안에서 든든합니다. 

비록 자신의 약점과 연약함이 가시처럼 자신을 넘어뜨리려 하지만 

그런 인생인 줄 뻔히 아시면서 붙잡으신 하나님이시니 더 깊이 신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속히 그분 앞에 서는 것이 기다려집니다. 

그 때는 얼굴을 마주하듯 완전을 이룰 것이니 어떻게 안 기다려지 겠습니까? 

그러니 죽음이 그에게 무슨 힘을 쓰겠어요?

 

복음이 우리를 맘껏 사용하시도록 빌어야겠습니다. 

어느 때 에야 우리가 온전히 준비되겠습니까? 

그저 이 모습 이대로 쓰셔서 인생으로 하여금 하나님 손에 잡힌 바가 무엇인지 맛보게 된다면

그보다 큰 은총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순의 시간을 통해 주님은 십자가에 사로잡히셔서 예루살렘을 향하십니다.

당신이 달리실 십자가를 인류를 구원하실 하 나님의 가장 큰 도구로 삼으시도록 십자가로 향하십니다.

지금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아야겠습니다.

 


기도
주님, 

당신을 믿는다는 것이 그저 상식과 이해, 예의와 격식으로만 채워지지 않도록 은총을 허락해 주십시오. 

우리 생각과 한계를 넘는 복음의 능력, 십자 가의 능력이 저희를 통해 드러나 

저희도 놀랄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 주시길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