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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을 위한 기도
2022년 4월 4일(월)
말씀(시편 20편)
1. 환난 날에 여호와께서 네게 응답하시고 야곱의 하나님의 이름이 너를 높이 드시며
2. 성소에서 너를 도와 주시고 시온에서 너를 붙드시며
3. 네 모든 소제를 기억하시며 네 번제를 받아 주시기를 원하노라 (셀라)
4. 네 마음의 소원대로 허락하시고 네 모든 계획을 이루어 주시기를 원하노라
5. 우리가 너의 승리로 말미암아 개가를 부르며 우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우리의 깃발을 세우리니 여호와께서 네 모든 기도를 이루어 주시기를 원하노라
6.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기름 부음 받은 자를 구원하시는 줄 이제 내가 아노니 그의 오른손의 구원하는 힘으로 그의 거룩한 하늘에서 그에게 응답하시리로다
7. 어떤 사람은 병거, 어떤 사람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8. 그들은 비틀거리며 엎드러지고 우리는 일어나 바로 서도다
9. 여호와여 왕을 구원하소서 우리가 부를 때에 우리에게 응답하소서
요절(要節)
여호와여 왕을 구원하소서 우리가 부를 때에 우리에게 응답하소서 (시 20:9)
시편 20편과 21편은 짝을 이룹니다.
20편은 전장으로 나아가는 임금을 위해 하나님께 승리의 축복을 구하는 것이고,
21편은 임금에게 승리를 허락하신 것을 감사드리는 찬양입니다.
따라서 20편에 반복되는 '너'는 임금으로 바꾸어 읽어야 뜻이 통합니다.
사실 오늘과 같은 시대에 봉건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임금을 위한 기도는 생경스럽지요.
하지만 진실을 담고 있는 찬미와 시는 시대를 넘어서 거듭 새롭게 해석되며 영감을 줍니다.
마치 남녀의 사랑노래이며 결혼식 축가로 추측되는 아가서가 이스라엘과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로 확장되면서,
그분을 사랑한 신앙의 신비가 들에게서 터져나오는 영혼의 사랑 노래로 변한 것과 같습니다.
동양에서 오래전부터 읊조려졌던 시경이 본래는 민요나 남녀의 사랑가였지만
후에 유교사회에서 임금과 신하의 관계로 해석되며
변함없는 충성을 담은 것으로 지평이 넓어졌고 더 넓은 의미를 담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사순절에 이 시편을 묵상하는 것은
이 시기를 지나 는 동안 우리의 임금이신 그리스도를 위해 기도하라는 권면입니다.
물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중보자시며 그분이 우리를 구 원하시는 분이지요.
그러다보니 늘 우리의 기도는 우리 자신을 위한 것으로 채워집니다.
우리의 필요와 기대가 기도의 중심입니다.
그러나 사순의 시간, 십자가를 향해 걸으시는 주님을 위해 우리도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분보다 나은 것이 있어서가 결코 아니지요.
오병이어를 내어놓던 이처럼 부족함을 부끄러워 하며 간절하게 기도하는 것입니다.
나를 위해 구하는기도는 응답되기까지 가만히 기다리게 하지만,
주님을 위해 기도할 때 우리는 작으나마 그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행하게 됩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죽음을 앞둔 여인 에티 힐레슘은
'지금은 하나님이 우리를 도우실 수 없다, 이제 우리 가 하나님을 도와야 한다'라며
가스실로 밀어넣는 독일인을 향한 증오를 거부하고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평강을 나누었습니다.
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그 젊은 여인이 죽음의 땅 에서 미소로 다가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며 나누어준 평화를 잊을 수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우리의 임금이신 주님을 위해 기도할 때에야
자신이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선한 도구임을 발견하고 행할 수 있습니다.
그제서야 '주님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기도의 실제를 경험합니다.
한편 임금을 위한 기도는 임금의 다스리심을 구하는 기도입니다.
고대에 새로운 임금의 즉위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었습니다.
상징적으로 먼저 연호가 바뀝니다. 제도와 지향하는 바가 새로워집니다.
임금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기도는 주님의 통치를 구하는 기도입니다.
힘과 능력이 지배하는 세상 방식에 익숙한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예수님의 통치방식인 사랑과 섬김이 우리 삶의 정체성이 되길 구하는 것입니다.
'용서'가 주님 나라의 통치방식이니 우리 삶도 용서와 관용으로 이뤄지길 기도하는 거지요.
주님의 백성이라 고백하면서 사랑과 섬김, 용서와 관용으로 우리 삶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예수 우리 왕'이라는 고백과 찬양은 울림없는 소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임금을 위한 기도는 우리 마음과 영혼에 그분의 다스림이 새겨지길 청하는 것입니다.
기도
주님,
감히 저희가 주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십자가의 여정을 걸으시는 당신 곁을 벗어나지 않게 도우소서.
옛 생각과 고집이 떨어지고 주님의 뜻과 걸음으로 저희가 물들어
당신 쓰기기에 좋은 도구가 되게 해주시길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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