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
아마 기업 오너들 중에서 임원이나 직원들에게 잘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직접 사죄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공식적인 신년사나 기념사 등에서 "그간 힘든 환경에서도 고생해 준 여러분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정도의 표현은 간혹 있을 수 있지만,
오너 본인이 구체적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서 구성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대체로 보면, 오너 본인이 직접 월급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잘 해준 것이 훨씬 많지, 잘못한 게 있더라도 미안한 마음까지는 잘 안 드는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오너 본인이 무엇을 잘못한게 있나 싶을 정도로 아예 무감각한 경우도 많을지 모른다.
그런데 사실 「오너들은 은연중에 많은 잘못」을 범하게 된다.
첫번째 잘못은 '인격적 무시'다.
사람을 피고용인, 돈을 줘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우위에 있는 관점에서 대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회사 안에서 회의 시간이나 또는 사석에서 상대방을 무시하는 듯한 말투와 행동으로 대하기도 한다.
아니면 직접 앞에서는 하지 않더라도 본인의 가족이나 지인들과의 자리에서
회사에 있는 임원이나 직원들을 무시하고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말을 쉽게 내뱉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이 오너가 구성원들에게 하는 가장 중요한 잘못이다.
두 번째 잘못은, '속이는 일'이다.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여러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때가 많은데 그럴 때 임직원들에게 공수표를 던질 때가 있다.
"이번에 이것만 잘 넘기면 보상해주겠다."
"조금만 참고 잘 버텨서 상황 나아지면 다갚아주겠다."
"지금 회사에서 충분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으니 조금 만기다려 달라"
이런 식의 달콤한 말들로 희망고문을 할 때가 있는데 문제는 이런 말을 내뱉은 이후에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상황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은 아니다, 아직은 충분치 않다"라는 식으로 피해가면서
마치 계약서 조항에 명시되어 있지 않으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나올 때가 있다.
이렇게 거짓 희망고문으로 약속 을 지키지 않는 것이 두 번째 잘못이다.
세 번째 잘못은, '고의적으로 퇴사를 유도'하는 비겁한 행동이다.
우리나라는 노동법상 고용을 강하게 보장하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 직원을 내보내는 것이 미국이나 서방국가들처럼 자유롭지 못하다.
기업의 재무상태가 굉장히 위태롭거나, 또는 해당 직원이 회사규정을 위반하거나 지속적인 저성과를 보였을 경우 등
특정 조건이 성 립해야 하는데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아서, 또는 소위 인건비가 아까워서 직원을 내보내고자 고의적으로 조치를 할 때가 있다.
흔히 조직개편을 활용하거나 부서간 전배 등을 통해 그 사람이 견디기 힘든 환경을 만들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업무에서 배제해서 모욕감, 수치심을 느끼게 할 때도 있다.
오너 본인이 직접 지시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간접적으로 누군가를 시켜서 그런 조치를 하게 조장할 때가 있다.
이것이 세 번째 큰 잘못이다.
만약 위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잘못이 떠오른다면,
그리고 본인이 크리스천이라면 지금 당장 사죄할 준비를 해야 한다.
당사자 또는 사람들에게 어느 시점에서 어떤 방법으로 사과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생각이 정리됐으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사죄하면 본인의 권위가 너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가
아니면 내가 그동안 많은 돈을 지급하면서 잘 살 수 있게 만들어 줬는데
굳이 사과까지 해야되나라는 생각이 드는가
만약 그런 이유때문에 사죄를 하지 않고 묻어두면 그 묻어둔 죄가 언제 드러나겠는가.
크리스천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용기가 필요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사죄를 하게 되면 그 이후 얻게 될 신뢰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몰입은 놀랍게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기업의 성과로도 분명 높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들이 의인들의 모임에 들지못하리로다 무릇 의인들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들의 길은 망하리 로다"
(시편 1편 5~6절)
출처 : 크리스천 경영인과 직장인(지은이 :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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