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있는 리더가 클 수 없는 이유
필자는 예전에 기업 오너의 진짜 마음이 무엇일지 궁금했던 적이 있다.
아래 임원들 중에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성과도 잘 내고, 사업을 잘 이끌어 가길 원하는 것일까?
아니면 사업을 잘 이끌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오너 본인의 말을 잘 듣고, 감정적으 로 기분을 잘 맞춰주는 사람을 더 선호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었다.
사실 아직까지 그 궁금증은 해결되지 않았다.
이 궁금증을 갖게 된 배경은 간단하다.
회사에는 일 잘하는 팀장들도 많고, 능력 있는 직원들도 꽤 많은 데
왜 임원으로 올라가면 능력 있는 사람은 드물고, 정치적 술수에 능한 사람이 대부분이며,
저런 사람이 어떻게 이런 큰 기업의 임원이 됐을까 싶을 정도로 이상한 현상이 종종 관찰됐기 때문이다.
만일 오너 자신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일이나 능력보다는
오너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을 선호해서 임원으로 선임한 것이라면 자연스러운 결과겠지만,
혹시 그런 목적이 아니라 경영의 대리인으로서 능력 있는 리더를 임원으로 선임한 것이라면
분명 무엇인가 잘못된 부분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크리스천 오너들이 이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면, 빠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이 구조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그 조직의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업 자체가 안정적이라 문제가 즉시 표면화되지 않을 수 있지만 조직역량과 기업문화는 서서히 침몰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바로 '무능한 사람들의 정치적 카르텔' 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조직은 보이지 않는 관계의 연결고리로 짜여져 있다.
지금 현재 대표이사부터 실무 선임자 정도까지 각 개인들마다 본인이 엮여 있는 관계의 고리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그 연결관계가 대부분 '친분관계'로 이루어지다 보니 업무 능력과는 별개로 형성된다.
오히려 업무능력은 사람간의 연결관계 를 만들어 주지 못한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나의 능력이 탁월하니,
그 능력을 발휘해서 인정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당연히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부족한 능력을 가지고 경쟁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에
친분관계를 토대로 만든 인적 연결고리에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무능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연결고리는 집단의 힘을 만들어 내고,
집단의 힘은 개인화된 능력자들을 하나둘씩 공격하게 된다.
그래야 본인들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분별하게 능력을 깎아내리는 험담부터 시작해서
그 사람의 평소 행동들 중 트집 잡을 것이 생기면 확대 재생산해서 조직 내에 널리 전파한다.
그리고 그것이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상위임원이나 오너에게까지 들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한다.
워낙 조직적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를 퍼트리고 재생산하는 주체들 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이렇게 조직 안에서 능력은 있지만 정치적이지 않은 건강한 사람 들이 조금씩 배제가 되기 시작하면
그러한 현상을 간접적으로 관찰했던 일 잘하는 실무자들은
이 조직과 회사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비전을 잃기 시작한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이 현상이 단지 특정 기업들에서만 관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 글을 읽고 있는 직장 인들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현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원인의 핵심이 되는 요소를 제거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할 수만 있다면, 지금 현재 임원들 개인별로 회사 내에 누구와 가까운 인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부터 조사를 해보자.
물론 이 조사는 최대한 드러나지 않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믿을 수 있는 비서실장이나 인사팀장, 혹은 오너 본인이 활용할 수 있는 누군가를 통해
임원 개인별 친분관계를 파악해 보자.
물론 이때도 정보를 주는 사람의 개인적인 관점이나 의도가 담길 수 있기 때문에
복수의 사람에게 지시를 해서 결과를 종합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여러 채널을 활용해서 종합한 결과를 봤을 때, 누가 조사해도 비슷한 결과로 수렴되는 사람이 문제의 핵심일 가능성이 높다.
보통 능력 있는 일 중심의 사람은 회사 내에서의 친분관계가 명확하게 드러 나지 않게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바라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이렇게 바라보기도 한다.
또는 친분관계 자체가 현저히 적을 수도 있다.
그러나 관계가 선명하고 집단화되어 있는 임원이라면 유심히 관리 할 필요가 있다.
아마 본인의 인적 관계망을 통해 정치적 야욕이나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몰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할 수만 있다면 그런 사람들은 조직에서 배제시키고, 진짜 실력 있는 사람들을 중용해야 한다.
그러한 조치가 오너의 리더십을 강화시키고, 오너의 메시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물론 관계망만 가지고 해당 임원을 배제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관계망을 파악한 후에 그 임원에 대한 평판을 확인해 보고,
그 임원의 능력을 확인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그 사람은 본인의 능력이 아니라,
본인이 활용하고 있는 그 아래 네트워크의 힘으로 지금까지 버텨왔을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천 오너가 운영하는 기업에는 이러한 임원과 집단이 적어지길 바라고, 궁극적으로는 없어지길 바란다.
기업이 교회공동체처럼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적어도 오너 본인이 기업의 정의를 세울 권한은 있다.
정의롭게 행하고, 선을 행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지금 오너 앞에서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사람, 그럴듯한 말로 아첨하는 사람을 잘 분별하고 묵묵히 본인 일을 성실하게 하고 있는 사 람을 알아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아브넬이 헤브론으로 돌아오매 요압이 더불어 조용히 말하려는 듯이 그를 데리고 성문 안으로 들어가 거기서 배를 찔러 죽이니 이는 자기의 동생 아사헬의 피로 말미암음이더라"
(사무엘하 3장 27절)
출처 : 크리스천 경영인과 직장인(지은이 : 조영준)
'쉼터 > 크리스천 경영인과 직장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5] 재개발과 신도시개발 (0) | 2025.04.01 |
---|---|
[0-26] 2000년 역사와 현재의 온 세상 (0) | 2025.03.31 |
[0-28] 제도, 시스템의 한계 (0) | 2025.03.29 |
[0-29] 인사와 사업의 상관관계 (1) | 2025.03.28 |
[0-30] 벤치마킹과 도둑질 (0) | 2025.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