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크리스천 경영인과 직장인

[0-28] 제도, 시스템의 한계

w.j.lee 2025. 3. 29. 19:55

 

제도, 시스템의 한계

 

경영을 하다 보면, 챙겨야 할 게 너무 많고, 또 고민거리가 많아지면서

일정 부분 '자동적으로 관리'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생기게 된다.

오너의 생각과 방향에 따라 회사가 시스템적으로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고,

그 시간 동안 시스템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여러 일들을 처리하기 위함일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오너 기업의 경우 약 200~300명까지는 오너 개인의 역량으로 관리가 가능했던 것 같다.

특별히 정교한 제도나시스템 없이도 오너 개인이 일일이 챙길 수 있는 물리적 범위가 그 정도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상의 규모가 되면 어쩔 수 없이 제도와 규정이 필요해지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제도라는 것이 성경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율법'이라는 측면에서 기업 오너들에게 주는 시사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 

제도를 잘 만들고, 룰을 잘 만들어 놓으면 사람들이 이 틀 안에서 움직이게 되고 그렇게 하다 보면 '내가 원하는 조직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라 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성경에서 말하는 율법(예수님이 말씀하신 율법을 완성하기 위함의 의미가 아니라, 바리새인들의 율법을 의미)이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었던 것처럼

회사의 제도나 규정도 구성원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하는 것 같다.

 

사람을 진짜 변하게 만드는 것은 예수님의 은혜이고, 하나님의 사랑인 것처럼 회사도 마찬가지다.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변화하기 바란다면, 제도가 아니라 '은혜'가 필요하다.

은혜를 받은 사람은 그 어떤 제도를 적용한다고 해도 순전히 수용하고, 따라올 것이다.

하지만 은혜 없이는 제 아무리 많은 돈과 권한을 준다고 해도 일시적일 뿐이다.

더 많은 돈과 권한을 위해 언제든지 다른 마음을 품게 되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제도나 규정은 혼란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과 울타리일 뿐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변화시키기는 힘들다. 

만일 예외사항을 최소화 하고 혼란을 막기 위해 제도를 고민한다고 하면 적절한 접근일 것 같고,

일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 시스템을 고민한다고 하면 그것 역시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하지만 현재 있는 사람들의 마인드를 바꾸고, 일하는 방식과 문화 를 바꾸기 위한, 즉 사람들의 구체적인 행동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서 제도나 시스템을 고민한다고 하면 그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잘못 된 접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회사라는 곳에서 오너가 구성원들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예수님의 은혜처럼 무한한 은혜를 회사에서 적용할 수 있는건가 싶을 수도 있고,

자칫 은혜가 무능에 대한 관용, 잘못에 대한 용서로만 이어져서 공의를 깨뜨리게 되지는 않을지도 고민이 되는 포인트다.
사실 오너가 구성원들에게 베풀 수 있는 은혜의 범위나 내용을 정의하기는 어렵다.

우리도 예수님의 은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라고 하면 막막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크기가 측량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광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받는 사람은 알 수 있다.

얼마나 큰 은혜를 받아 왔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받고 있는지,

그러니 오너들은 너무 어렵게 생각하기 보다는 단순하고 명확하게 정리해 보면 어떨까 싶다.
① 조직과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제도나 시스템이 아니라 은혜다.

② 은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제도가 우선이 아니라는 것과 은혜가 우선이라는 것만 인식하고 있어도 옳은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이 두 가지만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면, 특별한 혁신이나 외적인 변화가 없더라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회사는 많이 변화되어 있을 것 이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로마서 13장 10절)



출처 : 크리스천 경영인과 직장인(지은이 : 조영준)