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크리스천 경영인과 직장인

[O-20] 권한 위임의 두려움

w.j.lee 2025. 4. 6. 19:58

 

권한 위임의 두려움

 

기업 오너들의 삶은 그야말로 배신의 역사이지 않을까 싶다. 

기업을 일궈온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사람들의 배신을 경험하며 살아왔을 것으로 감히 예상해 본다. 

그렇기 때문에 권한 위임이라는 것도 말은 좋지만 막상 시행하려고 하면 어디까지 위임을 해야 하는 지 선뜻 확신이 서지 않고, 

오너 본인의 체력이 닿는 한 최대한 직접 챙기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몸은 힘들지언정 차라리 그렇게 하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회사가 커지고 사람이 많아지다 보면 물리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게 되니 어느 순간부터는 어쩔 수 없이 권한을 위임해야 하는 시점이 올 것이다. 

그렇게 물리적인 범위를 넘어서지 않았다면 가급적 오너 본인이 직접 많은 부분을 챙기는 것이 바람직 할 수도 있다. 

아무리 맛집이라도 주인이 자리를 비우면 맛이 떨어지고 손님이 줄어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크리스천 오너들도 당연히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은 잘 못 믿겠고, 그런데 다 챙길 수는 없으니 누군가에게 맡기 긴 해야겠고... 

이런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너 본인이 일단 위임을 해놓고 계속 보고를 받는 것이다. 

주간회의, 월간회의 등을 직접 주관해서 임원, 팀장들에게 정기적으로 계속 보고를 받고,

또 오너 본인의 생각을 전달하는 등의 회의와 보고의 연속이 되는 것이다.

 

사실 연속된 회의와 보고는 권한 위임이 아니다.

말은 위임했으니 자유롭게 하라고 하지만 회의와 보고가 계속되는 한 그것은 관리이고 통제일 뿐이다.

이 개념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결재권을 부여했다고 해서 권한 위임이 된게 아니라,

매일/매주/매월 보고 가 없어져야 실질적인 권한 위임이 된 것이다.

 

하지만 보고를 아예 없앨 수는 없다.
사업과 일의 진척도는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방법과 형식이다.
그 대안으로 첫 번째 필요한 것은 임원과 조직장들이 다같이 모여서 하는 회의 대신 개별적인 정기 미팅이 효과적이다. 

그래야 담당 임원 이나 팀장도 부담이 적고, 일의 진척도 관련해서 또는 발생되는 이슈에 대해서 더 솔직하고 투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한 위임의 실제화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오너 본인도 훨씬 더 정확한 정보를 알게 될 것이다.

 

그다음 필요한 것은 권한을 위임받은 임원과 팀장의 성과가 부진하 거나 

능력이 부족하거나 부정한 일을 저질러서 교체를 해야겠다고 판단했을 때는 

가급적 오너 본인이 그 중간단계를 잠시라도 직접 관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즉각 해당 인원을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바꾸기 전에 오너 본인이 직접 관할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찾는 것이 좋다.

그래야 그다음 사람이 왔을 때 본인이 위임받은 권한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고,

함부로 부정한 일을 저지르지 못 할 것이다.

자유를 주되 본인 스스로 일정 부분 긴장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효과적인 권한 위임의 방식이 된다.

 

'위임 - 불신 - 통제 - 교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크리스천 오너들은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사람 때문에 상처받고,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하게 되는 고통의 자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 대신 '위임 - 신뢰 - 개별 체크 - 부진/부정 시 본인 담당 - 대체자 물색'이라는 조금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형태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대리인을 믿지 못하는 오너의 모습은 비단 해당 임원이나 팀장에 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 모든 리더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렇게 전달된 메시지는 직원들에게까지 전달돼서 결국 회사의 조직문화를 결정하게 된다.

굉장히 위험한 나비효과가 되는 것이다.

 

위임을 했으면 믿고 맡기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가끔씩 피하고 숨을 수 있는 기회도 주고, 또 누군가 성과를 잘 내고 있다고 하면 

더 많은 성과를 내도록 몰아붙이지 말고 적당히 쉴 수 있도록 조치도 취해야 한다. 

일을 잘하고 성과를 잘 내는 사람 일수록 쉬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권한 위임은 단순히 오너가 가진 권한을 일부 내려주는 개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내가 준 권한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사랑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배려와 사랑이 포함되지 않은 권한 위임은 성과를 잘 내는 사람이든, 못 내는 사람이든 그 기한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권한위임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위임을 받은 사람이 '주인 행세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권한 위임에서 가장 위험한 지점이 바로 여기다.
성경 말씀에도 포도원 농부들의 비유가 있지 않은가 (마태복음 21장 33~39절). 

주인이 하인들에게 맡겨 놓고 잠시 떠난 포도원에 수확할 소출을 거두기 위해 사람을 보냈더니 때리고 쫓아냈던 그 비유 말이다.

물론 예수님을 거부했던 당시 유대인들을 지칭해서 말씀하신 내용이지만, 회사라는 곳에서도 빈번히 발생하는 문제다.

분명 믿고 맡겨 놨는데 언제부터인가 본인이 마치 주인인 마냥 행세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본분을 잊은 사람은 빠르게 교체해야 한다.
설사 그 사람이 많은 성과를 내는데 기여하고 있다 하더라도 즉각 교체해야 한다. 

물론 오너 입장에서 어떤 수준을 주인 행세로 보는지에는 각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대리인들은 쉽게 말하면 '회사 안의 회사를 만드는' 사람이 기 때문이다.

분명히 본인도 월급을 받고 일하는 임원이나 팀장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그 월급을 받아서 회사 안에서 본인의 회사를 만들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빠른 교체가 필요한 것이다. 

장차 그 사람이 미치게 될 조직문화적인 문제나 갈등, 또는 사업적인 문제(경쟁사로 아직 또는 회사 고객이나 정보를 가지고 창업)로 이어질 수 있다. 

권한 위임 후에 특히 예민하게 관찰해야 하는 사항 이다.

 

과거의 트라우마같은 경험들 때문에 다시 누군가에게 권한을 위 임한다는 것이 두렵고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새로운 사람에 대한 불신과 의심으로 시작되지 않았으면 한다.

대리인들은 알고 있다. 

오너가 지금 나를 믿고 있는지 아니면 의심하고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의 최대한의 능력치가 발휘될 수 없다.

또 다시 배신과 실망을 할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새로운 사람에겐 신뢰와 배려, 사랑의 마음으로 믿고 맡겨 보는 것이 어떨까.

 

위에서 말한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만 신경써서 체크해 본다면 큰 위험없이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너는 또 온 백성 가운데서 능력 있는 사람들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하며 불의한 이익을 미워하는 자를 살펴서 백성 위에 세워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을 삼아 그들이 때를 따라 백성을 재판하게 하라 큰 일은 모두 네게 가져갈 것이요 작은 일은 모두 그들이 스스로 재판할 것이니 그리하면 그들이 너와 함께 담당할 것인즉 일이 네게 쉬우리라"

(출애굽기 18장 21~22절)


출처 : 크리스천 경영인과 직장인(지은이 :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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