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사순절 묵상 사순 다섯째 주일 : 사랑에 끌려

w.j.lee 2022. 4. 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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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끌려

2022년 4월 3일(주일) 사순 다섯째 주일

말씀(요한복음 12:1-8)

1.  유월절 엿새 전에 예수께서 베다니에 이르시니 이 곳은 예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나사로가 있는 곳이라
2.  거기서 예수를 위하여 잔치할새 마르다는 일을 하고 나사로는 예수와 함께 앉은 자 중에 있더라
3.  마리아는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의 발을 닦으니 향유 냄새가 집에 가득하더라
4.  제자 중 하나로서 예수를 잡아 줄 가룟 유다가 말하되
5.  이 향유를 어찌하여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느냐 하니
6.  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7.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를 가만 두어 나의 장례할 날을 위하여 그것을 간직하게 하라
8.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있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요절(要節)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를 가만 두어 나의 장례할 날을 위하여 그것 을 간직하게 하라 (요 12:7)

 

십자가를 향해 가는 길에 나사로를 살리신 주님은 그들 남매가 기쁨으로 여는 잔치에 참여합니다.

당신이 져야 할 십자가 의 무게는 짐짓 한쪽으로 밀어놓고 저들과 함께 기뻐하십니다.

 

그런 도중에 나사로의 여동생 마리아가 나드 향유를 주님의 발에 붓고 머리털로 닦아드렸습니다.

강렬한 향이 온 방을 채웠을 터이니 모두의 눈길이 이 여인의 생각지 못한 행동과

그 행동을 아무 말없이 받아들이는 주님께 향했을 것입니다.

떠들썩함을 순식간에 잠재운 고요! .

 

유대 풍속으로 손님의 머리에 기름을 붓는 행위는 최대의 환대요 존중의 표시입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연회 도중에 머리가 아닌 발에 기름을 붓고 자신의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닦습니다.

마리아는 존중과 환대를 넘어서 그분 앞에서 감히 고개를 들 수 없는 자기겸허를 보여줍니다.

 

감히 머리 위에 기름을 부을 - 그러려면 더 위에 있어야 할 테니 -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너무도 귀한 분 앞에 엎드린 낮은 자의 모습일까요?

신의 모든 것을 내어드리되 드리는 자신은 조금도 드러나고 싶지 않고

오직 받으시는 분만 드러나길 원하는 섬김과 헌신일까요?

사람들은 모두 여인을 바라보지만 이 여인에게는 오직 그분만 계십니다.

 

그런데 정적을 깨뜨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주님을 판 사람 가룟 유다의 한마디였지요.

그 향유를 팔면 삼백 데나리온 노동자의 일년 품삯은 될 터인데

가난한 사람에게 나눌 수 있는 것을 어찌 그리 낭비하냐는 불퉁거림이었습니다.

 

성서는 그가 돈궤를 맡은 도둑이기에 그랬다고 하지만 말하는 그 자리에서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는 아주 합리적이고 더나아가 예수님도 하실 법한 말을 대신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관심사가 늘 빈자(貧者)를 향하고 있었으니까요. .

 

참된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행위는 오롯한 사랑으로 가득한 행위가 되지요.

그리고 그 사랑의 행위는 일어나는 사건을 온 전하게 합니다.

게다가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심으로 승화되어 거룩해집니다.

 

사랑에 휩싸여 행하는데 거기에 감히 계산하려는 생각이 끼어들 수 있을까요?

사랑에 빠져 저도 모르게 한 행위가 온전한 헌신을 이루고 하나님이 받으시는 거룩한 산제사가 되기에,

드린 이는 드린 줄도 모르고 여전히 부족함에 그저 고개를 숙일 뿐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참으로 배워야 할 것은 '사랑에 사로잡혀 부지불식중에 행하기가 아닐까 십습니다.

마리아처 럼 사랑이 몰고가는 힘에 끌려가는 것이지요.

“사랑하라 그리고 네 마음대로 하라”는 어거스틴의 권고는 이 장면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이신 하나님은 그 사랑에 흠뻑 젖으시는 거구요.

 

그래서 주님은 가만히 두라고 하십니다.

 

'나는 지금 이 여인의 행위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고 이 여인의 행위는 이 십자가 여정의 소중한 한 부분이구나,

그러니 유다 네가 판단을 멈추었으면 싶구나' 라고 말씀하시는 거지요.

 

기도

주님,

제 행위가 당신 사랑에 사로잡혀 그 사랑에 감격하는 행위가 되게 해주 십시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당신이 하시는 일에 참여하는 인생이 되게 해주시 길 청합니다.

주님을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길 간절히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